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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민의 푸스발 리베로] '전술가' 무리뉴가 리버풀 잡은 방법론

이등병 SoccerNews

조회 4,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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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13 (화) 14:37

                           

[김현민의 푸스발 리베로] '전술가' 무리뉴가 리버풀 잡은 방법론



 



맨유, 리버풀전 2-1 승. 루카쿠 헤딩 떨구기에 이은 래쉬포드 마무리로 2골 모두 기록. 공격 시엔 왼쪽 측면은 넓히고 오른쪽 측면은 좁히는 비대칭 4-2-3-1이었으나 수비 시 4-4-2 두줄 수비로 전환



 



[골닷컴] 김현민 기자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리버풀과의 라이벌전에서 마커스 래쉬포드의 멀티골에 힘입어 2-1로 승리했다. 이 경기에서 주제 무리뉴가 위르겐 클롭과의 전술 대결에서 완승을 거두었다.



 



맨유가 올드 트래포드 홈에서 열린 리버풀과의 2017/18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 30라운드에서 2-1로 승리했다. 이와 함께 맨유는 3위 리버풀과의 승점 차를 5점으로 벌리는 데 성공했다.



 



이 경기에서 주제 무리뉴 맨유 감독은 폴 포그바가 훈련 과정에서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최근 공식 대회 4경기에서 연달아 사용했던 4-3-3 포메이션이 아닌 마커스 래쉬포드를 왼쪽 측면에 배치하는 4-2-3-1로 나섰다. 대신 맨유 이적 이후 7경기에 모두 측면으로 나왔던 알렉시스 산체스가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다.



 



[김현민의 푸스발 리베로] '전술가' 무리뉴가 리버풀 잡은 방법론



 



하지만 전형적인 4-2-3-1은 아니었다. 일단 수비 시엔 산체스가 전진해 로멜루 루카쿠와 함께 투톱 형태로 전방 압박을 감행하고 래쉬포드와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 후안 마타가 아래로 내려오면서 두 수비형 미드필더 네마냐 마티치-스콧 맥토미니와 함께 일자형 라인을 형성하는 두줄 수비에 입각한 일자형 4-4-2 포메이션을 형성했다. 이를 통해 각각 라인 간의 간격을 넓혔다 좁히다를 유기적으로 반복하면서 리버풀의 공격을 저지했다.



 



[김현민의 푸스발 리베로] '전술가' 무리뉴가 리버풀 잡은 방법론



 



공격 시에는 대놓고 왼쪽 측면만 팠다. 왼쪽 측면 미드필더 래쉬포드는 측면 깊숙히 위치했고, 왼쪽 측면 수비수 애슐리 영을 시작으로 공격을 전개해 나갔다.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산체스도 왼쪽 측면으로 다소 치우처진 형태였고,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 후안 마타는 사실상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처럼 뛰었다. 이는 맨유 선수들의 평균 위치 및 패스 네트워크만 보더라도 쉽게 확인이 가능하다.



 



[김현민의 푸스발 리베로] '전술가' 무리뉴가 리버풀 잡은 방법론



 



맨유가 왼쪽 측면만 판 건 만 19세 리버풀 오른쪽 측면 수비수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를 집중 공략하기 위한 포석이었다. 아놀드가 뛰어난 재능을 갖춘 선수라는 건 많은 이들이 인정하고 있으나 기본적으로 크로스에 능한 공격형 측면 수비수로 경험 부족 탓에 수비에선 다소 불안정한 모습을 보여준다는 단점이 있다. 



 



게다가 맨유는 원톱 공격수인 루카쿠를 미끼처럼 활용하면서 래쉬포드에게 득점 기회를 만들어주는 데 주력했다. 리버풀 수비수 데얀 로프렌은 무리해서 루카쿠와 경합하러 나갔다가 래쉬포드에게 침투할 공간을 허용하고 말았다. 다비드 데 헤아 골키퍼가 길게 롱패스를 올리면 아래로 내려온 루 카쿠가 헤딩으로 떨구어주고, 이를 리버풀 수비 뒷공간으로 파고 들어간 래쉬포드가 해결하는 형태였다. 단순했지만 명확했고 효과적이었다. 이 과정에서 맨유는 전반전에만 2골을 넣으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는 데 성공했다. 



 



먼저 전반 14분경 루카쿠가 리버풀 중앙 수비수 데얀 로프렌과의 공중볼 경합 과정에서 헤딩으로 떨구어준 걸 래쉬포드가 방향을 살려선 페널티 박스 안까지 돌파를 감행한 후 접는 동작으로 아놀드를 제치고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선제골을 넣었다. 



