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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 인 NBA] ‘최악의 시나리오’ 셀틱스, PO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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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28 (수) 06:44

                           



[점프볼=양준민 기자] 절대로 일어나선 안 될 최악의 시나리오가 보스턴을 엄습했다. 바로 팀의 중심인 카이리 어빙(26, 191cm)의 부상소식이 그것이다.

오프시즌 수많은 이슈를 뿌리며 보스턴 셀틱스로의 이적을 감행했던 어빙은 본인이 원하던 1인자에 등극했다. 어빙은 올 시즌 개막 후 60경기에서 평균 24.4득점(FG 49.1%) 3.8리바운드 5.1어시스트를 기록, 정규리그 MVP 후보에도 꾸준히 그 이름을 올리는 등 성공적으로 보스턴에 안착했다. 하지만 ‘호사다마(好事多魔)’라고 잘 나가던 어빙의 발목을 잡은 건 다름 아닌 부상악령이었다. 최근 무릎이 좋지 않았던 어빙은 결국 수술대에 올랐고, 그 결과 3주에서 6주가량 결장이 확정, 남은 정규시즌 출전이 불가한 것은 물론, 플레이오프 1라운드 출전조차도 불투명해졌다.

전반기 막판, 주축 선수들의 부상과 체력저하로 동력이 떨어졌던 보스턴은 후반기를 6승 1패로 시작하며 동부 컨퍼런스 1위, 토론토 랩터스(54-20) 추격에 박차를 가했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어빙의 부상으로 또 다시 동력을 상실한 보스턴의 경기력은 하락세를 거듭, 지금의 순위를 뒤집고 동부 컨퍼런스 1위를 탈환하기란 어려워 보인다. 그나마 최근 5경기에서 오클라호마시티 썬더,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져스 강팀들을 잡는 등 4승 1패를 기록, 일단 전력을 안정시키는 데는 성공했다. 이미 올 시즌 개막과 동시에 고든 헤이워드(28, 203cm)를 부상으로 잃으며 날개 하나가 꺾였던 보스턴은 이번에는 어빙의 부상으로 염원하던 동부 컨퍼런스 대권 도전에 빨간불이 켜지게 됐다.

▲팔색조 제이슨 테이텀, ‘1옵션의 가능성’을 평가받다!

지난해 신인드래프트 전체 3순위로 보스턴에 입단한 제이슨 테이텀(20, 203cm)은 시즌 초반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안정적인 기량을 선보이며 강력한 신인왕 후보 중 한 명으로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다. 테이텀은 내·외곽을 넘나드는 효율적인 공격으로 제일런 브라운(21, 201cm)과 함께 보스턴 포워드진 전력의 한축을 담당하고 있다. 올 시즌 테이텀은 공격에서 신인답지 않은 침착함과 대범함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수비에서도 긴 윙스팬 등 신체조건과 운동능력을 앞세워 쉽게 돌파경로를 내주지 않는 등 보스턴 수비의 핵심으로 발돋움했다. 반대로 1순위인 마켈 펄츠(19, 193cm)는 시즌 초반부터 어깨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 이에 많은 이들이 1순위 지명권과 3순위 지명권을 맞바꾼 대니 에인지 단장의 혜안에 감탄을 금치 못하기도 했다.(*전체 1순위 펄츠는 기나긴 부상재활을 끝내고 27일 덴버전에 복귀했다)

하지만 올 시즌 내내 꾸준한 경쟁력을 보여준 벤 시몬스(PHI), 도노반 미첼(UTA)과 달리, 테이텀은 시간이 지날수록 약점들이 하나씩 드러나기 시작, 신인왕 경쟁에서 완벽히 밀려났다. 초반에 잘 들어가던 슛들도 체력의 한계를 보이며 적중률이 떨어졌고, 설상가상으로 미성년의 신분으로 클럽에 출입하려다 저지당했던 일이 언론에 알려지며 여론의 뭇매를 맞는 등 경기장 안팎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야했다. 실제로 개막 후 상승곡선을 그리던 테이텀은 득점력은 2018년 새해가 시작됨과 동시에 하락세를 보였다. 이에 브래드 스티븐스 감독도 테이텀을 주전라인업에 기용은 했지만 공격에선 그 역할들을 줄여나가기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공격에서의 적극성도 덩달아 떨어졌다. 그나마 공격은 본인의 뜻대로 풀리지 않았지만, 대신에 수비와 리바운드 등 궂은일에선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뒤에서 묵묵히 팀을 위해 공헌했다.

