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2009년 나지완 선배가 끝내기 홈런 치는 장면 놓쳤어요"
KS 첫 출전 경기서 4안타…"잠실 KS 경기 꿈꿔왔지만, 긴장은 안 해"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이정후(21·키움 히어로즈)의 아버지 이종범(49) LG 트윈스 퓨처스 총괄코치는 10년 전인 2009년 한국시리즈(KS)에서 KIA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고 우승한 뒤, 뜨거운 눈물을 쏟았다.
아들 이정후는 2019 프로야구 KS를 앞두고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10년 전, 아버지가 우승하는 것을 보면서 '나도 빨리 저런 무대에서 뛰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사실 2009년 KS 마지막을 장식한 7차전 나지완의 끝내기 홈런을 보지 못했다.
두산 베어스와의 KS 2차전이 열리는 23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만난 이정후는 "아버지가 2009년에 KS 우승을 하고서 기뻐하시는 모습은 기억한다. 그런데 사실 나지완 선배가 끝내기 홈런을 치는 장면을 놓쳤다"고 털어놨다.
그는 "그때 하필이면 화장실에 갔다. 사람들이 환호해서 '무슨 일이 벌어졌구나'라고 생각은 했는데 이미 상황이 끝나고, KIA 선배들께서 세리머니를 하고 계셨다"고 떠올리며 "당시에도 'KS 우승이 이렇게 대단한 거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2019년, 이정후는 키움의 주축 선수로 팀을 KS 무대로 이끌었다. SK 와이번스와 펼친 플레이오프에서 이정후는 타율 0.533(15타수 8안타), 3타점, 4득점을 기록하며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KBO리그 최초로 부자(父子) 포스트시즌 MVP가 탄생한 순간이었다. 이종범 코치는 해태 타이거즈에서 뛰던 1993년과 1997년 KS MVP를 차지했다.
키움 팬들은 이정후가 KS에서도 맹활약해 '부자 KS MVP'가 탄생하길 기대한다.
이정후 개인의 출발은 매우 좋았다.
이정후는 22일 KS 1차전에서 5타수 4안타 1도루로 맹활약했다. 처음 나선 KS 무대에서도 떨지 않았다.
그는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나서 KS를 맞아서인지, 전혀 긴장하지 않았다. 다만 예전부터 '잠실에서 KS를 치르는 것'을 동경했다. 중고교 야구 선수들 대부분이 그런 걸 꿈꾼다"고 했다.
이정후는 개인 성적에 만족하지 않는다. 키움은 22일 1차전에서 6-7로 패했다.
이정후는 "내가 4안타를 쳤지만, 팀이 패했다. 내 개인 기록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했다.
그러나 키움은 이정후 덕에 KS 1차전에서 두산과 팽팽하게 싸웠다. 키움이 지닌 반격 카드 중 하나도 'KS에서 긴장하지 않는 교타자' 이정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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