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한국 축구, 카타르 한방에 통한의 0-1 패배…8강 탈락(종합)
후반 33분 하팀 중거리포에 결승골 헌납…59년 만의 정상 탈환 꿈 좌절
2004년 이후 15년 만에 4강행 좌절…벤투호 무패 행진도 11경기로 마감
(아부다비=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한국 축구가 '도하 참사'를 안겼던 카타르의 한 방에 무너졌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중동의 복병' 카타르의 벽에 59년 만의 우승 꿈을 접었다.
한국은 25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자예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와 8강전에서 후반 33분 압델아지즈 하팀에 결승골을 헌납하며 0-1로 무릎을 꿇었다.
이로써 조별리그를 포함해 16강까지 4연승을 달리던 한국은 준결승 길목에서 탈락했다.
한국의 8강 탈락은 2004년 중국 대회 이후 15년 만이다.
한국은 카타르와 마지막으로 맞붙었던 2017년 6월 13일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때 2-3 패배의 '도하 참사'를 설욕하지 못한 채 일찌감치 짐을 싸는 신세가 됐다.
벤투 감독도 지난해 8월 한국 대표팀 사령탑 취임 후 이어왔던 무패 행진을 11경기(7승 4무)에서 마감했다.
한국으로선 카타르를 상대로 높은 볼 점유율에도 불구하고 한 방을 터뜨리지 못한 게 뼈아팠다.
황의조(감바 오사카)가 원톱으로 나선 한국은 사타구니가 좋지 않은 황희찬(함부르크)이 빠진 오른쪽 날개에 '캡틴' 손흥민(토트넘)을 세웠다.
황인범(대전)이 공격형 미드필더로 옮기고, 황인범이 섰던 중앙 미드필더로 주세종(아산)이 처음 선발 출장했다. 이에 맞선 카타르는 조별리그 3경기에서 7골을 몰아친 알모에즈 알리를 최전방 공격수로 내세웠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3위인 한국과 카타르(93위)는 경기 초반에는 신중한 탐색전을 펼쳤다.
카타르는 스리백 수비라인에 좌우 윙백이 내려오면 다섯 명이 늘어서는 밀집 수비로 한국의 공격을 차단했다.
한국은 카타르의 수비벽을 좀처럼 뚫지 못했고, 지루한 0-0 균형이 이어졌다.
전반 16분 카타르 리그에서 뛰는 정우영(알사드)의 중거리포로 포문을 열었지만 이후 위협적인 순간을 만들지 못했다.
카타르는 '선수비 후역습' 전략으로 나섰다. 전반 32분에는 역습 상황에서 알리가 아크 정면에서 슈팅 기회를 잡았지만 다리가 꼬이면서 무위에 그쳤다.
한국은 60% 이상의 볼 점유율을 유지하며 서서히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하지만 전반 34분 황인범의 오른발 슈팅은 크로스바 위로 날아갔고, 4분 후 주세종의 발리슛도 골대 오른쪽으로 벗어났다.
한국은 전반 볼 점유율 63%-37%로 앞섰지만, 슈팅 5개 중 유효 슈팅은 단 한 개도 기록하지 못했다.
카타르가 후반 들어 공격 숫자를 늘려 공세를 강화했다.
한국은 이 틈을 노려 후반 3분 후방 롱패스에 이은 황의조의 오른발 슈팅으로 카타르의 골문을 노렸다. 그러나 한국의 첫 유효 슈팅은 카타르의 골키퍼가 몸을 날려 쳐냈다.
후반 12분에는 왼쪽 측면 깊숙이 돌파한 김진수(전북)의 크로스가 골키퍼 펀칭으로 흘러나오자 이청용(보훔)이 발을 갖다 댔지만 이마저 살짝 빗맞았다.
한국은 후반 27분 이용의 패스에 넘겨받은 손흥민이 오른쪽 페널티지역에서 수비수들을 따돌리고 회심의 왼발슛을 날렸으나,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벤투 감독은 1분 후 황인범을 빼고 베테랑 미드필더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을 투입해 변화를 줬다.
하지만 한국의 창은 날카롭지 않았고, 카타르의 방패는 견고했다.
후반 31분 오른쪽 프리킥 기회를 얻은 한국은 김진수가 수비벽을 넘기는 절묘한 왼발슛을 때렸지만, 공이 오른쪽 골대를 살짝 맞고 나갔다.
선제골을 뽑지 못한 채 지루한 공방을 이어가던 한국의 순간적인 방심이 화를 불렀다.
카타르의 공격 상황에서 아크 정면에서 한국의 공간이 열리자 하팀이 기습적인 왼발 슈팅을 날렸다. 공은 정우영의 가랑이 사이를 통과해 한국의 오른쪽 골문을 꿰뚫었다.
골키퍼 김승규(빗셀 고베)가 몸을 던졌지만 이미 공이 골망을 흔든 뒤였다.
한국은 2분 후 역습 기회에서 이용의 날카로운 크로스를 받은 황의조가 오른발을 갖다 대 카타르의 골망을 흔들었다. 그러나 오프사이드가 선언됐고, 비디오판독(VAR)에서도 판정이 번복되지 않았다.
이후 한국은 주세종을 빼고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이청용을 빼고 이승우(엘라스 베로나)를 투입해 만회 골을 노렸지만 끝내 카타르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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