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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스플 이슈] 엘·롯·기 빠진 가을야구 흥행 전선, ‘추위’가 변수다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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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02 (금) 14:01

수정 1

수정일 2018.11.02 (금) 16:02

                           
-플레이오프 3, 4차전 빈 관중석에 가을야구 흥행 우려 제기돼


-SK-넥센 정규시즌 경기보다 3배 이상 많은 관중 찾아… 야구 인기 논하긴 시기상조


-잠실 홈구장 쓰는 두산의 한국시리즈 흥행 기대… 11월 추위가 변수


 


[엠스플 이슈] 엘·롯·기 빠진 가을야구 흥행 전선, ‘추위’가 변수다


 


[엠스플뉴스]


 


10월 31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SK와 넥센의 플레이오프 4차전. 이날 경기장엔 관중석 곳곳에 빈 자리가 눈에 띄었다. 테이블석과 내야석은 발 디딜틈 없이 관중이 들어찼지만, 외야와 4층 상단 관중석에는 군데군데 벌목한 숲처럼 빈 자리가 보였다.


 


이날 KBO가 발표한 최종 관중 수는 11,683명. 16,300명까지 수용 가능한 고척돔 규모를 감안하면 5천표 정도가 덜 팔린 셈이다. 1차전 때만 해도 24,219명이 찾았던 플레이오프는 2차전(23,642명), 3차전(13,839명)에 이어 4차전까지 갈수록 관중이 줄어드는 흐름이다.


 


예년보다 썰렁해진 관중석에 야구계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해 포스트시즌 대비 경기당 평균 관중이 3천명 가까이 줄어든 탓이다. 2016시즌 가을야구 때는 평균 19,710명이, 2017시즌 때는 19,508명이 야구장을 찾았다. 올해는 31일까지 10경기에서 16,299명이 야구장을 찾았다. 


 


플레이오프 2경기 흥행 부진, SK-넥센 매치업이 원인


 


[엠스플 이슈] 엘·롯·기 빠진 가을야구 흥행 전선, ‘추위’가 변수다


 


‘최고 인기구단’으로 꼽히는 엘·롯·기 이탈이 결정적이다. LG 트윈스는 시즌 8위에 그쳤고, 롯데 자이언츠도 7위로 가을야구 경쟁에서 탈락했다. KIA 타이거즈가 5위로 살아남긴 했지만, 와일드카드 결정전 1경기 만에 짐을 싸야 했다. 프로야구 흥행을 이끄는 세 팀이 일찍 시즌을 마치면서 가을야구 흥행에 먹구름이 꼈다.


 


실제 LG가 포스트시즌에 오른 2016시즌 가을야구는 ‘흥행대박’을 기록했다. LG와 KIA가 붙은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매진을 이뤘다. 고척돔 개장 첫해 넥센과 LG가 만난 준플레이오프도 흥행에 성공했다. 2위 NC 다이노스의 창원 마산야구장도 전경기 매진을 이뤘고, 두산 베어스 홈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2경기도 전부 매진이었다.


 


2017시즌엔 LG 대신 롯데가 합류해 KIA와 함께 흥행을 이끌었다. 준플레이오프부터 롯데와 NC의 PK 라이벌 대결로 후끈 달아올랐다. 이후 두산과 NC의 리턴매치를 거쳐, 두산과 KIA의 한국시리즈까지 순탄한 흥행 가도를 이어갔다. 


 


하지만 올해는 LG와 롯데가 동반 탈락하고, KIA마저 ‘광탈’해 흥행 카드가 사라졌다. 원정 관중 동원이 장기인 한화 이글스도 준플레이오프를 끝으로 떨어져 나갔다. 


 


그 영향은 고척돔 관중수에서 나타난다. 넥센이 KIA, 한화와 상대한 고척돔 3경기에서 평균 관중은 16,171명으로 만원에 가까웠다. 반면 SK와 상대한 2경기는 평균 12,761명 동원에 그쳤다. 


 


물론 이는 정규시즌 넥센의 저조했던 관중 동원 성적(평균 6,314명으로 9위)을 고려하면 선방한 편에 속한다. 시즌 때 SK와 넥센의 고척돔 8경기 평균 관중은 4,118명에 불과했고 가장 많은 관중이 찾은 경기도 7,185명을 동원하는 데 그쳤다. 


