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만의 최약체팀' 워싱턴의 반란…월드시리즈 우승 확률 88%
안방서 열리는 3∼5차전서 95년 만의 워싱턴DC 연고팀 우승 눈앞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스포츠가 재미있는 건 각본 없는 드라마에 늘 이변이 있어서다.
2019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최강을 가리는 월드시리즈(WS·7전 4승제)가 언더독(약팀)의 역대급 대반란으로 진행 중이다.
와일드카드로 포스트시즌에 올라 창단 50년 만에 처음으로 내셔널리그를 제패한 워싱턴 내셔널스가 강력한 우승 후보인 아메리칸리그 챔피언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WS 1∼2차전에서 무참히 박살 냈다.
워싱턴은 24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열린 WS 2차전에서 홈런 3방 포함 안타 14개를 몰아쳐 휴스턴을 12-3으로 대파했다.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다투는 게릿 콜과 저스틴 벌랜더가 워싱턴 방망이에 이틀 내리 나가떨어졌다.
미국 언론은 워싱턴을 두고 2007년 콜로라도 로키스 이래 월드시리즈에 오른 가장 약한 팀으로 평가했다.
와일드카드로 가을 잔치에 출전한 당시 콜로라도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4승 무패로 따돌리고 내셔널리그 정상에 올랐지만, WS에서 보스턴 레드삭스에 힘 한 번 못 쓰고 4전 전패로 패퇴했다.
이런 전례가 있어 올해 메이저리그 최다승(107승)을 거둔 휴스턴이 어린애 손목 비틀듯 쉽게 워싱턴을 물리치고 2년 만에 WS 정상을 탈환할 것이라는 전망도 우세했다.
WS 개최 전 베팅 업체인 시저스 스포츠북은 휴스턴과 워싱턴의 우승 배당을 각각 -235, +195로 책정했다.
100달러를 따기 위해 휴스턴을 택한 사람은 235달러를 걸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에 반해 워싱턴에 100달러를 걸면 195달러를 번다는 뜻이기도 하다.
배당금을 많이 준다는 건 그만큼 우승 가능성이 작아서다.
하지만, 뚜껑을 연 결과는 딴판이었다.
맥스 셔저, 스티븐 스트라스버그, 패트릭 코빈, 아니발 산체스 등 선발 투수진에선 휴스턴에 밀릴 게 없는 워싱턴이 화력마저 등에 업고 휴스턴을 2경기 연속으로 압도했다.
특히 휴스턴의 추격을 따돌리고 1차전에서 5-4로 짜릿한 승리를 거둔 뒤 워싱턴은 2차전에서 7회에만 6점을 뽑아내며 백기를 받아냈다.
MLB닷컴에 따르면, 리그 챔피언십과 WS 등 7전 4승제로 진행된 포스트시즌 시리즈에서 첫 두 경기에서 이긴 팀이 우승한 확률은 84.5%(84번 중 71번)에 달했다.
게다가 2(1∼2차전)-3(3∼5차전)-2(6∼7차전)로 진행되는 현재 방식의 경우 첫 원정 두 경기에서 모두 이긴 팀이 시리즈의 마지막에 웃을 확률은 88%(25번 중 22번)로 더욱 높아진다.
워싱턴은 WS에 앞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격돌한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도 첫 원정 2연전을 쓸어 담고 곧바로 홈에서 2승을 보태 4전 전승으로 시리즈를 일찍 끝냈다.
따라서 휴스턴 원정에서 WS 1∼2차전을 모두 잡은 워싱턴은 WS 우승 확률 88%를 안고 안방인 워싱턴 D.C. 내셔널스파크로 향한다.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에서 월드시리즈가 열리는 건 1933년 이래 86년 만이다.
당시 워싱턴 새네터스는 뉴욕 자이언츠에 월드시리즈에서 패했다. 워싱턴 새네터스는 1960년을 끝으로 연고지를 이전해 지금의 미네소타 트윈스가 됐다.
워싱턴 새네터스는 1924년 뉴욕 자이언츠를 꺾고 워싱턴D.C. 야구팬들에게 지금껏 유일한 월드시리즈 우승을 선사했다.
워싱턴 내셔널스가 홈에서 열리는 3∼5차전에서 2승을 보태면 95년 만에 워싱턴D.C. 연고팀 두 번째로 월드시리즈 우승을 달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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