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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스플 인터뷰] ‘양키스타디움’ 꿈 향해, 박효준은 ‘벌크업 중’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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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25 (일) 10:03

                           
-수원에서 KT 선수들과 함께 훈련 중인 양키스 박효준
-2018시즌 리그 출루율 1위, 선구안 장점 발휘해
-중요한 2019시즌 앞두고 파워 강화-웨이트 트레이닝 열심
-“조급해 하지 않고 차근차근 목표 향해 도전할 것”
 
[엠스플 인터뷰] ‘양키스타디움’ 꿈 향해, 박효준은 ‘벌크업 중’

 
[엠스플뉴스]
 
야구가 없는 겨울, 수원KT위즈파크에선 미래 메이저리거를 꿈꾸는 두 명의 ‘야구천재’가 한 조를 이뤄 훈련 중이다. 하나는 KT 위즈의 ‘괴물신인’ 강백호다. 2018시즌 데뷔와 함께 온갖 리그 기록을 갈아치우고 신인왕을 차지한 이 야구계 ‘여포’는 먼 훗날 언젠가 빅리그 무대를 호령할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강백호에게 메이저리그가 먼 미래의 꿈이라면, 같은 훈련조에 속한 선수에게 빅리그는 좀 더 가까운 곳에 보이는 목표다. 조금만 더 가면 닿을 것 같은, 금방이라도 도달할 수 있을 것만 같은 곳에 빅리그 무대가 보인다. 2018시즌을 마치고 귀국해 KT 선수들과 함께 훈련 중인 내야수 박효준(22세, 탬파 타폰즈) 얘기다.
 
박효준은 야탑고 졸업반 시즌인 2014년, 뉴욕 양키즈와 계약을 맺고 미국야구에 진출했다. 일찌감치 ‘야구천재’ ‘5툴 유망주’란 찬사를 받으며 KT와 SK 등 여러 구단의 스카우트 물망에 올랐지만, 세계 최고의 명문 구단 양키스 선수가 되는 길을 택했다. 
 
이후 해마다 성장을 거듭한 박효준은 4년차인 올해 상위 싱글 A리그에서 한 시즌을 보냈다. 시즌 성적은 103경기 타율 0.258에 6홈런 34타점 0.736의 OPS. 여름에 부상으로 잠시 주춤하긴 했지만, 리그 출루율 1위(0.387)에 볼넷 1위(68개)를 기록하며 의미있는 한 시즌을 보냈다. 
 
핀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고 양키스타디움에 서는 날을 꿈꾸는 박효준에게 다가오는 2019시즌은 그 어느 해보다 중요하다. 미국 진출 5년차이자 23살이 되는 시즌. 메이저리그 꿈을 현실로 만들려면, 내년 시즌 반드시 한 단계 도약을 이뤄야 한다. 이를 잘 아는 박효준은 KT 구단의 협조를 얻어, 오프시즌 후배들과 구슬땀을 흘리는 중이다.
 
박효준이 가는 길에 든든한 조력자도 있다. 강정호(피츠버그)의 소개로 만난 KT 이지풍 트레이닝 코치가 박효준의 트레이닝에 도움을 주고 있다. 넥센 시절부터 박효준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던 이 코치는 박효준에 대해 “성실하고 뛰어난 운동능력을 갖춘 선수다. 성품도 정말 착하다”고 칭찬했다.
 
이 코치는 박효준이 미국 선수들과 경쟁하려면 파워를 좀 더 보강해야 한다. 웨이트 트레이닝에 중점을 두고 있다박효준의 존재가 함께 훈련하는 KT 어린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 전했다. 박효준의 훈련 파트너로 ‘천재’ 강백호를 붙여준 것도 서로에게 자극이 되길 바라는 이 코치의 의도가 담겨 있다.
 
박효준은 2019시즌 더블 A에서 시즌을 맞이할 가능성이 높다. 양키스 상위 마이너리그에서 뛰고 있는 2루수와 유격수는 대부분 20대 후반이라, 20대 초반 유망주 박효준에겐 좋은 기회가 놓여 있다. 메이저리거의 꿈을 향해 한 걸음씩 전진하는 박효준의 얘기에 엠스플뉴스가 귀를 기울였다. 

