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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헌의 브러시백] LG 베테랑 영입, '리빌딩의 과정'이다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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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28 (수) 11:04

                           
-‘세대교체’ 외치는 LG, 장원삼과 심수창 등 베테랑 투수 영입
-마운드 부상 선수 속출, 1군용 투수 뎁스 강화 차원
-“젊은 투수 성장하려면 시간 걸린다” 리빌딩 성공 위해 베테랑 역할 중요
 
[배지헌의 브러시백] LG 베테랑 영입, '리빌딩의 과정'이다

 
[엠스플뉴스]
 
롯데 자이언츠 양상문 감독은 LG 트윈스 감독, 단장 재임 시절 '야수 세대교체'에 주력했다. 젊은 야수를 되든 안 되든 1군에 기용했다. 그 결과 완전하진 않지만 어느정도 성과를 거뒀다. 유강남, 채은성, 이형종, 양석환 등 ‘20대’ 선수들이 1군 주전으로 자릴 잡았다.
 
그 과정에 진통도 따랐다. 정성훈, 손주인 등 베테랑 야수가 다른 팀으로 떠났고, 노장 이병규(현 코치)도 옷을 벗어야 했다. 팬들의 엄청난 비난과 규탄 시위가 뒤따랐지만, 양 감독은 계획대로 세대교체를 진행했다.
 
양 감독이 롯데로 떠나면서 신임 차명석 단장은 '젊은 투수 육성을 통한 마운드 세대교체'란 과제를 안게 됐다.
 
그런 LG가 최근 30대 후반 노장투수 장원삼과 심수창을 영입했다. 세대교체와 베테랑 영입은 언뜻 상충된 가치처럼 보인다. 전임 단장 시절 베테랑 야수를 정리한 팀이 베테랑 투수를 영입하는 게 언뜻 생각하면 모순처럼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차 단장의 생각은 다르다. 오히려 성공적 리빌딩을 위해 베테랑 역할이 필요하다는 게 차 단장의 구상이다.
 
베테랑 영입 이유 “젊은 투수 성장할 시간을 벌어야 한다”
 
[배지헌의 브러시백] LG 베테랑 영입, '리빌딩의 과정'이다

 
LG가 베테랑 투수를 보강한 일차적 이유는 마운드 강화다. 지난 시즌 LG가 8위에 그친 가장 큰 이유는 마운드였다. 2017시즌 평균자책 1위(4.32)였던 마운드가 지난해는 6위(5.32)로 내려앉았다. 투수진 대체선수대비 기여승수(WAR) 합계는 13.21승(9위)로 간신히 꼴찌를 면했다. 
 
2019시즌 성적을 내기 위해선 어떤 식으로든 마운드 강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아직 1군 무대에서 어느정도 경쟁력이 있는 장원삼과 심수창 영입을 통해 실전에 쓸 수 있는 투수 자원을 최대한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LG는 주축 투수 차우찬이 팔꿈치 뼛조각 수술, 류제국이 척추 석회질 제거 수술로 내년 시즌 초반 출전이 불확실한 상황이다. 무리해서 시즌 개막 전까지 복귀를 서두르는 것보단 확실하게 몸을 만들어 100% 컨디션으로 공을 던지는 게 LG에도 도움이 된다. 
 
불펜에도 큰 구멍이 났다. 한때 마운드 필승조였던 임정우와 김지용이 나란히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았다. 임정우는 재활 기간을 이용해 군 복무까지 마칠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전부 합하면 1군에서 쓸 수 있는 투수 4명이 한꺼번에 수술로 빠져나간 실정이다. 
 
차 단장은 부상 선수가 많지만, 그래도 1군 경기는 해야 한다. 누군가는 1군에서 던져야 한다며 시즌 운영을 위해 베테랑 투수 영입이 불가피한 면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144경기 체제에서는 투수 13명으로 한 시즌 운영이 불가능하다. 쓸 수 있는 투수가 20명 이상 확보돼야 했다”며 베테랑 영입을 통한 마운드 ‘뎁스 강화’를 강조했다. 
 
LG와 차 단장은 팀내 젊은 투수들이 성장해 1군에 올라오는 시점을 7월로 예상하고 있다. 차명석 단장은 “젊은 투수들을 키우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며 “어린 투수들이 성장할 때까지 시간을 벌어야 한다”고 했다. 
 
타자는 한 경기 못해도 4타수 무안타다. 경기 승패나 시즌 운영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진 않는다. 하지만 투수가 준비되지 않은 상태로 마운드에 올라가 계속 볼을 던지고 실점하면, 단지 한 경기 패배로 끝나지 않고 여파가 계속 이어질 수 있다. 투수는 어느 정도 준비가 된 뒤에 1군에 올려야 한다. 내가 생각하는 시점은 7월이다. 차 단장의 설명이다.
 
장원삼과 심수창이 시즌 초반 마운드에서 안정적인 피칭을 해주다, 시즌 중반 페이스가 떨어질 때쯤 젊은 투수들과 바톤터치를 하는 게 LG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그림이다.
 
차명석 단장 “리빌딩 기조 반드시 가져간다, 두 마리 토끼 잡는다”
 
[배지헌의 브러시백] LG 베테랑 영입, '리빌딩의 과정'이다

 
차명석 단장이 생각하는 그림은 미국 메이저리그 휴스턴 애스트로스 사례와도 비슷한 면이 있다. 리빌딩을 위해 수년간 하위권에 머무는 동안, 휴스턴은 스캇 펠드먼, 토니 십, 채드 퀄스, 로베르토 에르난데스, 스캇 카즈미어 등 베테랑 투수들을 영입해 시즌을 치렀다. 
 
물론 ‘탱킹’이 하나의 전략으로 자리잡은 메이저리그와 10팀 중에 5위에만 들어도 성공으로 평가받는 KBO리그를 일대일로 비교할 순 없다. 세대교체도 중요하지만 성적도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차 단장도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성적을 위해 LG가 택한 길은 A급 외국인 선수 영입이다. 기존 타일러 윌슨과 재계약에 성공했고, 한때 메이저리그 최고 유망주였던 케이시 켈리에게 유니폼을 입히는데 성공했다.
 
지난해 외국인 타자 덕을 거의 보지 못했던 LG는 2019시즌엔 외국인 거포 효과를 톡톡히 볼 전망이다. 메이저리그에서 2년간 43홈런을 때린 슬러거 토미 조셉과 100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다. 조셉은 미국 시절 다린 러프보다 한 수 위의 성적을 냈고, 이웃 두산 베어스도 영입 후보군에 올려두고 있었을 만큼 기대치가 큰 선수다.
 
차 단장은 “리빌딩 기조도 반드시 이어갈 것”이라 했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한 작업은 젊은 선수들의 군 문제 해결이다. 양석환, 안익훈 등 1군 멤버는 물론 입단 1, 2년차 신인급까지 10명 이상의 선수가 올 겨울 군입대할 예정이다. 
 
LG 한 관계자는 “그간 우리 구단이 잦은 감독 교체와 성적 조급증 탓에 선수들의 군 문제를 제때 해결하지 못한 면이 있었다. 매번 ‘세대교체’를 외쳤지만 구호에 그친 건 스카우트 실패, 육성 실패 외에 군 입대 관리가 제대로 안 된 것도 원인”이라며 “그동안 LG에서 아무도 못한 일을 차 단장이 과감하게 해내고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배지헌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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