올 시즌 테이텀은 다양한 포지션들을 소화하고 있다. 최근 가드 선수들의 연이은 부상이 이어지는 바람에 테이텀은 본 포지션인 스몰포워드가 아닌 슈팅가드로 선발 출장하기도 했다. 브라운이 복귀한 이후에는 다시 스몰포워드로 돌아갔다. 대학시절부터 파워포워드와 스몰포워드를 넘나들었지만 가드포지션을 소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또, 어빙이 빠진 틈을 타, 스티븐스 감독은 공격 제1옵션으로 테이텀을 테스트하고 있다. 이미 대학시절부터 공격력 하나로 많은 주목을 받았던 테이텀은 신장의 우위를 바탕으로 미들레인지 게임에 강점을 보이는 것은 물론, 2대2플레이의 비중까지 높이는 등 새로운 역할적응에 최선을 다했다. 외곽슛 시도의 빈도도 늘리며 3월에만 평균 3.5개(3P 39.5%)의 3점슛을 시도하고 있다.(*올 시즌 테이텀은 평균 42.6%(평균 1.3개 성공)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 중이다)

스티븐스 감독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어빙-헤이워드와 함께 테이텀이 공격을 주도해주길 바라며 이와 같은 역할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테이텀은 최근 5경기에서 평균 18.8득점(FG 56.9%) 7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기록 중이고, +20득점을 올린 경기만도 3차례에 이른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테이텀의 경기력이 좋아지면서 그에 대한 평가들도 다시 상한가를 치고 있는 상황. 美 현지 언론, NESN은 “향후 NBA를 벤 시몬스와 도노반 미첼이 주도할 것으로 보이는가. 아니다. 뒤늦은 활약이 아쉽지만 현재 테이텀의 경기력은 충분히 신인왕 수상자격에 부합한다”는 말을 남겼다. 마찬가지로 ESPN의 저널리스트 제프 굿먼도 “테이텀은 분명 폴 피어스보다 더 좋은 커리어를 역사에 남길 것이다”는 말을 전했다.

테이텀도 본인의 달라진 역할을 두고 Sporting News와의 인터뷰를 통해 “나는 내 자신이 행운아라고 생각한다. 보스턴은 내가 많은 시간을 뛰고, 성장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곳이다. 무엇보다 뛰어난 선배들과 코칭스텝들의 존재는 항상 나에게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특히, 베테랑 선수들을 보며 정신적인 부분에서 많은 것들을 배우고 있다. 그들의 플레이를 통해 진정한 농구에 대해 알아가고 있고, 어떻게 하면 승리할 수 있을지 그 방법들을 배우고 있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Sporting News도 “테이텀은 분명 리그 정상급 선수로 발전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녔다. 특히, 공격력이 말이다. 무엇보다 정교하기로 소문난 보스턴의 시스템 안에서 테이텀은 본인이 맡은 바 역할을 다하고 있다. 테이텀이 보스턴 시스템의 덕을 보고 있는 것도 맞지만 반대로 테이텀의 능력을 믿고 있기에 스티븐스 감독이 테이텀에게 많은 역할을 주문하고 있는 것이다”는 말로 테이텀의 재능을 칭찬하고 나섰다.