‘리그 출루율 1위’ 달성, “좋은 공 골라치는 능력 발전”
 
[엠스플 인터뷰] ‘양키스타디움’ 꿈 향해, 박효준은 ‘벌크업 중’

 
수원에서 열심히 운동하고 있다는 얘기는 들었습니다. 한국에는 언제 들어왔나요.
 
마이너리그 시즌이 끝난 뒤 9월 초에 바로 돌아왔습니다. 가족들과도 함께 시간을 보내고, 그동안 못 만난 친구들도 보면서 한동안 휴식을 취했어요. 이제는 내년 시즌 준비를 시작해야 할 시기라서 열심히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KT 선수들과 함께 훈련을 하고 있는데, 어떻게 KT와 인연을 맺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이게 다 JP 덕분입니다.
 
JP요? (웃음)
 
JP라고 약간 미국 스타일로 이지풍 코치님을 부르는 호칭이에요. (웃음) 미국에서 우연히 만난 강정호 선배님께 이 코치님을 소개받았는데, 그 뒤로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 올해는 코치님과 KT 구단에서도 허락을 해주신 덕분에 함께 운동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군요. 2018시즌을 상위 싱글 A 플로리다 스테이트 리그(FSL)에서 보냈는데, 한 시즌을 마친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해마다 여러가지로 배우는 것도 많고 느끼는 것도 많습니다. 올 시즌 역시 야구적으로나 인생으로서나 많은 것을 배웠고, 성장한 한 해인 것 같아요. 의미있는 한 해를 보냈습니다.
 
2017년 처음 상위 싱글 A에 올라갔을 땐 다소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듯했는데, 2018시즌엔 비교적 훌륭하게 적응한 것 같습니다.
 
기록만 놓고 보면, 만족스러운 성적을 내진 못한 것 같아요. 저 자신도 그렇고, 팬들 생각도 마찬가지일 거에요. 솔직히 아쉬움이 많이 남아요.
 
그런가요.
 
핑계가 될 순 없지만, 시즌 중반에 허벅지 부상으로 잠시 어려움을 겪었어요. 시즌 초반에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었는데, 6월 이후 허벅지 부상을 겪으면서 어려운 경기를 했습니다. 성적이 크게 하락한 건 아니지만, 제가 하고자 하는 플레이를 100% 만족스럽게 하진 못했습니다. 도루도 그렇고, 홈런도 그렇고, 여러가지로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리그 볼넷과 출루율 부문 1위를 차지하면서 ‘선구안’과 ‘출루능력’이란 장점을 증명해 보였잖아요.
 
좋지 않은 공은 골라내고 제가 좋아하는 공, 노리는 공들만 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높은 출루율을 기록할 수 있었어요. 그 부분에서는 분명 많은 발전을 이룬 것 같습니다. 수비에서도 기록으로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제 스스로 느끼기엔 많이 발전한 한 해였다고 생각하구요. 부상을 겪은 게 아쉬울 뿐입니다.
 
몸 관리의 중요성을 확실히 깨달았겠네요.
 
맞아요. 부상없이 뛰는 게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의사 선생님 말씀으론 제 몸에 수분이 부족해서 근육이 경직되는 것일 수도 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부상 이후로는 전보다 물도 많이 마시고, 자기 관리에도 더 많은 신경을 쓰고 있어요. 운동도 남들보다 일찍 나와서 시작하구요. 
 
“미국 생활 4년, ‘다름’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법 배웠죠”
 
[엠스플 인터뷰] ‘양키스타디움’ 꿈 향해, 박효준은 ‘벌크업 중’

 
벌써 마이너리그에서 4번째 시즌을 보냈습니다. 양키스는 다른 구단에 비해 유망주의 마이너 레벨 승격을 천천히 진행하는 편인데, 마이너리그 생활이 힘들진 않나요.
 
마이너리그 생활이 편하지 않은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제가 선택한 길이고, 책임져야 하는 부분이잖아요. 쉽진 않지만, 반드시 제가 이겨내야 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최고의 명문구단 양키스의 일원이라는 자부심도 있을 겁니다.
 
