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마도 협회장 선거 두고 '잡음'…민·형사 소송으로 번져
선거 진 현 회장, 명예훼손 등 혐의로 당선인 고소·당선 효력 정지 가처분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최근 여러 체육 종목 단체에 회장 선거와 관련한 혼탁 양상이 번진 가운데 승마에서도 협회장 선거에 나섰던 후보 간 송사가 벌어졌다.
28일 승마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대한승마협회 제38대 조한호 회장(오산한국병원장)은 제39대 회장 선거에서 당선된 박남신 한국승마방송 대표를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하고, 법원에 박 대표의 당선 및 인준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제39대 승마협회장 선거는 조 회장과 박 대표의 경선으로 펼쳐졌는데, 이달 8일 투표에서 박 대표가 총 유효표 81표 중 50표를 얻어 당선된 바 있다.
조 회장이 이후 법적 조치에 나선 건 박 당선인이 선거 과정에서 허위 사실로 자신을 비방했다는 등의 이유에서다.
선거를 앞두고 '조 회장의 배후에 박원오 전 협회 전무가 있다'는 소문이 퍼졌는데, 이것이 박 당선인 측에서 나온 얘기라는 게 조 회장 측 주장이다.
박원오 전 전무는 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농단 사건에서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에 대한 승마 지원 과정에 관여한 것으로 드러난 승마계의 핵심 인물이었다.
'최순실 사태'로 회장사였던 삼성이 떠난 이후 승마협회는 내홍이 이어지며 2017년부터 회장이 뽑혔다가 얼마 가지 못해 떠나기를 반복했다. 리더십 공백이 이어지며 2018년 9월엔 대한체육회 관리단체로까지 지정됐다. 그러다 지난해 3월 조 회장이 보궐선거에 단독 입후보해 당선되며 관리단체에서 벗어났다.
재선에 도전했던 조 회장은 선거에서 경쟁한 박 당선인이 승마계에서 부정적인 이미지가 짙은 박 전 전무를 무관한 자신과 결부해 명예를 훼손하고 선거 결과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입장이다.
조 회장은 "박 전 전무와는 2016년 이후에 연락한 적이 없는 사이다. 상대측에서 저를 이기려고 '악의 프레임'을 씌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되면 협회가 공정성을 잃고 다시 몇 사람에 의해 좌우되는 상황이 될 것 같아 바로잡고 싶었다. 제가 회장이 되고 안 되고는 둘째치고 이래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해 나섰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조 회장은 박 당선인 측이 사전 선거운동을 하고, 선거 이후 당선인의 가족이 선거인에게 교통비 명목으로 금품을 건넨 정황도 파악해 고소 내용에 포함했다.
조 회장이 승마협회 선거관리위원회에도 이의를 신청함에 따라 내용을 검토한 협회 선관위도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한편 각 종목 단체장의 인준 권한을 지닌 대한체육회는 26일 박 당선인에 대해 조건부 인준 결정을 내렸다.
수사 결과에 따라 박 당선인의 임원 결격 사유나 선거 관련 부정행위 등 선거 무효 사유가 확인될 경우 인준을 취소할 수 있다는 조건이 붙었다. 당선이나 인준이 취소되지 않는다면 박 당선인은 협회 정기총회가 열리는 다음 달 3일 정식 취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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