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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시브 헌신' 센터 신영석 "만화 같은 플레이…모험 성공했다"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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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25 (금) 17:47

                           


'리시브 헌신' 센터 신영석 "만화 같은 플레이…모험 성공했다"

리시브에 속공, 블로킹까지…전천후 플레이로 승리 이끌어





'리시브 헌신' 센터 신영석 만화 같은 플레이…모험 성공했다

(수원=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프로배구에서 속공과 블로킹을 전담하는 '센터'들은 서브 리시브를 거의 받지 않는다.

대체로 센터들은 신장이 크기 때문에 수비력이 떨어지는 데다 서브 리시브를 받으면 속공 플레이에 가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V리그 남자부 최고의 센터로 꼽히는 신장 198㎝의 한국전력 신영석(34)은 이런 고정관념을 깨버렸다.

신영석은 25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삼성화재와 홈 경기에서 서브 리시브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뒤 속공, 블로킹까지 도맡았다.

신영석이 리시브를 받아야겠다고 결심한 건 얼마 되지 않았다.

한국전력은 외국인 레프트 공격수 카일 러셀의 수비력이 떨어져 골머리를 앓았다.

상대 팀들은 러셀을 겨냥해 강서브를 집중했고, 러셀은 범실을 많이 기록했다.

수비에서 자신감을 잃은 러셀은 움츠러들기 일쑤였다.

러셀의 서브 리시브 문제는 한국전력이 해결해야 할 최대 과제였다.

베테랑 센터 신영석은 이런 팀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고심했다. 그리고 장병철 감독과 면담을 신청한 뒤 자신도 서브 리시브에 가담하겠다고 밝혔다.

러셀을 뒤에 숨기면서 국내 선수들이 리시브를 받으면 팀 약점을 개선할 수 있다고 장 감독을 설득했다.

장 감독의 재가를 받은 신영석은 팀 동료 안요한에게 부탁해 서브 리시브 훈련에 전념했다.

서브 리시브는 산전수전 다 겪은 배테랑 신영석에게도 큰 도전이었다.

동료들도 힘을 보탰다.

신영석이 서브 리시브를 받은 뒤 중앙 속공에 가담하기 위해선 다른 선수들의 움직임도 변화를 줘야 했다.

선수들은 한마음으로 똘똘 뭉쳤고, 새로운 전략으로 삼성화재전을 준비했다.

전략은 대성공이었다.

신영석까지 가담한 한국전력은 삼성화재 선수들의 강서브를 받아내며 수비를 안정시켰다.

이날 삼성화재의 서브 득점은 5점에 불과했다.

수비 부담에서 벗어난 러셀은 서브 득점 8점을 포함해 29점을 기록하며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후 신영석은 "사실 오늘 경기를 준비하면서 확신이 들지 않았다"며 "서브 리시브를 받으면서 속공까지 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모습은 상상 속의 배구, 만화에서나 나올법한 배구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잘 돼 다행"이라고 밝혔다.

그는 "상대 팀 신장호가 계속 나를 보면서 서브를 넣더라"며 "그럴수록 기 싸움에서 밀리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나도 모르게 '때려봐'라고 소리를 질렀다"고 말했다.

신영석은 "앞으로도 서브 리시브를 받을 생각"이라며 "아직 보완해야 할 점이 있다. 체력적으로 부담이 되겠지만,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신영석은 서브 리시브 부담 속에서도 블로킹 10개를 기록하며 V리그 남자부 통산 세 번째로 900블로킹 고지를 밟았다.

그는 개인 통산 블로킹 907개를 기록해 현역에서 은퇴한 이선규(1천56개)에 이어 개인 통산 블로킹 공동 2위 자리까지 올랐다.

신영석은 "이선규 선배가 1천 블로킹을 달성했을 때, '근처라도 갈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다"며 "신기록 욕심은 있지만, 개인 목표로 삼진 않을 것이다. 기록은 열심히 하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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