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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스플 현장] 의원들 너도 나도 SUN, SUN… 문광위 국감은 ‘선동열 국감’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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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10 (수) 18:22

                           
[엠스플 현장] 의원들 너도 나도 SUN, SUN… 문광위 국감은 ‘선동열 국감’

 
[엠스플뉴스=국회]
 
“현역 시절 선동열 감독님의 광팬이었습니다.”
 
“제가 신청한 증인은 아니지만, 선동열 감독님께 질문 한 가지만 하겠습니다.”
 
“그대로 서계세요. 저도 선동열 감독님께 물어볼 게 있습니다.”
 
2018 정기국회 국정감사 첫날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선 ‘선동열 국감’이 펼쳐졌다. 이날 스포츠 지도자로는 사상 최초로 국감 증인으로 출석한 선동열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향해 국회의원들의 질의가 줄을 이었다. 선 감독을 증인신청한 의원은 물론, 신청하지 않은 의원들까지 너도 나도 선동열 감독을 외쳤다.
 
10월 10일 국회 본관 5층 문광위 회의실에서 열린 국정감사 첫날 일정. 이날 국회에선 ‘국보급 투수’ 출신 선동열 감독의 증인 출석 여부에 관심이 집중됐다. 아침 일찍부터 회의장에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많은 취재진이 몰려들었다. 국감을 준비하는 국회 직원들도 “선동열 감독이 정말 오느냐”며 기대감을 표할 정도였다.
 
현역 시절이라면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는 게 인기의 증거였겠지만, 이날은 사정이 달랐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대회 야구 국가대표팀을 둘러싼 논란에 답변을 듣는다는 목적으로 증인 채택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손혜원(더불어민주당), 김수민(바른미래당), 조경태(자유한국당) 등 각기 다른 당적의 세 의원이 동시에 선 감독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그만큼 논란과 화제의 중심에 자리한 선 감독이다.
 
국회의원들은 여론의 방향을 본능적으로 캐치하는 능력을 지녔다. 선 감독을 향한 여론의 관심을 감지한 의원들은 너나없이 선 감독에게 질문을 던졌다. 먼저 질의에 나선 김수민 의원은 국가대표팀 선수 선발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손혜원 의원은 선 감독이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된 과정에 의혹을 제기했다. 그 배경에 야구계 ‘적폐’로 지칭한 양해영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 사무총장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선 감독의 연봉과 판공비까지 도마에 올랐다. 
 
조경태 의원은 병역 특례 문제에 초점을 맞췄다. 이 주제로 먼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질의한 조 의원은 선 감독을 일으켜 세운 뒤 "병역특례 제도를 없애자는 의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물었다. 선 감독은 “제도에 따르겠다”는 답을 내놨다.
 
선 감독을 증인으로 신청하지 않은 의원들은 다소 우호적인 입장에서 질문을 던졌다. 자유한국당 한선교 의원은 "사적 감정이었으면 선동렬 감독이 (대표팀 이종범 코치의 아들인) 이정후를 처음부터 뽑았을 것”이라며 “그래서 선동렬 감독에게 신뢰를 보낸다”고 지원 사격을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의원은 “억울한 측면이 있더라도 야구 감독으로 이곳까지 온 것에 한 말씀 부탁한다”며 선 감독에게 해명의 기회를 제공했다.
 
자유한국당 김재원 의원은 선 감독에게 “오지환을 뽑을 때 실력으로 뽑았나, 아니면 병역 특례를 고려했나”를 물은 뒤 ‘실력으로 뽑았다’는 답이 나오자, “선수 선발을 잘못했다기보다 병역특례를 염두에 두고 선발한 게 문제”라며 "병역특례가 한 번의 금메달로 결정될 것이 아니고 점수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감 말미 안민석 위원장은 선 감독이 국감장까지 나오게 된 상황에 유감을 표했다. 안 위원장은 "어떤 이유에서든 야구 감독이 이곳까지 나왔다는 게 유감”이라며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없었으면 한다”고 선 감독에게 동정을 보냈다.
 
2시간 동안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의원들의 질문 세례를 받은 선 감독은 증인 신문이 모두 끝나자 굳은 얼굴로 국감장을 빠져 나갔다. 카메라 플래시에 둘러싸인 옛 ‘국보’의 뒷모습이 더없이 초라해 보였다. 
 
배지헌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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