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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민의 푸스발 리베로] '허리가 무너진' 밀란, 아스널에 완패하다

이등병 Soccer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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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09 (금) 10:24

                           

[김현민의 푸스발 리베로] '허리가 무너진' 밀란, 아스널에 완패하다



 



밀란, 아스널전에 4-3-3으로 나섰으나 3명의 중앙 미드필더 간격이 벌어지면서 0-2 완패. 보나벤투라는 공격수보다 더 위에서 뛰면서 볼터치 실수 7회에 슈팅 7회 시도했으나 유효 슈팅 1회가 전부



 



[골닷컴] 김현민 기자 = AC 밀란이 아스널과의 경기에서 중원 간격이 무너지는 문제점을 노출하며 0-2 완패를 당했다.



 



밀란이 산 시로 홈에서 열린 아스널과의 2017/18 시즌 UEFA 유로파 리그 16강 1차전에서 0-2로 패했다. 이와 함께 8강 진출이 어려워진 밀란이다.



 



이 경기에서 밀란은 젠나로 가투소 감독 부임 이후 메인 포메이션으로 자리잡은 4-3-3을 들고 나왔다. 최정예 선수들로 아스널전에 임한 밀란이었다.



 



[김현민의 푸스발 리베로] '허리가 무너진' 밀란, 아스널에 완패하다



 



반면 아스널은 메수트 외질을 오른쪽  측면으로 이동시키면서 잭 윌셔를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배치하는 4-2-3-1 포메이션으로 밀란 원정에 나섰다. 이와 함께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자주 출전한 헨리크 미키타리얀은 왼쪽 측면으로 이동했다.



 



[김현민의 푸스발 리베로] '허리가 무너진' 밀란, 아스널에 완패하다



 



단순한 경기 스탯만 놓고 보면 홈팀 밀란이 주도했다는 착각이 들 수도 있다. 슈팅 숫자에선 밀란이 아스널에 16대8로 두 배 더 많았고, 코너킥에서도 10대3으로 크게 앞섰다. 점유율 역시 51대49로 근소하게나마 우위를 점한 밀란이었다.



 



하지만 통계와 실상은 달랐다. 밀란은 허리 라인의 간격이 벌어지는 문제점을 노출하며 중원 싸움에서 아스널에 절대적인 열세를 보였다. 결국 밀란의 공격은 측면 위주로 전개될 수 밖에 없었고, 각도가 없는 지점에서 무리한 슈팅을 시도하다 보니 하나같이 골과는 거리가 먼 성격을 띄고 있었다.



 



실제 이 경기에서 밀란이 시도한 슈팅 16회 중 유효 슈팅은 1회가 전부였다. 반면 아스널은 8회의 슈팅 중 유효 슈팅을 4회나 가져갔다. 전반 종료 직전엔 골대를 맞추기도 했다(골대는 유효 슈팅으로 표기하지 않는다).



 



밀란의 미드필드 간격이 벌어진 데에 있어선 자코모 보나벤투라의 책임이 가장 크다. 그는 지나치게 전진하면서 이기적인 공격을 감행했다. 심지어 원톱 공격수 파트릭 쿠르토네보다도 더 윗 지점에서 플레이를 한 보나벤투라이다.



 



그렇다고 해서 보나벤투라가 공격을 잘한 것도 아니었다. 도리어 밀란의 공격 흐름을 끊는 '맥커터'로 작용했다. 보나벤투라는 무리하게 홀로 7회의 슈팅을 시도했으나 이 중 유효 슈팅은 골키퍼 정면으로 데굴데굴 굴러간 중거리 슈팅 1회가 전부였다. 게다가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7회의 볼터치 실수를 저지르며 아스널에게 소유권을 쉽게 내주었다. 드리블 돌파는 2회를 시도했으나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말 그대로 탐욕스러운 플레이를 남발하다 자멸한 보나벤투라였다.



 



반면 프랑크 케시에는 지나치게 수비 쪽으로 내려앉았다. 스리 미들의 중앙에 위치한 루카스 빌리아는 자주 수비 라인까지 내려가 실질적으로 스리백을 형성하는 선수다. 그러하기에 내려갈 수 밖에 없었다. 이 사이에서 간격을 유지해주는 것이 케시에의 역할이다. 하지만 아스널전에서 케시에는 빌리아와 거의 같은 위치까지 내려앉았다. 



 



당연히 밀란의 허리 라인은 텅 비어있을 수 밖에 없었다. 공격도 좌우 측면에 의존하는 형태였다. 자연스럽게 원톱 쿠르토네는 철저히 고립된 채 외딴섬마냥 서있을 뿐이었다. 이는 밀란의 선수들 평균 위치 및 패스 네트워크만 보더라도 확인이 가능하다. 텅빈 중원과 U자 형태의 패스 네트워크를 그리고 있는 밀란이다.



 



[김현민의 푸스발 리베로] '허리가 무너진' 밀란, 아스널에 완패하다



 



이를 아스널은 효과적으로 공략했다. 외질마저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처럼 움직이면서 밀란의 빈 공간을 파고 들었다. 이 과정에서 외질은 2도움을 올렸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온 아론 램지도 적극적으로 공간을 파고 들었고, 결국 전반 종료 직전 외질의 스루 패스를 받아 팀의 2번째 골을 성공시켰다. 아스널 선수들의 평균 위치만 보더라도 밀란의 빈공간을 파고 드는 모습을 쉽게 그려볼 수 있다.



 



[김현민의 푸스발 리베로] '허리가 무너진' 밀란, 아스널에 완패하다



 



상대의 압박이 없다 보니 이번 시즌 내내 비난의 도마 위에 오르내리는 아스널 수비형 미드필더 그라니트 자카 역시 쉽게 패스 플레이를 연결해 나갔다. 실제 이 경기에서 자카는 양 팀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볼터치(87회)와 패스(77회)를 기록했고, 패스 성공률 역시 무려 94.8%에 달했다. 상대의 강도 높은 압박에 취약한 자카를 공략할 필요가 있었던 밀란이었다.



 



물론 이 경기에서 밀란이 중원만 문제를 드러낸 건 아니었다. 리베로형 수비수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레오나르도 보누치는 71.9%의 저조한 패스 성공률을 기록하며 후방 빌드업에 있어 문제점을 노출했다. 만 21세 오른쪽 측면 수비수 다비데 칼라브리아는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미키타리얀과의 일대일에서 번번히 패했다. 미키타리얀은 선제골을 넣었고, 드리블 돌파도 5회를 성공시키며 돌격대장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그럼에도 기본적으로 밀란이 완패한 원인은 허리 라인이 무너진 데에 있었다. 중원만 버텨줬어도 이렇게까지 무기력하진 않았을 것이다. 보나벤투라의 탐욕과 케시에의 위축된 모습이 밀란의 패배를 자초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국 허리가 든든해야 팀도 안정감을 유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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