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날개 펼치는 김민구, DB '3김'의 화룡점정
최근 4경기 중 3경기 두 자릿수 득점 활약…"코트에 서는 것 자체가 행복"
(원주=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이번 시즌 우리 팀은 김민구, 김종규, 김태술의 '3김'이 얼마나 하느냐에 따라 성적이 판가름 될 겁니다."
이상범 프로농구 원주 DB 감독이 2019-2020시즌을 앞두고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출사표를 내밀며 한 말이다.
프로농구 사상 최고 대우인 보수 총액 12억7천900만원에 영입된 김종규, 이 감독과 KGC인삼공사에서 호흡을 맞추며 영광을 누렸던 베테랑 김태술과 함께 김민구(28)가 키 플레이어로 거론되자 의아해하는 이들도 있었다.
입단 땐 '최고의 재능'이라는 소리를 듣던 선수였지만, 2014년 6월 음주운전 사고 이후 좀처럼 과거의 기량을 되찾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가 됐으나 선택을 받지 못한 채 원소속팀인 KCC와 최저 연봉인 3천500만원에 재계약할 정도로 시장의 평가는 냉정했다. 이후엔 박지훈과 트레이드돼 DB에 새 둥지를 틀고 새 시즌을 준비했다.
그렇게 어렵게 시작한 새 팀에서의 초반, 김민구는 선두 질주에 앞장섰다.
김민구는 25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울산 현대모비스와의 경기에서도 13점 6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올리며 승리에 큰 힘을 보탰다.
개막 5연승 뒤 23일 고양 오리온에 져 자칫 분위기가 가라앉을 뻔했던 DB는 디펜딩 챔피언 현대모비스를 잡고 반등, 단독 선두를 지켰다.
승부처였던 4쿼터 중반 김민구는 라건아가 함지훈에게 보내려던 패스를 차단한 뒤 직접 단독 돌파로 마무리, 65-55로 격차를 벌리며 승기를 잡는 역할을 했다.
오리온 전에서도 패했으나 김민구는 3점 슛 4개를 포함해 21점을 올리며 시즌 최다 득점을 기록했다. 이를 포함해 최근 4경기 중 3차례 두 자릿수 득점의 상승세다.
DB에서 그는 이상범 감독의 신임 속에 평균 19분 20초를 뛰며 신인 때(2013-2014시즌·32분 41초) 이후 가장 많은 시간을 소화하고 있다.
평균 득점도 첫 시즌(13.4점) 이후 줄곧 2∼4점 정도에 머물다 이번 시즌 9.4점을 기록 중이다.
아직 7경기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분명한 변화의 조짐들이다. 벌써 '연봉 대비 최고 효과'라는 평가도 나온다.
현대모비스 전을 마치고 만난 김민구는 "5년 동안 암흑기를 거치면서도 늘 잘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 열심히 하지 않은 적은 없었지만, DB의 감독님, 코치님들, 동료 선수들이 믿어주고 힘을 실어주셔서 감사하는 마음으로 더 노력하게 된다"고 말했다.
'3김'이라는 말에 대해선 "태술이 형은 누구나 인정하는 최고의 가드고, 종규도 최고 연봉으로 실력이 증명된 선수인데, 그사이에 같이 하는 것 자체가 감사하다"면서 "그에 걸맞게 최소한 창피하지 않게라도 해야 보답하는 것"이라며 남다른 책임감을 전했다.
이미 기대에 걸맞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김종규, 김태술에 김민구까지 완전히 부활한다면 그야말로 화룡점정이다. 허웅의 부상 공백을 겪고 있는 DB에 꼭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코트에 다시 서서, 팀원들과 함께 발을 맞추고 땀을 흘릴 수 있어서 행복하다"는 김민구가 시즌을 거듭할수록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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