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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민의 푸스발 리베로] '겉도는' 이스코, 변해야 본인도 살고 레알도 산다

이등병 Soccer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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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28 (수) 13:25

                           

[김현민의 푸스발 리베로] '겉도는' 이스코, 변해야 본인도 살고 레알도 산다



 



레알: 2018년 이스코 선발 출전 6경기 2승 1무 3패, 교체 출전 6경기 4승 2무, 결장 3경기 전승. 이스코 출전한 587분 동안 팀은 12득점 10실점(48.9분당 1득점, 58.7분당 1실점), 결장한 763분 동안 30득점 9실점(25.4분당 1득점, 84.8분당 1실점)



 



[골닷컴] 김현민 기자 =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전반기 초반만 하더라도 레알 마드리드의 새로운 에이스로 급부상하던 이스코가 이후 팀 전술과 겉도는 모습을 보이며 삐걱거리고 있다.



 



 



# 레알, 에스파뇰전 패배로 상승세 제동 걸리다



 



레알이 RCDE 스타디움에서 열린 에스파뇰과의 2017/18 시즌 스페인 프리메라 리가(이하 라 리가) 26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종료 직전 상대 공격수 헤라르드 모레노에게 실점을 허용하며 0-1로 패했다. 이와 함께 최근 라 리가 4연승 포함 7경기 무패 행진(6승 1무)에 제동이 걸린 레알이다.



 



이 경기에서 지네딘 지단 레알 감독은 가레스 베일을 최전방 원톱에 배치하는 파격적인 전술을 감행했다.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이스코를 중심으로 좌우 측면에 마르코 아센시오와 루카스 바스케스가 포진했고, 더블 볼란테(2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지칭하는 표현) 역할은 마테오 코바치치와 마르코스 요렌테가 맡았다. 포백은 세르히오 라모스와 라파엘 바란이 중앙 수비를 책임진 가운데 좌우 측면 수비수로 나초와 아흐라프 하키미가 나섰다. 



 



[김현민의 푸스발 리베로] '겉도는' 이스코, 변해야 본인도 살고 레알도 산다



 



에이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원정 명단에서도 빠진 채 휴식을 취했고, 주말 데포르티보 알라베스전에 선발 출전한 카림 벤제마와 다니 카르바할, 그리고 테오 에르난데스는 벤치에서 대기했다. 토니 크로스와 루카 모드리치, 마르셀루는 여전히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카세미루는 복통으로 이 경기에 결장했다. 다음 주에 있을 파리 생제르맹과의 챔피언스 리그 16강 2차전에 대비해 로테이션을 가동한 레알이었다.



 



결과는 실패였다. 베일 원톱 배치는 겉돌았다. 슈팅 자체는 5회를 시도했으나 양 팀 출전 선수들 중 가장 적은 33회의 볼 터치(이는 양 팀 골키퍼보다도 적은 수치다)에 그칠 정도로 경기 전반에 걸친 영향력은 적었다. 



 



나초의 왼쪽 측면 수비 투입도 재미를 보지 못했다. 나초가 포백 모두를 소화할 수 있는 선수라고는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중앙 수비수로 오른발잡이이기에 왼쪽보단 오른쪽 측면 수비에 더 적합한 선수다. 익숙하지 않은 왼쪽 측면 수비수로 선발 출전한 나초는 공격 지원 측면에서도 도움을 주지 못했을 뿐 아니라 자주 수비 뒷공간을 내주면서 에스파뇰에게 침투를 허용하는 우를 범했다. 



 



결국 실점도 나초 쪽에서 나왔다. 측면으로 빠진 에스파뇰 베테랑 공격수 세르히오 가르시아의 크로스를 모레노가 논스톱 슈팅으로 골을 성공시켰다. 불안했던 왼쪽 측면 수비가 끝내 문제로 작용한 것이었다. 차라리 지난 주말 알라베스와의 경기에서 맹활약을 펼친 테오 에르난데스를 선발 출전시키는 게 더 나은 선택이었을 것이다.



