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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우의 MLB+] 커쇼와 다저스의 미래는?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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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01 (목) 20:23

                           
[이현우의 MLB+] 커쇼와 다저스의 미래는?

 
[엠스플뉴스]
 
메이저리그 겨울 이적 시장에서 보기 드문 일이 일어났다.
 
LA 다저스는 1일(한국시간) "클레이튼 커쇼와의 합의로 그의 옵트아웃(Opt-out, 계약 기간 중 잔여 연봉을 포기하는 대신 FA를 선언할 수 있는 권리) 결정 시기를 3일 오전 5시까지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2014년 계약을 맺을 당시 세부 내용에 따르면 커쇼는 월드시리즈 종료 후 3일 뒤인 1일 오후 1시까지 옵트아웃 여부를 결정해야 했다.
 
즉, 당초 계약보다 옵트아웃 결정 시기를 약 이틀가량 미룬 것이다. 메이저리그에서 선수와 구단의 계약은 철저한 비즈니스 논리에 따라 움직인다. 이는 커쇼와 같은 특급 스타도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다저스와 커쇼는 굳이 옵트아웃 결정 시기를 미뤘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분명하다. 현재 양측은 새로운 연장 계약을 놓고 논의하고 있다. 만약 양측이 3일 오전 5시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한다면 커쇼는 옵트아웃을 실행할 것이다. 물론 그렇게 된다고 해도 겨우내 커쇼와 다저스가 극적인 타협점을 찾아 재계약을 맺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옵트아웃을 실행하기 이전 재계약을 맺을 때보단 그 확률이 매우 낮아지게 된다.
 
따라서 다저스와 커쇼가 앞으로도 함께 할지 여부는 사실상 남은 이틀 간의 협상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커쇼가 다저스에서 세운 업적 그리고 '불안요소'
 
 
 
커쇼는 2008시즌 빅리그에 데뷔한 이후 지난 11년간 다저스 소속으로 153승 69패 2096.1이닝 2275탈삼진 평균자책점 2.39 WAR(대체선수 대비 기여승수) 61.6승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커쇼는 6차례 NL 평균자책점 1위, 3차례 NL 다승 1위, 3차례 NL 탈삼진 1위에 올랐으며 NL 올스타에 7회, NL 사이영상에 3회, NL MVP에 1회 선정됐다.
 
이러한 성적을 바탕으로 커쇼는 '투수 왕국'이라 불리는 다저스에서 '황금의 왼팔' 샌디 코팩스 이후 최고의 좌완 선발 투수이자, 프랜차이즈 스타로 군림해왔다. 여기까지만 놓고 보면 다저스가 커쇼를 잡지 않는다는 것은 상상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올해 커쇼가 보인 모습만 놓고 보면 얘기는 달라진다.
 
올해 커쇼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90.9마일(146.3km/h)로 지난해 대비 약 3km/h가 줄어들었다. 이는 2016시즌부터 시달려온 허리 부상의 여파로 추측된다. 그는 실제로 지난 3년 연속 시즌 중반 허리 부상으로 로테이션을 걸렸다. 그 탓에 지난 3시즌 동안 커쇼의 정규시즌 이닝은 각각 149.0이닝, 175.0이닝, 161.1이닝에 그쳤다.
 
샌디 코팩스와 클레이튼 커쇼
 
[정규시즌]
샌디 코팩스: 12시즌 165승 87패 2324.1이닝 ERA 2.76 WAR 54.5승
클레이튼 커쇼: 11시즌 153승 69패 2096.1이닝 ERA 2.39 WAR 61.6승
 
[포스트시즌]
샌디 코팩스: 4승 3패 57.0이닝 ERA 0.95 (WS 우승 3회, WS MVP 2회)
클레이튼 커쇼: 30경기 9승 10패 152.0이닝 ERA 4.32 (WS 우승 0회)
 
한편, 비교 대상인 코팩스가 포스트시즌(PS) 통산 4승 3패 57.0이닝 평균자책점 0.95을 기록하며 월드시리즈 우승을 3차례나 이끈 반면, 커쇼는 PS 통산 9승 10패 152.0이닝 평균자책점 4.32으로 약한 모습을 보인 점도 문제다. 지난 11년간 쌓은 업적과는 별개로 다저스가 커쇼와의 장기계약을 망설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최대한 밝게 그려본 커쇼의 미래
 
[이현우의 MLB+] 커쇼와 다저스의 미래는?

 
물론 반등할만한 요소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수많은 우려 속에서도 올 시즌 커쇼는 9승 5패 161.1이닝 155탈삼진 평균자책점 2.73을 기록했다. 이는 커쇼에게는 지난 10년 중에서 가장 나쁜 성적이었지만, 일반적인 투수는 은퇴까지 한 번도 기록할 수 없는 성적이기도 하다. 즉, 구속 감소에도 불구하고 커쇼는 여전히 특급 좌완 투수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비결은 느려진 패스트볼과는 달리, 여전히 평균 88.2마일(141.9km/h)에 달하는 구속을 유지하고 있는 고속 슬라이더를 다양한 용도로 활용하는 것이다. 올해 커쇼는 패스트볼(40.9%)보다 높은 비율로 슬라이더(42.3%)를 던지면서 1. 패스트볼을 대신해 카운트를 잡거나 범타를 유도하는 용도와 2. 기존 방식대로 투 스트라이크 이후 헛스윙을 유도하는 용도로 활용했다.
 
