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열 감독의 두 번째 약속…"10㎏ 빼겠다, 같이 고생하자"
감독도 함께 고생한다는 '동지 의식' 심어주고자 '100일 내 10㎏ 감량'
(의정부=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이상열(55) KB손해보험 감독이 심신이 지친 선수들을 향해 두 번째 약속을 했다.
첫 번째 약속 '얼음물 입수'를 지킨 이 감독은 '100일 안에 10㎏ 감량'을 선수들과의 두 번째 약속으로 제시했다.
"감독도 너희와 함께 뛰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다.
이 감독은 22일 경기도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리는 프로배구 도드람 2020-2021 V리그 남자부 한국전력과의 홈경기를 앞두고 "(시즌 첫 3연패를 당했으니) 선수단 분위기가 좋을 수가 없다. 이럴 때 내가 선수들에게 화를 내거나 다그치면, 선수들이 더 위축된다"며 "선수들에게 '우리 잘하고 있다. 미리 걱정하지 말자'라고 격려했다"고 말했다.
현역 시절 '거포'로 명성을 떨친 이상열 감독이 올 시즌을 앞두고 사령탑으로 부임하자 많은 팬들이 "KB가 카리스마를 지닌 지도자를 영입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제 이 감독은 KB손보 선수들에게 최대한 따뜻하게 다가서고 있다.
KB손보는 이 감독과 새 외국인 선수 노우모리 케이타의 맹활약 덕에 1·2라운드 선두를 달리는 등 '하위권 팀'의 꼬리표를 뗐다.
그러나 최근 3경기에서 모두 패하며 3위로 내려앉았다.
이 감독은 올 시즌 처음 연패를 당한 12일 "강원도 인제에서 얼음 깨고 입수하면 선수들이 달라질까요"라고 말한 뒤, 13일 강원도 인제군 내린천 진동계곡의 아침가리골을 찾아 반바지만 입고 얼음물에 몸을 담갔다.
KB손보는 17일 삼성화재전에서 또 패했다.
이 감독은 "선수들이 삼성화재를 상대로도 패하니, 더 충격을 받은 것 같다"며 "선수들 기를 살려주고자 여러 생각을 하고 있다. 감독도 함께 고생한다는 '동지 의식'을 심어주고자 '10㎏ 감량을 하겠다'고 말했다. 100일 정도 걸릴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내 딸들도 배구 선수 출신이다. 예전에 두 딸에게 동기를 부여하고자 '내가 10㎏ 뺄 게'라고 약속하고 실천한 적이 있다. 그때 몸이 내 모바일 메신저 바탕화면이다"라고 덧붙였다.
이렇게 이 감독은 KB손보 선수들 기를 살리고자 애쓴다.
하위권을 맴돌다가, 상위권에서 싸우는 현 상황의 고통도 잘 알고 있다.
이 감독은 "강팀은 노루나 사슴을 사냥하지만, 아직 전력이 완전하지 않은 우리는 매일 호랑이 사냥을 해야 한다. 그러니 선수들이 더 빨리 지친다"며 "진짜 강팀이 되기 위해 긴 호흡으로 팀을 이끌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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