물론, 테이텀이 아직은 팀의 1옵션을 맡기엔 부족한 점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 예로 지난 19일(이하 한국시간)에 있었던 뉴올리언스 펠리컨스전, 테이텀은 이날 3쿼터까지 23득점을 올리며 팀 공격을 주도했다. 야투성공률도 +50%를 기록하는 등 보스턴에서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막상 승부처인 4쿼터, 테이텀은 침묵을 지켰고 결국, 3쿼터까지 대등했던 경기도 4쿼터에 급격히 기울며 승리를 헌납했다. 앤써니 데이비스(25, 208cm)가 4쿼터에만 7득점(FG 100%)을 올리는 등 34득점(FG 58.3%) 11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던 것과는 달리 테이텀은 3쿼터까지 데이비스와 대등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하지만 막판 뒷심이 부족한 모습을 보이는 등 리그 정상급 선수들을 상대하기엔 아직은 성장이 더 필요해 보였다.(*이날 테이텀은 27분여를 뛰며 23득점(FG 64.3%) 5리바운드 2스틸을 기록했다)

반대로, 21일에 있었던 오클라호마시티와의 경기에선 23득점(FG 66.7%) 11리바운드를 기록, 데뷔 후 처음 20-10을 달성하며 팀의 100-99, 극적인 승리에 기여했다. 이날 테이텀은 고비 때마다 순도 높은 득점들을 성공시키며 보스턴을 지탱했고, 경기 종료 1초를 남기고 마커스 모리스의 3점슛을 어시스트한 것도 다름 아닌 테이텀이었다. 테이텀은 돌파를 시도해 오클라호마시티 수비수들의 시선을 자신에게로 집중시킨 다음, 외곽에 위치한 모리스에게 오픈기회를 만들어주며 승리 쟁취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뿐만 아니라 뉴올리언스전과 달리 테이텀은 이날 4쿼터에만 3점슛 1개(3P 100%)를 포함, 5득점(FG 100%) 5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올리는 등 전천후 활약을 펼치며 보스턴이 오클라호마시티를 추격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테이텀의 활약을 두고 맞상대를 펼친 폴 조지(27, 206cm)는 “테이텀과 같은 좋은 재능을 가진 선수와 한 시즌 함께 할 수 있어 매우 기뻤다. 신인드래프트 전부터 나는 테이텀의 재능을 지켜봤고 실제로도 그를 찾아가 많은 이야기들을 나눴다. 테이텀은 분명, 세대교체의 주역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선수다. 무엇보다 테이텀은 성장하기 좋은 여건을 가진 팀에서 뛰고 있다. 보스턴에는 뛰어난 베테랑들이 대거 포진해있는 팀이다. 베테랑들의 플레이를 많이 보고 배울 수 있다는 건 성장에 있어 정말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다. 나는 앞으로도 테이텀을 지켜볼 것이고 필요하다면 조언도 아끼지 않으며 테이텀의 밝은 미래를 지켜볼 것이다”는 말을 남기는 등 후반기 테이텀은 보스턴의 미래에서 현재로 발돋움하기 위해 혹독한 훈련들을 받으며 올 시즌 정규리그 유종의 미를 꿈꾸고 있다.  

▲스마트도 없고 어빙도 없고, 보스턴 가드진의 유일한 희망이 된 로지어!

카이리 어빙도 없고 마커스 스마트(24, 193cm)도 없는 지금, 보스턴 가드진의 유일한 희망은 테리 로지어(24, 188cm)다. 2015 NBA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5순위로 보스턴에 입단한 로지어는 그간 철저한 조연이었다. 이는 올 시즌도 마찬가지였다. 시즌 초반 로지어는 스마트와 어빙에게 밀려 많은 시간을 벤치에서 보내야했다. 그러나 스마트와 어빙이 잔부상에 시달리는 횟수가 급증, 이에 맞물려 로지어에게 많은 기회가 돌아가기 시작했고, 급기야 어빙과 스마트가 부상으로 시즌 아웃되면서 보스턴의 백코트를 이끌어야 될 막중한 책임까지 떠안게 됐다.