 



 



# 겉도는 이스코, 변해야 산다



 



무엇보다도 레알 입장에서 가장 아쉬운 건 이스코의 부진이었을 것이다. 이스코가 누구인가?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이번 시즌 전반기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실질적인 에이스 역할을 담당하며 레알의 총아로 떠오른 선수다. 지난 시즌 레알의 챔피언스 리그 우승에 있어 가장 결정적으로 작용한 건 바로 기존 BBC 공격 트리오(베일-벤제마-호날두)를 모두 가동한 4-3-3 포메이션에서 이스코를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배치한 4-3-1-2로의 전술 변화에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을 정도였다.



 



[김현민의 푸스발 리베로] '겉도는' 이스코, 변해야 본인도 살고 레알도 산다



 



이번 시즌 초반까지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이스코의 활약은 단연 군계일학이었다. 뛰어난 탈압박과 창의적인 패스로 공격을 이끌었고, 헌신적인 수비로 상대의 역습을 앞선에서 저지했다. 좌우중앙을 가리지 않고 폭넓은 움직임으로 상대 수비에 혼란을 야기하기도 했다. 단어 그대로 '프리롤(Free Role)'이라는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한 이스코였다.



 



레알에서의 활약상을 바탕으로 이스코는 스페인 대표팀에서도 영향력을 키워나갔다. 특히 이탈리아와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유럽 지역 예선 경기에서의 이스코는 천재성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멀티골과 함께 3-0 대승을 견인했다. 이스코는 이대로 왕도를 걸을 것으로만 보였다.



 



하지만 이스코의 활약과는 별개로 레알은 전반기 부진을 보였다. 라 리가 19라운드까지 9승 5무 4패의 부진을 보이며(FIFA 클럽 월드컵 참가로 인 해 다른 팀들보다 1경기를 덜 치른 상태였다) 1위 바르셀로나와의 승점 차가 무려 19점까지 벌어진 것. 특히 17라운드 바르셀로나전(0-3 패)을 시작으로 셀타 비고전(2-2 무)과 비야레알전(0-1 패)까지 3경기 연속 무승의 부진에 빠졌다.



 



이에 지단 감독은 승부수를 던졌다. 먼저 지난 시즌 전반기까지 레알의 메인 포메이션이었던 4-3-3을 가동했다. 4-3-3으로 전환한 레알은 데포르티보 라 코루냐와의 20라운드 홈경기에서 7-1 대승을 거둔 데 이어 21라운드 발렌시아 원정에서도 4-1로 승리하며 상승 무드를 탔다. 4-3-3에서 이스코의 자리는 없었다.



 



[김현민의 푸스발 리베로] '겉도는' 이스코, 변해야 본인도 살고 레알도 산다



 



하지만 22라운드 레반테 원정에서 2-2 무승부에 그치자 지단 감독은 다시 한 번 실험을 감행했다. 바로 FIFA 클럽 월드컵 참가에 대비해 로테이션 차원에서 14라운드 세비야전(2017년 12월 9일)에 실험적으로 가동한 플랫형(일자) 4-4-2를 본격적으로 가동하기 시작한 것. 이는 베일과 벤제마 중 한 명을 호날두의 투톱 파트너로 세우면서 좌우 측면에 아센시오와 바스케스를 배치하는 형태였다.



 



[김현민의 푸스발 리베로] '겉도는' 이스코, 변해야 본인도 살고 레알도 산다



 



4-4-2 전환은 성공으로 이어졌다. 레알은 라 리가 3경기에서 무려 14골을 넣는 막강 화력을 과시하며 3연승을 달렸다. 



 



물론 중간에 전술 변화가 아예 없었던 건 아니다. 라 리가 3연승을 달리던 사이에 열린 파리 생제르맹과의 챔피언스 리그 16강 1차전에선 지단 감독은 허리 라인을 강화하기 위해 이스코를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배치한 4-3-1-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이는 일정 부분 효과를 발휘했다. 레알은 중원 싸움에서 우위를 점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4-3-1-2를 가동하던 시점의 스코어는 1-1 동점이었다. 경기 막판 바스케스와 아센시오를 투입하면서 4-4-2로 전환함과 동시에 2골을 몰아넣으며 3-1 승리를 거두었다.



