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오윤석, 안치홍 이름 지웠다…4연속 경기 멀티히트
사연 많은 오윤석…롯데 지명→대학 진학→졸업 후 육성선수 입단
무명 세월 이겨내고 뒤늦게 만개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내야수 오윤석(28)은 특이한 이력을 가진 선수다.
그는 경기고에 재학 중이었던 2010년 신인드래프트 2차 8라운드 전체 59순위로 롯데의 지명을 받았지만, 계약서에 도장을 찍지 않고 연세대 진학을 택했다.
결과적으로 오윤석의 선택은 실패였다.
그는 4년 뒤 다시 참가한 신인드래프트에서 모든 구단으로부터 외면받았고, 결국 계약금도 받지 못하고 롯데에 육성 선수(신고 선수)로 입단했다.
프로 무대에 뛰어든 뒤에도 가시밭길은 계속됐다.
그는 2015년 단 29경기 출전에 그쳤고 군대를 다녀온 뒤에도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2018년엔 13경기에서 타율 0.167, 지난 시즌엔 76경기에 나와 타율 0.222, 1홈런, 21타점의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당장 방출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려도 이상하지 않을 성적이었다.
이런 점에서 2020년은 오윤석의 인생에 가장 중요한 한 해였다.
그는 벼랑 끝에서 올 시즌을 시작했다.
희망의 빛은 잘 보이지 않았다. 롯데가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한 '전국구 스타' 안치홍과 올 시즌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꼽히는 딕슨 마차도가 견고한 키스톤 콤비를 이뤘다.
오윤석은 출전 기회조차 제대로 잡지 못했다.
주로 대수비로 나서던 오윤석은 최근 안치홍이 햄스트링과 발바닥 부상으로 이탈한 뒤에야 주전 기회를 잡았다.
오윤석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기대 이상의 플레이를 펼치며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키고 있다.
그는 24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2타수 1안타 볼넷 2개를 기록했고 25일 한화전부터 27일 KIA 타이거즈전까지 3경기 연속 멀티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를 작성하며 시위했다.
롯데 허문회 감독은 2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LG 트윈스전을 앞두고 안치홍의 부상 상태를 묻는 말에 "요즘 오윤석이 더할 나위 없는 활약을 펼치고 있어 다행이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오윤석은 이날 경기에서도 펄펄 날았다. 1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한 오윤석은 1회 첫 타석에서 좌전 안타를 기록한 뒤 손아섭의 홈런 때 홈을 밟았고, 2회 2사 2루에선 중전 적시타로 타점을 기록했다.
3회 2사 만루 기회에선 중전 2타점 적시타를 다시 터뜨리며 물오른 타격감을 과시했다.
오윤석의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6회와 7회엔 상대 투수와 끈질긴 승부를 펼친 뒤 모두 볼넷을 얻어 출루했다.
이날 오윤석은 3타수 3안타 3타점 2득점 2볼넷을 기록했다. 5번의 타격 기회에서 모두 출루하는 기염을 토했다.
오윤석이 뒤늦게 꽃을 피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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