그러다보니 최근 로지어는 상대팀들의 집중견제를 받으며 성장통을 겪고 있다. 26일에 있었던 새크라멘토전에선 3점슛 8개(3P 66.7%)를 포함해 33득점(FG 75%)을 기록, 본인의 득점과 3점슛 성공 부문 커리어 하이를 쓰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지만, 반대로 27일 피닉스 선즈전에선 대부분의 슛들이 림을 외면하는 등 자칫 패배의 원흉이 될 뻔했다. 그간은 어빙을 보좌하는 역할이었지만 지금은 어빙을 대신해 득점과 경기운영까지 모두 도맡아야 하는 상황이라 로지어에게 가해지는 부담은 배로 늘었다. 스티븐스 감독은 로지어를 주전으로, 쉐인 라킨(25, 180cm)을 백업 포인트가드로 활용하며 로테이션을 운용 중이다. 28일 현재, 로지어는 후반기 15경기에서 평균 30.4분 출장 16.2득점(FG 43%) 4.8리바운드 3.7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로지어는 안정성과 패스능력이 뛰어난 리딩형 가드가 아닌 득점력이 강점인 공격형 가드다. 때문에 포인트가드로서 시야가 좁다는 건 로지어가 가진 치명적인 단점. 대신, 로지어는 볼 핸들링 능력이 뛰어나 돌파력과 볼을 간수하는 능력이 좋은 선수다. 대학시절부터 포지션 대비 보드장악력이 좋았던 것도 뛰어난 운동능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로지어는 속공상황에서 찬스가 나면 어김없이 덩크를 작렬, 팀의 사기를 드높이고 있다. 적극적으로 리바운드 싸움에 가담한 결과, 올 시즌 로지어는 평균 4.6개의 리바운드를 기록, 보스턴의 가드들 중 가장 많은 리바운드를 잡고 있다. 美 현지에선 로지어를 두고 “가드 포지션 중 가장 뛰어난 리바운드 장악력을 갖춘 선수다. 공이 떨어지는 자리를 잘 알고 있고, 점프력까지 좋아 웬만한 빅맨들과의 리바운드 경합도 가능하다” 평가하고 있다.

또, 로지어는 스마트처럼 수비력도 준수하다. 스마트와 다른 점이 있다면 로지어는 공격력까지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언급했듯, 안정적인 볼 핸들링으로 돌파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것은 물론, 정확한 외곽슛 능력까지 갖추고 있다. 돌파 후에는 플로터 등 득점을 마무리하는 기술들도 다양하다. 올 시즌 로지어는 평균 38.9%(평균 1.9개 성공)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 중이다. 후반기에는 평균 3개(3P 42.9%)의 3점슛을 성공시키고 있다. 특히, 로지어는 클러치타임과 같은 결정적인 순간에 득점을 성공시키는 등 담력까지 갖추고 있다. 그 예로 21일, 오클라호마시티와의 경기에서 종료 16여초를 남기고 3점슛을 성공, 추격의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올 시즌 로지어는 수비효율성을 나타내는 디펜시브 레이팅(DRtg) 100.8을 기록 중이다)

#2017-2018시즌 정규리그 후반기 테리 로지어 3점슛 성공률 분포도(*27일 기준)

최근 경기에 대한 중압감이 커지며 스트레스도 많이 받을 법 했지만, 로지어는 오히려 자신만만한 태도로 “올 시즌을 성장의 계기로 삼겠다” 다짐하고 있다. 크리스 폴(HOU) 역시 로지어의 플레이에 조언을 아끼지 않는 등 큰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는 후문. 로지어도 폴을 롤 모델로 삼는 등 두 사람은 꾸준한 교류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지어는 ESPN과의 인터뷰에서 “폴이 최근 문자로 자신이 나의 팬이란 말을 전해줬다. 나에게 있어 이는 매우 흥분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더불어 조언들도 아끼지 않았다. 폴은 나에게 좀 더 안정적으로 볼을 지키라 조언했고 과감하게 플레이하라고 말해줬다. 나 역시도 폴을 매우 존경한다. 폴은 리그를 대표하는 정상급 포인트가드다. 폴처럼 누구에게나 인정받는다는 것은 매우 특별한 일이다”는 말로 폴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부활 그렉 먼로, ‘알짜배기 식스맨’으로 다시 태어나다!

