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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사’ 다웠던 박형철, KGC인삼공사의 히든카드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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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20 (목) 06:27

                           

‘독사’ 다웠던 박형철, KGC인삼공사의 히든카드



[점프볼=안양/민준구 기자] “벼랑 끝에 선 내게 남은 건 근성밖에 없었다.”

안양 KGC인삼공사의 ‘독사’ 박형철이 19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서울 삼성과의 경기에서 13득점 3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지난 원주 DB 전에 이어 또 한 번 이번 시즌 최다득점을 올리며 팀 승리(101-78)를 이끌었다.

박형철의 별명인 독사는 한번 물면 놔주지 않는다는 뜻에서 지어졌다. 독사다웠던 박형철은 천기범과 김현수, 이관희를 차례로 맡아 모두 봉쇄했다. 세 선수의 3쿼터까지 득점 합계는 12점. 의미 없었던 4쿼터 득점을 제외하면 사실상 독사에 완전히 물린 것과 같았다.

수비만으로도 충분히 빛났던 그는 박지훈을 대신해 완벽한 경기 운영 능력을 선보였다. 김승원, 최현민과의 2대2 플레이는 빛났고, 기회마다 터뜨린 3점슛은 눈부셨다.

박형철은 “최근 활약에 대해선 마땅히 이야기할 게 없다. 어떤 변화가 있었던 것보다 마음가짐이 달라진 게 중요했다. 전주 KCC 전에서 스스로 실망할 정도로 끔찍한 경기력을 보였다. (김승기)감독님이 작전타임 때 내게 어떤 말을 하면서 문제가 있었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그날 림을 보지도 않고 뛰어다녔다. 평생 농구만 해왔던 내가 해서는 안 될 플레이였다”고 이야기했다.

박형철은 지난 DB와의 경기 전까지 단 한 번도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출전 시간은 나중 문제였다. 플레이 자체에 자신감이 없었고, 피해 다니는 데 바빴다. 박형철은 “너무 실망했다. 30살이 넘은 지금까지도 코트에서 두려워한다는 느낌이 있더라. DB와의 경기 전에 한 번만 더 도망치는 플레이를 하면 그만둘 생각도 했다. 후배들이 뒤에서 보고 있는데 더 이상 창피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독해진 독사에게 걸림돌은 없었다. 두 경기 연속 13득점을 올렸고, 장기인 수비는 여전히 대단했다. 김승기 감독은 “충분히 능력 있는 선수다. 수비는 잘하지만, 공격도 할 줄 알아야 선수 아닌가. 무성의한 패스가 문제였는데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 요즘은 소름 끼칠 정도로 정확하다. 지금 만족해선 안 된다. 더 잘할 수 있다”고 극찬했다.

다행히 박형철에게 만족이란 단어는 없었다. 그는 “현재의 내가 어떤 포지션을 선호하거나 원한다는 이야기를 하는 게 건방진 것 같다. 그저 지금처럼 공격하고 수비하는 게 내 임무다”라며 “기회가 주어졌을 때 잡아야 한다. 물론 갑자기 많이 뛰면서 힘든 건 사실이다. 그래도 출전 기회에 대한 소중함을 알고 있는 만큼, 쉬지 않을 것이다”라고 다짐했다.

# 사진_박상혁 기자



  2018-12-20   민준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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