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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KBSA, ‘KBO 지원금’ 소송비로 탕진…결과는 30연패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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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25 (목) 11:23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 전직 직원들 상대 소송에서 30전 30패
-소송과 미지급 임금으로 최근 2년간 지출액만 6억 원 이상
-아마야구 발전에 쓰여야 할 소중한 예산, 무의미한 소송전에 탕진
-‘30연패’ 소송전 비용, KBO 지원금에서 나왔다
 
[단독] KBSA, ‘KBO 지원금’ 소송비로 탕진…결과는 30연패

 
[엠스플뉴스]
 
30전 30패.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가 해직 직원 4명과 벌인 소송전에서 거둔 성적이다. 총 30차례나 소송전을 펼친 동안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취재 결과 KBSA는 30번 싸워서 30번 모두 졌지만, 여전히 소송전에서 물러날 생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더 심각한 문제는 KBSA가 무차별 소송전을 펼치느라 KBO 지원금을 탕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KBSA가 최근 2년간 소송과 미지급 임금으로 쏟아부은 돈은 6억 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아마야구 발전을 위해 사용해야 할 소중한 지원금을 무의미한 소송전에 낭비한 기막힌 실태를 엠스플뉴스가 취재했다.
 
‘30연패’ KBSA “우리도 소송 그만하고 싶다”
 
[단독] KBSA, ‘KBO 지원금’ 소송비로 탕진…결과는 30연패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의 소송전 연패 행진은 2014년 1월 나진균 씨(현 서울시체육회 사무처장)가 KBSA 사무국장으로 선임되면서 시작했다. 
 
KBSA 행정 전반을 총괄하는 중책을 맡은 나 전 국장은 곧장 KBSA 내부 개혁 작업에 착수했다. KBSA 팀장급 직원들의 공금 횡령과 업무상 배임 사실을 밝혀내 법의 심판대에 세웠고, 대포통장을 이용한 비자금 조성 의혹도 찾아내 수사기관에 넘겼다.
 
KBSA 내부의 저항은 거셌다. 나 전 국장이 KBSA 비자금 문제를 고발하자 나 전 국장에게 ‘입시 비리’ 혐의를 덮어씌운 게 대표적이다. 규정을 어기고 경기실적 증명서를 허위 발급하도록 지시해, 고교생 두 명이 대학에 입학하는 데 도움을 줬다는 혐의였다. KBSA는 나 전 국장을 사문서 위조와 업무 방해, 강요죄로 고소했다. 
 
KBSA는 여러 경로를 이용해 나 전 국장을 ‘입시 비리 몸통’으로 몰아갔다. 선배 야구인에게 폭력을 행사했다는 ‘가짜뉴스’도 유포했다. 그리고 결국 인사위원회를 통해 나 전 국장을 해고 조치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먼저 고소가 들어온 KBSA 비자금 사건은 뒤로 제쳐놓고 나 전 국장의 ‘입시 비리’를 집중 추궁했다.
 
결과는 나 전 국장의 완승으로 끝났다. 지난해 서울중앙지검은 나 전 국장에게 적용된 사문서위조, 업무방해, 강요죄 등과 관련해 ‘혐의없음’으로 불기소처분을 내렸다. 입시 비리 관련 혐의도 전부 사실무근으로 밝혀졌다. 서울행정법원은 나 전 국장이 부당해고를 당했다고 인정했다. KBSA는 부당해고와 명예훼손 등에 대한 위자료를 지급하게 됐다
 
KBSA가 소송전을 펼친 상대는 나 전 국장 하나만이 아니다. 내부 비리를 고발한 김 모 전 총무팀장, 전 직원 C 씨, 국민생활체육협의회(생체협) 직원 D 씨 등 총 4명과 소송을 벌였다. 해고 무효소송, 항소심, 상고심, 가처분 신청 등 소송 횟수만 전부 따져봐도 총 30차례에 달한다. 현재 대법원 계류 중인 소송까지 포함하면 총 31건이다. 
 
이 가운데 하나라도 KBSA가 승리한 소송이 있을까. 놀랍게도 단 한 건도 없었다. ‘30전 30패’의 처참한 연패 행진이 3년 가까운 세월 동안 이어졌다. 가장 최근엔 KBSA 횡령 문제를 고발했던 김 전 팀장 상대 대법원 상고심이 김 전 팀장의 승리로 끝났다. 
 