그렉 먼로(27, 211cm)의 올 시즌은 다사다난(多事多難)했다. 이미 지난 시즌부터 계륵으로 전락했던 먼로는 부상악재까지 겹치며 돈값을 하지 못했다. 이에 소속팀 밀워키 벅스는 지난해 오프시즌부터 샐러리캡 확보를 위해 먼로를 팔려고 동분서주했다. 하지만 지난 두 시즌을 거치면서 가치가 급격히 하락, 먼로는 다른 의미에서 판매 불가인 선수였다. 결국, 시즌 중반 에릭 블레드소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밀워키에서 피닉스로 자리를 옮겼지만 피닉스에서도 사정은 매한가지였다. 엎친 데 덮친 격이라고 피닉스는 리빌딩을 위해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던 팀이라 먼로는 한 경기 걸러 한 경기 나오는 등 출전기회조차도 제대로 잡지 못했다. 피닉스의 제이 트리아노 감독대행 체제 하에서 먼로는 행복하지 못했고, 급기야 팀에 트레이드를 요청하기까지 이르렀지만 경기력이 떨어질 만큼 떨어진 먼로를 영입하겠다 선뜻 나서는 팀은 없었다.

결국, 피닉스 구단과의 기나긴 협상 끝에 먼로는 바이아웃을 결정, 그토록 원하던 피닉스 탈출의 꿈을 이뤘다. 먼로가 시장으로 나오자 많은 팀들이 군침을 흘렀고, 그중 뉴올리언스와 보스턴이 먼로의 영입에 가장 적극적이었다. 먼로는 뉴올리언스행과 보스턴행을 두고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고, 더 많은 기회와 연봉이 보장된 보스턴으로의 이적을 결심했다. 다만, 문제는 보스턴에서의 생활도 먼로의 생각만큼 만만치 않았다. 이미 경기감각이 바닥을 치고 있던 터라 먼로는 아론 베인스(31, 208cm), 다니엘 테이스(25, 206cm)와의 경쟁에서 좀처럼 우위를 점하지 못했고, 그렇게 사람들의 관심에서 점점 멀어져만 갔다. 스티븐스 감독도 먼로의 경기력이 올라오지 못하자 먼로를 중용하기보단 기존의 시스템을 잘 이해하고 있는 테이스와 베인스를 더 중용했다. 수비를 중시하는 보스턴의 색깔도 수비력이 약한 먼로에겐 적응하기 힘든 환경이었다. 

하지만 스티븐스 감독은 먼로가 하루 빨리 팀에 적응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돕는 등 보스턴의 먼로 살리기는 물밑에서 암암리에 전개됐다. 평소, 선수를 본인의 전술에게 끼워 맞추기 보단 선수들이 잘하는 것을 본인의 전략전술에 활용하기로 유명한 스티븐스 감독은 먼로의 강점인 공격력을 살리기 위한 방안으로 먼로에게 인사이드에서 득점을 마무리하는 역할인 피니셔를 맡기기로 결정했다. 스티븐스 감독은 계속해 먼로와 개인면담을 가지며 신뢰를 보여줬고, 먼로도 스티븐스 감독과 에인지 단장의 신뢰에 부응하기 위해 야간에 개인훈련까지 자청하는 등 경기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했다. 테이스가 무릎부상으로 아웃이 된 건 보스턴에겐 안타까운 일이었지만 먼로는 이 때문에 더 많은 출전시간을 보장받게 됐다.

