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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한의 골든크로스] 싸늘한 FA 시장, ‘등급제 도입+공급 증가’가 대안이다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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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02 (일) 11:26

                           
-FA 시장에 몰아친 한파, 소수 제외하곤 쌀쌀한 협상 분위기
-선수 이동의 자유를 제한하는 한국식 자유계약선수 제도
-FA 등급제와 보상 선수 제도 완화가 절실하다
-선수 공급 증가와 더불어 시장 선순환 효과 기대
 
[김근한의 골든크로스] 싸늘한 FA 시장, ‘등급제 도입+공급 증가’가 대안이다

 
[엠스플뉴스]
 
겨울이 찾아왔다. FA(자유계약선수) 시장도 추워진 날씨만큼 더 싸늘하다.
 
11월 21일 FA 협상 시작 뒤 31일 기준 단 한 선수만이 계약을 완료했다. NC 다이노스 내야수 모창민이다. 모창민은 11월 28일 '3년 최대 20억 원 계약'으로 NC에 잔류했다. 나머지 14명의 FA 신청자들은 아직 갈 곳이 결정되지 않았다.
 
포수 양의지·이재원, 내야수 최 정 등 ‘빅3’는 그나마 사정이 낫다. 또 원소속팀이 꼭 잡겠다고 의지를 내비치는 것만 해도 다행이다. 반대로 원소속팀이 협상에 적극적이지 않은 선수들은 ‘FA 미아’가 될 상황에 처해있다. 나이 든 베테랑 선수들은 더 하다.
 
한 에이전트는 30대가 되기 전 FA 자격을 취득하는 사례는 극소수다. 대부분 선수가 30대 초중반 들어 데뷔 첫 FA를 신청한다. 뒤늦게 빛을 보면 첫 FA 시기가 더 미뤄진다. 애매한 나이이거나 그해 어중간한 성적을 거둔 선수들은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어려운 구조다. 돈을 떠나 FA 제도의 본질적인 목적인 선수의 자유로운 이동이 제약받는 게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결국, 운신의 폭이 넓지 않은 FA 시장 분위기가 문제다. 베테랑 및 중저가 FA 선수들의 자유로운 권리 행사가 제대로 이뤄져야 진정한 FA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게 많은 야구인의 공통된 지적이다. 
 
11월 29일 열린 'KBO(한국야구위원회) 윈터미팅'에선 FA 제도 개선을 위한 목소리가 쏟아졌다. KBO가 최근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에 제안한 FA 80억 상한제를 향해선 비판이 많았다. 프로스포츠 자유경쟁시장에서 선수의 계약 총액을 제한하는 건 ‘개악’이란 게 이유였다.
 
FA 등급제 도입과 공급 증가, 오히려 FA 거품 뺄 수 있다.
 
[김근한의 골든크로스] 싸늘한 FA 시장, ‘등급제 도입+공급 증가’가 대안이다

 
한목소리로 가장 필요성이 강조된 건 FA 등급제였다. KBO가 제안한 FA 등급제 방안은 먼저 첫 FA 자격을 취득한 선수를 3개 등급으로 나눈다. A 등급은 보호 선수 20명 외 1명 지명+전년도 연봉의 200%, B 등급은 보호 선수 25명 외 1명 지명+전년도 연봉의 100%, C 등급은 보상 선수 없이 전년도 연봉 100%만 지급한다. FA 자격 재취득의 경우 보상 규정이 조금 더 완화된다.
 
구단 내 전년도 연봉을 기준으로 A, B, C등급을 나누는 일본프로야구 FA 등급제와 비슷한 KBO의 제안이다. 2008년부터 도입된 일본프로야구 FA 등급제에서 A, B 등급 선수들은 보상 선수가 있지만, C등급 선수들은 아예 보상 선수와 보상 금액이 없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A 등급은 구단 내 상위 연봉 1~3위, B 등급은 구단 내 상위 연봉 4~10위, C 등급은 구단 내 상위 연봉 11위 이하로 구분된다.
 
한 현장 관계자는 현재 가장 시급한 건 FA 등급제 도입이다. 베테랑이나 중저가로 평가받는 FA 선수들은 팀을 자유롭게 옮길 수 있는 권리를 제대로 누릴 수가 없는 게 현실이다. 그래도 FA 등급제가 도입된다면 선수들이 현 제도보다 원활하게 이적할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구단도 지금보다 덜 부담스럽게 약점 보강을 위한 영입을 검토할 수 있다. 공급이 많아지기에 오히려 FA 선수들의 몸값 거품을 빼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목소릴 높였다.
 
물론 실질적인 FA 등급제 도입까지 수많은 진통이 예상된다. 설사 등급제 도입이 결정되더라도 등급 기준을 정하는 것도 큰 논쟁거리다. 등급 기준에 따른 파격적인 보상 조건 완화가 없다면 현재 제도와 별다를 게 없을 거라는 지적도 있었다.
 
최근 몇 년간 KBO리그 FA 시장에선 ‘S’급 FA들만 혜택을 누린 게 사실이다. 당연히 행사할 수 있는 선수의 권리가 FA지만, 나이가 많거나 기량이 ‘S급’과 비교해 떨어진다는 이유로 싸늘한 시선을 받는 분위기였다. 이번 FA 시장 분위기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어떤 선수라도 자유롭게 이적할 권리를 주는 게 FA 제도의 기본 취지다. 소수만 큰 이득을 보는 현재 FA 구조를 탈피해 구단과 선수 모두 상생할 방안을 꼭 찾아야 한다. 그 기본 기조는 전체 FA 선수들의 이적 자유도를 높이고, FA 선수 공급을 늘려 시장의 선순환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다.
 
김근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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