관련 기사: [이현우의 MLB+] 커쇼는 어떻게 부진을 설욕할 수 있었나
 
한편, 정규시즌 101타수 19피안타(0피홈런) 34탈삼진 피안타율 .188 피장타율 .218을 기록한 데에서 알 수 있듯이 여전히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위력적인 커브볼을 던지고 있다. 이 두 가지 뛰어난 변화구를 갖춘 덕분에 커쇼는 '시즌 도중 허리 부상으로 이탈하지만 않는 한' 앞으로도 몇 년간은 정상급 기량을 유지할 확률이 높다.
 
2018 클레이튼 커쇼의 구종별 성적
 
[패스트볼] 229타수 67피안타(11피홈런) 35탈삼진 피안타율 .293 피장타율 .507
[슬라이더] 316타수 59피안타(6피홈런) 89탈삼진 피안타율 .187 피장타율 .291
[커브] 101타수 19피안타(0피홈런) 34탈삼진 피안타율 .188 피장타율 .218
 
또한, 구속이 반등할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다. 2014년 저스틴 벌랜더 역시 코어근육(core muscle, 골반과 척추를 지지하는 근육) 부상으로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92.3마일(148.5km)로 전성기 대비 5.3km/h이나 감소했으나, 지속적인 강화 운동을 통해 만 35세인 올해 평균 153km/h까지 구속을 끌어올렸다. 커쇼 역시 그러지 말라는 법은 없다.
 
그럼에도 부인할 수 없는 신체적 하락, 과연 다저스의 선택은?
 
[이현우의 MLB+] 커쇼와 다저스의 미래는?

 
그러나 벌랜더와 같은 사례는 지극히 예외적인 케이스다. 커쇼는 만 20세인 2008년 데뷔해 11년간 평균 200이닝 가까이를 소화했으며, 이는 그의 나이를 생각했을 때 매우 많은 이닝이다. 실제로 코팩스는 통산 2324.1이닝을 소화하고 팔꿈치 부상으로 은퇴했으며, 두 차례 AL 사이영상을 받은 요한 산타나 역시 2025.2이닝을 던지고 어깨 부상 재발로 은퇴했다.
 
물론 코팩스 시절 의학 수준(토미존 수술 이전 시대다)과 현대 의학 수준을 고려해야겠으나, 만 20세 전후로 데뷔한 투수가 2000이닝을 고비로 신체적인 하락세를 맞이한다는 점은 크게 다르지 않다. 실제로 2010년 AL 사이영상을 받은 펠릭스 에르난데스 역시 통산 2000이닝을 돌파한 2014시즌 이후 급격한 패스트볼 구속 하락이 찾아왔다.
 
그럼에도 에르난데스는 패스트볼(평균 90.5마일)에 비해 상대적으로 구속 감소가 적었던 체인지업(평균 87.2마일)을 활용해 이후 2년간 연평균 14승 8패 178이닝 평균자책점 3.65로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으나, 결국 2018시즌엔 평균자책점이 5.55까지 치솟았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듯이 변화구로 패스트볼을 보완하는 커쇼의 전략이 언제까지 통할지는 의문이다.
 
만 20세 전후로 데뷔한 선발 투수와 '2000이닝'
 
[코팩스] 통산 2001.1이닝으로 시작한 1966시즌 만성적인 팔꿈치 부상을 참으며 323.0이닝을 더 던지고 은퇴(만 30세)
[산타나] 통산 1908.2이닝을 소화한 2010시즌 어깨 수술, 이후 2012년 복귀해 117.0이닝을 더 던지고 은퇴(만 33세)
[에르난데스] 데뷔 첫해 패스트볼 평균 95.8마일→2000이닝 돌파 후 91.8마일
[커쇼] 데뷔 첫해 패스트볼 평균 94.0마일→2000이닝 돌파 후 90.9마일
 
이를 고려했을 때 커쇼 스스로가 생각하는 자신의 미래 가치와 다저스 수뇌부가 생각하는 미래 가치는 상충할 수밖에 없다. 다저스와 커쇼의 협상이 길어지고 있는 이유다. 과연 다저스는 지난 10년간 에이스이자,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커쇼와 적절한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까? 아니면 커쇼를 떠나보낸 후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게 될까?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의 버스터 올니는 옵트아웃 기한 연장이 발표되기 전 "커쇼에 상황에 대해 거의 모든 에이전트 및 구단 직원은 그와 다저스가 잔여 계약인 2년 7000만 달러에 더해 1~2년을 연장하게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옵트아웃 기한이 연장된 것은 커쇼가 이런 구단의 제안을 놓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이현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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