이렇게 최근 경기력이 올라온 먼로는 보스턴의 벤치득점을 이끌고 있다. 먼로는 최근 7경기에서 평균 21.8분 출장 12득점(FG 50.7%) 7리바운드 2.4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먼로의 달라진 경기력을 두고 美 현지에선 호평일색이다. NBC Sports는 “먼로가 달라졌다. 최근의 먼로는 보스턴의 벤치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며 올 시즌 중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는 경기장 안팎에서 먼로의 표정만 봐도 충분히 알 수 있다. 특히, 먼로는 중요한 순간에 득점을 올리며 흐름이 상대에게 넘어가지 않도록 하고 있다. 보스턴에 합류함으로써 먼로는 생애 두 번째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게 됐다. 이것 또한 최근 먼로에게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는 말을 전했다.

▲‘스티븐스 매직’, 앞으로의 보스턴이 기대되는 가장 큰 이유!

주축 선수들의 부상 이후 스티븐스 감독은 로테이션에 대대적인 변화를 감행, 팀 색깔에도 변화를 줬다. 스티븐스 감독은 마커스 모리스(28, 206cm)를 스몰포워드로 이동시켜 득점력 강화에 성공했다. 모리스는 최근 4경기에서 평균 29.5분 출장 22득점(FG 58.3%) 3.8리바운드, 3P 65%(평균 3.3개 성공)를 기록 중이다. 인사이드 수비와 리바운드의 부담을 덜어낸 모리스는 마치 제 옷을 입은 마냥 내·외곽을 넘나드는 득점력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올 시즌의 모리스는 발목부상과 무릎부상 등 잔부상으로 결장하는 수가 많아 부상관리가 꼭 필요한 선수다. 26일에 있었던 새크라멘토전도 부상예방차원에서도 결장하는 등 올 시즌 모리스는 정규리그 49경기 출장에 그치고 있다.  

더불어 알 호포드(31, 208cm)를 파워포워드로 내리고 베인스를 주전 센터로 올리면서 높이도 두텁게 만들었다. 시즌 초반 파워포워드로 뛰며 효율적인 모습을 보여줬던 호포드는 최근 5경기에서 평균 11득점(FG 44.9%) 5.4리바운드 5.4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등 어빙이 없는 보스턴의 리더로서 팀을 잘 이끌고 있다. 베인스가 주전으로 올라올 수 있었던 건 먼로가 벤치에서 본인의 역할을 해주고 있기에 가능했다. 더불어 제일런 브라운(21, 201cm)도 26일 새크라멘토 킹스전에 복귀하며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브라운은 복귀 후 2경기에서 평균 13득점(FG 42.9%) 3.5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기록, 가벼운 몸놀림을 보여주는 등 뇌진탕 부상에서 완벽히 회복된 모습이었다.  

뿐만 아니라 그간 기회를 잡지 못했던 젊은 선수들도 대거 로테이션에 합류했다. 현재 백업 포인트가드를 맡고 있는 쉐인 라킨은 로지어와 달리 안정적이고 패스플레이가 장점인 선수다. 또, 대부분의 단신 선수들이 그렇듯 빠른 몸놀림으로 트랜지션 게임에 강한 모습을 보이는 등 팀의 에너자이저 역할까지 맡고 있다. 이에 스티븐스 감독은 때때로 로지어와 라킨을 동시에 기용, 로지어가 득점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도우면서 경기 템포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호포드도 라킨의 플레이에 대해 “라킨은 게임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선수다. 그가 가지고 있는 에너지는 엄청 나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또, 거숀 야부셀레(22, 203cm)와 세미 오젤레이(23, 198cm), 두 선수도 기회를 잡았다. 먼저, 2016 NBA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6순위로 보스턴에 입단한 파워포워드, 야부셀레는 신장은 203cm으로 단신이지만 118kg의 다부진 몸을 가지고 있다. 야부셀레는 데뷔 시즌, 쟁쟁한 선배들에 밀려 데뷔전조차 갖지 못했고, 곧장 중국리그로 넘어가 실력을 키웠다. 야부셀레는 중국리그에서 43경기 평균 20.9득점 9.4리바운드를 기록, 시간이 지날수록 실력이 일취월장했다. 결국, 올 시즌 중국리그를 떠나 NBA로 돌아왔지만 야부셀레의 입지는 전혀 변한 것이 없었다. 브라운, 테이텀 등 다른 선수들에게 밀려 출전기회를 잡지 못했던 야부셀레는 올 시즌 전반기 G-리그와 NBA를 오고갔다. 