KBSA 김용균 현 사무국장은 “현재까지 KBSA가 이긴 소송은 없는 게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 “우리도 소송을 그만하고 싶다. 사실 소송이 하고 싶어서 하는 것도 아니다. 이제는 소송 건을 정리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30연패’ 소송전 비용, KBO 지원금에서 나왔다
 
[단독] KBSA, ‘KBO 지원금’ 소송비로 탕진…결과는 30연패

 
전직 직원들 상대로 30차례 소송에서 전부 패한 KBSA는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됐다. 문제는 KBSA가 치러야 할 대가가 단지 ‘망신’만이 아니란 데 있다. 막대한 소송비용과 손해배상금, 복직이행거부 과태료, 미지급 임금이 지난 2년 동안 KBSA 주머니에서 줄줄 새어나갔다.
 
엠스플뉴스는 KBSA의 2017년 정기대의원 총회 예산안 자료를 입수해 살펴봤다. 자료에 나타난 2017년 KBSA의 한 해 예산은 53억 원 안팎이다. 각종 국제대회 비용과 회의 비용, 경상비, 업무추진비, 임차료, 기록 전산화 비용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그렇다면 각종 소송 비용으로는 얼마나 되는 돈이 사용됐을까. 내역서를 살펴보면 소송 관련 비용으로 약 6,300만 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직 직원 죽이기’에 쏟아붓지 않았다면 굳이 쓰지 않아도 될 돈이 변호사 비용으로 날아갔다.
 
[단독] KBSA, ‘KBO 지원금’ 소송비로 탕진…결과는 30연패

 
또 ‘미지급금 변제’ 항목을 살펴보면 ,해고 직원에 대한 임금 체불 및 퇴직금 중간정산 인건비로 무려 1억 9천만 원이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그 외 노동청 이행강제금을 포함한 미지급 운영비 항목에도 5,280만 원이 기재됐다. 소송비용과 합하면 거의 3억 원에 가까운 돈을 ‘소송전’의 대가로 치른 셈이다.
 
이런 출혈은 2016년에도 마찬가지였다. 협회가 부당해고된 3명의 직원과 생체협 직원에게 2016년 한 해 동안 지급한 미지급 급여, 보험료, 복리후생비, 행정소송비용, 강제이행금, 행정항소비, 보상 예정비(위자료)는 약 3억 3천만 원에 달한다. 참고로 KBSA 사무국 직원 전체의 연 급여 총액은 약 6억 원이다.
 
[단독] KBSA, ‘KBO 지원금’ 소송비로 탕진…결과는 30연패

 
KBSA가 이렇게 2016년과 2017년 2년간 쏟아부은 돈만 6억 원이 훌쩍 넘어간다. 연 53억 원 협회 예산에 비춰볼 때 결코 적지 않은 거액이다. KBSA가 정상적인 협회였다면, 아마야구 발전을 위해 올바른 곳에 쓰였어야 하는 돈이 내부고발자 괴롭히기와 ‘특정인 죽이기’ 용도로 헛되이 쓰인 셈이다.
 
그렇다면 이 막대한 돈은 과연 어디서 나온 것일까. KBSA 내부 사정을 소상히 아는 야구인은 KBSA가 KBO에서 내려온 지원금을 소송전 비용으로 탕진하고 있다KBO 사무총장 출신 양해영 부회장의 승인 아래 KBO 지원금이 엉뚱한 곳에 낭비되고 있다이라고 전했다.
 
KBSA 김용균 사무국장도 “KBO 지원금에서 사용한 게 맞다”고 인정했다. “KBSA 예산 내역을 보면 알겠지만 전부 사용될 곳이 정해져 있어 소송비용 등을 따로 떼놓기 어렵다. KBO에서 받은 지원금을 소송 등에 사용하고 있는 게 사실”이란 설명이다.
 
KBSA의 소송전은 지난해 초 취임한 김응용 회장 체제에서도 이어졌다. 2017년 1월 이후 KBSA가 지출한 각종 소송 비용과 미지급 임금은 김응용 회장과 양해영 부회장의 결재를 받아 이뤄졌다. 양 부회장은 부회장 취임 이전까지 KBSA 특임이사 신분으로 KBO에서 내려오는 지원금 사용을 관리하는 일을 맡았다. 
 
도대체 누굴 위한 싸움인지, 무엇을 위한 싸움인지도 알 수 없는 ‘30연패’ 행진에 야구발전을 위해 쓰여야 할 소중한 예산이 낭비되는 현실. 이것이 한국 아마추어 야구의 부끄러운 민낯이다. 
 
배지헌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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