 



이렇듯 레알은 이번 시즌 이스코가 있을 때보다 없을 때 더 나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이번 시즌 성적에서도 쉽게 확인이 가능하다. 레알은 이번 시즌 이스코가 선발 출전한 라 리가 12경기에서 8승 4무 4패로 승률 5할에 그치고 있다. 반면 이스코가 선발 출전하지 않은 10경기에서 7승 2무 1패로 승률 7할을 올리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2018년 들어 본격적으로 더 가속화되고 있다. 비단 리 리가만이 아닌 공식 대회를 통틀어 보더라도 공통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이다. 레알은 2018년, 이스코가 선발 출전한 6경기 2승 1무 3패에 그치고 있는 데 반해 교체 출전한 6경기 4승 2무를 기록하고 있고, 결장한 3경기에선 전승을 올렸다. 게다가 이스코가 출전한 587분 동안 레알은 12득점 10실점(48.9분당 1득점, 58.7분당 1실점)을 기록하고 있는 데 반해 이스코가 그라운드를 떠나 있었던 763분 동안 무려 30득점을 몰아넣는 동안 단 9실점(25.4분당 1득점, 84.8분당 1실점) 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분명 이스코가 레알에 불필요한 선수인 건 아니다. 이스코의 드리블 능력과 창조성은 스타 플레이어들로 구성되어 있는 레알에서도 단연 눈에 띌 정도다. 문제는 레알이 호날두 중심의 속공 전술을 구사한다는 데에 있다. 반면 이스코는 볼을 키핑하면서 다소 끄는 성향이 있다. 즉 이스코의 특징이 레알과 잘 맞아떨어지지 않을 시엔 팀의 공격 템포를 끊는 속칭 '맥커터(흐름을 끊는 사람을 지칭하는 신조어)'로 전락하고 만다.



 



지금의 이스코는 주전 경쟁에서 밀려나면서 자신감이 떨어질대로 떨어진 상태다. 게다가 지단 감독의 신뢰를 받기 위해 출전 기회가 주어질 때면 지나치게 무리하는 습성이 있다. 이것이 현 레알엔 부정적인 효과로 다가오고 있다.



 



이번 에스파뇰전이 대표적인 예시이다. 본인이 가장 선호하는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음에도 이스코는 이렇다할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한 채 도리어 레알 공격의 흐름을 끊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결국 이스코는 레알 선발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먼저 벤제마로 교체되는 굴욕을 맛봐야 했다. 이스코가 교체될 시 라 리가 현지 중계팀에서 화면에 띄운 개인 스탯엔 패스 성공률 69.1%가 선명하게 찍혀있었다. 이번 시즌 이스코의 평균 패스 성공률이 88.2%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충격적인 숫자가 아닐 수 없다.



 



[김현민의 푸스발 리베로] '겉도는' 이스코, 변해야 본인도 살고 레알도 산다



 



그럼에도 이스코는 포기하기엔 재능 자체가 워낙 뛰어난 선수다. 게다가 지난 시즌 후반기와 이번 시즌 초반에도 확인할 수 있었다시피 이스코가 팀 전술에 잘 어우러진다면 환상적인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분명 그는 다른 선수들이 제공할 수 없는 부분을 메워줄 수 있는 선수이다. 



 



다만 이를 위해선 이스코 본인도 변할 필요가 있다. 지난 시즌 후반기와 이번 시즌 초반처럼 드리블할 땐 하고 키핑할 땐 하면서도 간결하게 처리할 땐 처리할 줄 알아야 한다. 조급하게 해봤자 본인에게만 손해다. 이스코가 살아나야 레알도 한층 더 발전할 수 있다. 이스코 역시 소속팀은 물론 스페인 대표팀에서의 입지를 넓혀나가기 위해서라도 변해야 한다. 스페인엔 이스코의 위치를 위협할 수 있는 뛰어난 이선 자원들이 즐비하다.

댓글 2

소위 호날두샷짱빵

2018.02.28 13:26:00

힘내라

상사 항상양지로가자

2018.03.01 00:11:35

이스코 저번판만 좀 아쉬웠던거 같은데.

신고를 접수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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