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석 다독이고 임동혁 날개 펴고…대한항공 위기서 상승 기류
(인천=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어느덧 프로배구 8년 차 정지석(25)은 대한항공이 에이스로 성장했다.
정지석보다 4년 어린 임동혁(21)은 이제 선배들의 응원을 등에 업고 날개를 펴 활짝 비상할 준비를 한다.
정지석과 임동혁은 6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전력과의 홈경기에서 59점을 합작해 5연승을 달리던 한국전력을 상대로 풀세트 접전 3-2 역전승에 앞장섰다 .
정지석이 30점을 퍼부었고, 임동혁은 1점 모자란 29점으로 개인 한 경기 최고 득점 기록을 세우고 승리를 쌍끌이했다.
임동혁은 특히 승부처인 5세트에서만 9점을 몰아쳐 승리에 앞장섰다.
로베르토 산틸리 대한항공 감독은 "임동혁이 5세트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도 재능과 기술, 강한 멘털을 뽐냈다"고 극찬했다.
스페인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 안드레스 비예나(등록명 비예나)가 전력에서 빠진 사이 대한항공은 2연승을 달렸다.
변함없는 정지석과 부쩍 성장한 임동혁 덕분이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정지석은 "동혁이가 비예나보다 못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선수들도 경쟁하는 것이고, 이미 한국배구연맹컵대회부터 동혁이는 비예나와 겨룰 충분한 경쟁력을 보였다"고 했다.
이어 "한국전력 카일 러셀의 높은 블로킹에 고전해 힘든 와중에도 동혁이가 잘해줘 이길 수 있었다"며 동생의 기를 팍팍 살려줬다.
임동혁은 "정신없었는데, (볼이) 올라오면 무조건 때리자는 생각으로 공격하는데 운 좋게 득점이 됐다"며 "이겨서 다행"이라고 몸을 낮췄다.
비예나의 결장이 길어지는 상황에서 정지석은 이미 에이스의 부담을 느낀다.
그는 "V리그 특성상 외국인 선수가 있고 없고의 차이는 분명히 있다"며 "당분간 내 공격 점유율이 올라갈 텐데 그런 부담을 즐기면서 경기에 임할 예정"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그러면서 "(공격이) 잘 됐을 때보다 안 됐을 때 어떻게 풀어갈지를 고민하고 있다"며 팀의 간판선수로서 느끼는 책임감을 곁들였다.
혼자만 잘한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는 점을 정지석은 잘 안다.
그는 "비예나가 없을 때 우리가 겪어야 할 일종의 성장통"이라며 현재 팀 분위기를 소개한 뒤 "동혁이는 물론 2년 차인 센터 진지위 등 젊은 선수들이 경기 중 실수할 때 이를 잡아주는 노력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동혁은 "산틸리 감독님의 기대에 부응해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며 "부담이 있지만, 아직 어리기에 즐기면서 이를 극복해가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3라운드 첫 경기에서 풀세트 접전을 치러 승리를 낚은 대한항공은 9일 삼성화재, 12일 KB손해보험과 사흘 간격으로 강행군을 치른다.
2위에서 더 높은 곳으로 도약하려면 정지석, 임동혁의 체력에 기대를 걸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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