 


그래도 이번 플레이오프에선 시즌 때의 3배가 넘는 관중이 SK-넥센전을 보러 야구장을 찾은 셈이다. 플레이오프 2경기 관중 동원을 놓고 프로야구 위기를 논하는 건 너무 앞서가는 감이 있다. 그보단 기존 구단에 비해 역사가 짧고 아직 팬층이 두텁지 못한 SK와 넥센 매치업의 한계라고 봐야 한다.


 


다만 고척돔 홈 관중이 해마다 줄어드는 현상은 넥센과 KBO가 정밀하게 분석하고 대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개장 첫해 평균 10,863명(6위)이 찾았던 고척돔은 지난해 평균 9,714명(7위)를 거쳐 올해 6,314명으로 관중이 급락했다. 


 


올해 리그 관중동원 목표달성 실패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되는 게 ‘날씨’인데 고척돔은 기후 변화에서 자유로운 돔구장이다. 게다가 가장 많은 인구가 거주하는 서울을 연고로 쓰고 있다. 박병호 복귀로 흥행 요인도 충분했다. 그럼에도 평균 관중이 3천명 이상 줄어들었다.


 


교통, 주차시설, 관람 환경 등의 여러 요인이 거론되지만 관중이 급감한 정확한 이유가 무엇인지는 아직 구단도 KBO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KBO리그가 앞으로도 800만 관중 흥행을 이어가려면, 고척돔 미스테리를 푸는 게 급선무다. 


 


두산 기다리는 한국시리즈 흥행 요소 충분, 변수는 ‘추위'


 


[엠스플 이슈] 엘·롯·기 빠진 가을야구 흥행 전선, ‘추위’가 변수다


 


비록 플레이오프 2경기에서 저조한 관중 동원을 기록하긴 했지만, 아직 ‘흥행참패’라고 하긴 이르다. 홈 관중동원력이 뛰어난 SK 홈에서 열리는 5차전과, 잠실을 홈으로 쓰는 두산 베어스의 한국시리즈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5년간 KBO리그 포스트시즌 흥행이 가장 저조했던 해는 2015시즌이다. 당시 포스트시즌은 경기당 16,264명을 동원하는데 그쳤다. 수용인원이 11,000명인 NC, 대구시민운동장을 홈으로 사용한 삼성(평균 10,000명), 목동야구장을 홈으로 쓴 넥센(평균 8,532명)의 경쟁 속에 관중 동원에서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LG가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2014시즌에도 흥행은 신통치 않았다. 그해 포스트시즌 경기당 평균관중은 16,335명에 불과했다. LG(평균 24,515명)는 흥행에 성공했지만 삼성(14,419명), 넥센(13,258명), NC(10,547명) 등 다른 팀들의 관중 동원에 한계가 있었다(삼성, 넥센은 잠실 경기 포함). 


 


2014년과 2015년에 비하면 현재까지 16,299명을 동원한 올해 포스트시즌은 사정이 나은 편이다. 오랜만에 홈에서 포스트시즌을 치른 SK는 플레이오프 1, 2차전에서 평균 23,931명의 관중을 끌어들였다. 두산도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4년간 포스트시즌 평균 홈관중 24,216명으로 흥행에 일가견이 있는 팀이다.


 


만약 SK와 두산이 한국시리즈에서 만날 경우 경기당 평균 23,000명 이상의 관중 동원을 기대할 수 있다. 넥센과 두산이 만날 경우에도 같은 서울 연고 팬베이스를 갖춘 만큼 많은 관중이 야구장을 찾을 전망이다.


 


다만 변수가 있다면 11월 들어 급격히 추워진 날씨다. 예년보다 포스트시즌 일정이 뒤로 밀리면서 올해 한국시리즈는 11월 4일부터 12일까지 ‘초겨울’ 기간에 열리게 됐다. 벌써부터 거리에는 롱패딩이 등장했고, 상점에 따라선 크리스마스 캐롤을 BGM으로 틀어놓은 곳도 있다. 이쯤되면 가을야구가 아니라 겨울야구라고 불러야 한다.


 


올해 흥행에 폭염과 미세먼지 등 ‘날씨’가 최대 악재로 작용한 점을 감안하면, 11월 강추위도 포스트시즌 관중 동원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충분하다. KBO 관계자는 “한국시리즈 1차전이 열리는 4일부터 날씨가 다소 풀린다는 예보가 있다. 예보대로 날씨가 풀리길 바랄 뿐”이라며 가을야구 흥행을 ‘하늘의 뜻’에 맡겼다.


 


배지헌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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