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디섐보' 김봉섭 "근육 크기와 비거리는 비례"
(군산=연합뉴스) 권훈 기자 = 2008년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 데뷔한 김봉섭(37)은 코리안투어의 대표적인 장타자다.
2012년, 2017년, 그리고 2018년 3차례 장타왕에 올랐다.
김봉섭은 장타가 근육에서 나온다고 믿는다. 그는 강도 높은 웨이트트레이닝으로 우람한 근육질 몸매를 만들었다. 허벅지 둘레가 웬만한 성인 여성 허리 둘레와 비슷하다. 그는 코리안투어에서 가장 큰 엉덩이를 가진 선수다.
10일 전북 군산의 군산 컨트리클럽 리드·레이크 코스(파71)에서 열린 코리안투어 KPGA 군산CC 오픈 2라운드를 마친 김봉섭은 "축구를 하던 고등학생 때 웨이트 트레이닝을 시작해 지금껏 계속하고 있으니 (최근 몸집을 불려 장타자가 된) 브라이슨 디섐보보다 한참 먼저"라고 말했다.
축구 선수 시절 몸싸움에 지지 않으려고 근육을 불렸던 그는 프로 골프 선수가 된 뒤에는 3년 가까이 웨이트트레이닝을 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그가 데뷔하던 무렵에는 골프 선수에게는 근육을 불리는 운동이 해롭다는 인식이 일반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체력이 좀 떨어지는 듯했다는 그는 2012년 시즌을 마치고 다시 역기를 잡았다.
겨울 동안 80㎏이던 몸무게를 87㎏까지 늘린 그는 비거리가 크게 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벌크업' 효과를 이미 2013년에 깨달은 셈이다. 그는 "근육량이 늘면 확실히 비거리가 늘어난다"고 말했다.
이후 일주일에 사흘, 한 번에 2시간씩 웨이트트레이닝은 그의 일상이 됐다.
드는 무게도 어마어마하다.
데드리프트와 스쾃은 보통 200㎏을 든다. 그는 "하체와 상체를 7대 3 정도로 배분한다. 강한 하체 근육이라야 빠른 몸통 회전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른다섯 살 때 다시 장타왕에 오르고, 서른여섯살에 장타왕을 2연패 한 원동력이 웨이트트레이닝 덕이라고 그는 믿는다.
김봉섭은 후배들에게 "근육을 단련하라"고 권하는 '웨이트트레이닝 전도사'이기도 하다.
"미국 무대에 진출하고 싶다면 근육을 만들라고 후배들한테 틈날 때마다 말한다"는 그는 "나 말고도 이제는 강도 높은 웨이트트레이닝으로 비거리가 늘어난 선수가 많다"고 귀띔했다.
김봉섭은 "작년까지는 나보다 멀리 치는 선수가 거의 없었는데 올해는 나보다 20m 더 멀리 치는 선수가 여러 명"이라면서 "다들 근육을 키운 젊은 선수들"이라고 웃었다.
"신인 후배가 데드리프트를 300㎏ 든다고 하길래 대회가 2주 쉬는 동안 무게를 좀 올려서 들어보려고 한다"는 김봉섭은 "디섐보 돌풍이 아니더라도 이미 투어 선수들에게 웨이트 트레이닝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힘줘 말했다.
이날 2번홀(파5)에서 이글을 잡아내는 등 장타 효과를 톡톡히 본 김봉섭은 4언더파 67타를 적어낸 끝에 중간합계 7언더파 135타로 상위권에 올랐다.
그는 "장타를 치면 정말 유리한 건 맞다"면서 "그런데 나는 자꾸 욕심을 내고 덤비다 보니 이점을 제대로 활용을 못 했다. 남은 이틀 동안은 리더보드를 보지 않고 경기를 해볼까 한다"고 말했다.
김봉섭은 아직 우승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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