 



이어서 10분 뒤(24분) 루카쿠가 로프렌과의 볼 경합 과정에서 이겨낸 후 마타에게 전진 패스를 연결했고, 리버풀 수비수 버질 반 다이크가 뒤늦게 가로채기를 단행했으나 페널티 박스 안으로 쇄도해 들어온 래쉬포드가 논스톱 슈팅으로 추가 골을 성공시켰다. 두 번째 골 장면에서도 아놀드가 뒤늦게 커버에 나섰으나 래쉬포드의 슈팅이 그의 발을 맞고 굴절되면서 리버풀 골키퍼 로리스 카리우스가 대응조차 할 수 없었다.



 



무리뉴는 경기가 끝나고 인터뷰에서 "내 타겟은 아놀드였다. 아놀드에게 압박을 가해 그들 수비 뒷공간에 문제를 야기하는 것이었다"라고 밝혔다. 단순하지만 집요하게 리버풀의 약점을 공략한 맨유이다.



 



전반전을 2-0으로 마무리한 맨유는 후반 들어 전술에 변화를 가져왔다. 수비 라인을 내리고 좌우 간격을 좁히면서 리버풀의 중앙 돌파를 저지해나갔다. 측면 미드필더들이 측면 수비를 책임졌고, 나머지 선수들은 중앙 봉쇄에 나섰다. 루카쿠 한 명을 제외하면 9명의 선수들이 모두 페널티 박스 근처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장면들도 연출했다. 결국 활로를 찾지 못한 리버풀은 중거리 슈팅을 남발할 뿐이었다. 



 



[김현민의 푸스발 리베로] '전술가' 무리뉴가 리버풀 잡은 방법론



 



이에 대해 무리뉴는 "리버풀을 상대할 때는 공을 가지고 있다가 나쁜 플레이를 하게 되면 곧바로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후반전 우리의 목표는 공을 소유하는 게 아니었다. 리버풀은 우리를 수비적인 상황으로 몰아넣었으나 우리는 지속적으로 경기를 통제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렇듯 무리뉴는 전반과 후반, 상황에 따른 각기 다른 전술을 구사했다. 게다가 리버풀의 약점을 집요할 정도로 공략했다. 리버풀 맞춤형 전술을 들고 나왔고, 이것이 승리로 연결됐다.



 



반면 클롭의 리버풀은 순진했다. 맨유에 대비한 특별한 전술적인 변화는 전무하다시피 했다. 대응도 늦었다. 맨유가 중앙 밀집 수비를 할 때조차 측면 공략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은 채 본인들의 축구를 반복할 뿐이었다.



 



실제 이 경기에서 맨유는 52.1%의 공격을 왼쪽 측면에서 감행했다. 중앙 공격은 19.8%에 불과했다. 철저하게 왼쪽에 치중한 공격을 감행한 맨유였다. 이에 반해 리버풀은 중앙 공격 비중이 가장 높았다(39.3%). 좌우 공격 폭을 더 넓힐 필요성이 있었다. 



 



[김현민의 푸스발 리베로] '전술가' 무리뉴가 리버풀 잡은 방법론



 



무리뉴는 펩 과르디올라나 클롭 같은 감독들과는 달리 전술의 트랜드를 주도하지 못한다는 비판에 직면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이는 사실이 아니다. 무리뉴는 첼시 감독에 처음으로 부임했던 2003/04 시즌 당시 플랫형 4-4-2가 유행하던 EPL 무대에 4-3-3 포메이션을 가동해 신선한 충격을 안긴 바 있다. 중앙 미드필더 라인의 수적 우세를 통해 EPL을 지배했던 것. 



 



하지만 최근 들어선 시즌 전체를 관통하는 큰 틀을 짜는 데에 있어선 다소 '스페셜 원'이라는 명성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 더 이상 무리뉴 축구하면 예전 첼시나 인테르 감독 시절과 비교했을 때 확실하게 이것이다 라고 지칭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무리뉴는 상대 약점 공략에 능하고, 맞춤형 전술을 구축한다. 각개전투에 능하다고 할 수 있겠다. 이러한 특성이 비록 크리스탈 팰리스 같은 약팀과의 경기에선 문제로 작용할 때가 있지만 강팀과의 경기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이것이 맨유가 EPL 2위를 달리고 있는 이유이다.



 



한편 래쉬포드는 리버풀을 상대로 멀티골을 넣으며 2016년 2월 28일, 아스널과의 경기에서 EPL 데뷔 무대를 가진 이래로 16골을 넣고 있는데 이 중 상위 6개 팀 상대로 1,091분을 소화하는 동안 7골(156분당 1골)을 넣으며 강팀 킬러로서의 명성을 이어나갔다. 



 



[김현민의 푸스발 리베로] '전술가' 무리뉴가 리버풀 잡은 방법론

댓글 1

상사 항상양지로가자

2018.03.14 00:25:44

진짜 잠그기는 짱이다. 무리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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