양키스 구단 내에서도 선수들에게 그런 교육을 계속 합니다. (웃음) ‘최고의 구단’이란 프라이드가 워낙 강하거든요. 어딜 가든 양키스 소속은 달라야 한다, 모든 사람을 존중하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는 교육을 받습니다. 물론 교육받는다고 다 되는 건 아니지만, 워낙 훌륭하고 모범이 되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들의 본을 받게 되더라구요.
 
역시 명문구단은 다르네요.
 
아직 다른 구단에서 뛰어 본 적이 없어 잘은 모르지만, 아마 대부분의 구단에서 비슷한 선수 교육이 이뤄지고 있을 거에요. 
 
미국 생활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면 하나만 들려주세요.
 
음, 약간 차별 아닌 차별을 당한 경험인데요. 팀 동료들과 나눠먹으려고 한국 음식점에서 요리를 사서 포장해 가져온 적이 있어요. 그런데 한 남미 출신 동료가 저더러 ‘이거 혹시 고양이 고기 아니냐’는 얘길 하지 뭐에요.
 
인종차별 발언이네요.
 
그 얘길 듣고 솔직히 화가 났죠. 그런데 오히려 저보다 다른 동료들이 더 나서서 그 선수를 질책하더군요. 다들 ‘그런 소리 하면 안 된다’ ‘양키스 선수는 그런 말 하지 않는다’고 얘기해줘서 엄청 고마웠던 기억이 납니다. 
 
워낙 다양한 나라, 국적의 선수가 모인 무대다 보니 별 일이 다 생기는군요.
 
맞아요. 정말 다양한 나라 출신 선수들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남미 친구들도 있고, 미국 친구들도 있는데 각자 다 문화가 다르고 성향이 다른 것 같아요. 솔직히 처음엔 저도 ‘다름’을 잘 이해 못하고 적응하지 못했던 게 사실이에요. 하지만 이젠 ‘다름’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법을 알게 됐습니다. 친구들과 아주 잘 지내고 있어요. 
 
[엠스플 인터뷰] ‘양키스타디움’ 꿈 향해, 박효준은 ‘벌크업 중’

 
메이저리그 꿈에 한 발짝 더 다가가려면, 내년 시즌이 정말 중요합니다.
 
맞아요. 중요하지 않은 시즌은 없지만, 연차가 쌓이면 쌓일 수록 무게가 더해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내년 시즌이 욕심도 많이 나고 기대도 됩니다. 그런 만큼 더 열심히 준비하고 있어요.
 
중요한 내년 시즌을 위해, 남은 겨울을 어떻게 보낼 생각입니까. 
 
특별히 새로운 걸 하기보단 ‘꾸준하게’ 하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웨이트 트레이닝 열심히 하면서 벌크업해서 힘을 기를 생각이구요, 멘탈적인 면에서도 내년 시즌에 초점을 맞춰 준비를 갖춰 가려고 합니다. 2월 정도에는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 시즌 준비를 하게 될 것 같습니다.
 
처음 미국에 진출하며 꿈꿨던 ‘메이저리거’의 목표, 언제쯤 도달할 수 있을까요. 
 
한 단계 한 단계씩 다가가면서,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고 느낍니다. 물론 예전엔 좀 더 일찍 올라갔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고, 그게 맘처럼 안되서 조급한 마음이 들기도 했던 게 사실이에요. 하지만 이젠 생각을 바꿨어요. 조금 빠르게 가느냐 늦게 가느냐의 차이일 뿐이지, 결국 목표하는 곳은 같으니까요. 차근차근 가다 보면 언젠가는 그 자리에 서게 될 거라고 믿고 있어요. 
 
마지막 질문입니다. 응원하는 팬들에게 박효준이 보여주고 싶은 야구, 박효준의 야구는 어떤 야구입니까.
 
예전 고교 시절엔 야구를 즐기면서 했어요. 하지만 프로야구 선수가 된 뒤로는 마냥 100퍼센트 즐길수만은 없게 되더라구요. 다시 즐겁게, 정말로 야구를 즐기면서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누구보다도 열심히 야구하고, 즐겁게 야구하는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배지헌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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