하지만 최근 플레이오프를 대비한 스티븐스 감독의 실험이 이어지면서 기회를 잡은 야부셀레는 허슬 플레이와 스크린플레이 등 팀의 궂은일들을 도맡고 있다. 중국리그를 거치면서  인사이드와 함께 외곽수비력까지 눈에 띠게 좋아지면서 활용도가 다양해졌다. 또, 공을 잡으면 본인이 득점을 노리기보단 빈 공간을 움직이는 선수들의 움직임을 파악해 패스를 뿌려주는 등 팀플레이에 두각을 나타내며 조금씩 본인의 출전시간을 늘려가고 있다. 짧은 시간이지만 수비가 필요할 때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이라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스티븐스 감독의 선택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사실상 동부 컨퍼런스는 르브론 제임스의 저지여부가 동부 컨퍼런스 대권 획득과 직결되기에 최근 스티븐스 감독은 포워드진의 수비 로테이션을 비롯한 수비진 점검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2017 NBA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37순위로 보스턴에 입단한 세미 오젤레이(*사진-NBA 미디어센트럴)

또, 지난해 신인드래프트 테이텀과 함께 보스턴에 입단한 오젤레이도 최근 출전시간이 급격히 늘어났다. 오젤레이는 파워포워드지만 외곽슛 능력을 갖추고 있다. 때문에 스티븐스 감독은 3점슛이 필요할 때 오젤레이를 코트에 올리고 있다. 또, 야부셀레처럼 198cm의 단신이지만 버티는 힘이 좋아 인사이드에서의 수비도 가능하다. 외곽수비에도 뛰어나 지난 오클라호마시티전에선 카멜로 앤써니, 폴 조지는 물론, 심지어 러셀 웨스트브룩의 수비까지 전담하며 그들을 괴롭혔다. 이밖에 압델 네이더(24, 196cm)도 최근 5경기에서 평균 15.1분의 출전시간을 기록하는 등 현재 보스턴 다수의 젊은 선수들은 스티븐스 감독의 테스트를 받으며 그 가능성을 평가받고 있다.(*오젤레이는 최근 7경기에서 평균 22.9분 출장을 기록했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세와 적시적소에 적용되는 전술의 디테일함과 정확성보다 더 무서운 보스턴의 무기는 바로 스티븐스 감독을 향한 선수들의 두터운 신뢰다. 근래에 보스턴에 합류한 먼로조차도 “스티븐스 감독은 대단히 영민한 사람이다. 지금까지 적지 않은 커리어를 쌓아왔지만 스티븐스 감독처럼 선수들을 잘 이해하고 동기부여를 확실히 해주는 감독은 없었다. 나는 매일 매일 감독으로부터 확실한 신뢰를 받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 그러다보니 연습에도 더 열정적으로 임하고 팬들과 구단 관계자들에게 승리를 선물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지는 것 같다”는 말을 전하는 등 팀에 합류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스티븐스 감독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내고 있다는 후문. 

흔히들 플레이오프는 조직력보단 에이스 싸움에서 승패가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는 말들을 많이 하곤 한다. 그런 의미에서 보스턴에게 어빙의 이탈이란 매우 치명적인 손실이다. 그럼에도 보스턴의 남은 시즌과 플레이오프에서 그들이 보여줄 모습이 기대되는 건 바로 팀의 사령탑, 스티븐스 감독의 존재일 것이다. 과연, 시즌 막판 주축 선수의 부상이탈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받아든 보스턴은 이를 슬기롭게 잘 극복하고 올 시즌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지금 스티븐스 감독의 위기관리능력이 필자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사진-NBA 미디어센트럴, 나이키, 점프볼 DB, NBA.com(*슛차트)

#기록참조-NBA.com, BASKETBALL REFERENCE



  2018-03-27   양준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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