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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우의 MLB+] 류현진, NLDS 1차전 등판 프리뷰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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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04 (목) 19:22

                           
· 애틀랜타를 상대로 설욕전에 나선 류현진
· 초구 패스트볼을 줄이고 체인지업을 활용한 구속가감 필요
· 애틀랜타 타선의 약점 공략을 위해선 신형 커터를 적극 활용해야…
· 홈구장 + 따뜻한 날씨는 패스트볼 구속에 긍정적
 
[이현우의 MLB+] 류현진, NLDS 1차전 등판 프리뷰

 
[엠스플뉴스]
 
류현진(31·LA 다저스)이 2018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첫 번째 경기에 나선다.
 
지난 3일(한국시간) 다저스 감독 데이브 로버츠는 한국시간으로 5일 오전 9시 37분에 열리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2018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 1차전 선발 투수로 류현진을 예고했다. 이로써 류현진은 역대 한국인 메이저리거 최초로 소속팀의 포스트시즌 첫 경기에 등판한 선발 투수가 됐다.
 
포스트시즌(PS) 첫 경기 선발 투수가 지닌 상징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PS 선발 로테이션은 보통 4인으로 구성된다. 한편, 디비전시리즈(DS)는 5판 3선승제다. 따라서 5차전까지 갈 경우 1차전 선발이 다시 등판하는 경우가 많다. 즉, 1차전 선발 투수는 대부분의 DS에서 2번 등판하는 유일한 투수다. 당연히 전통적으로 에이스만이 맡을 수 있는 자리다. 
 
물론 다저스가 류현진을 1차전 선발로 내정한 근거는 표면적으로는 에이스인 클레이튼 커쇼에게 포스트시즌 등판을 앞두고 하루 더 휴식일을 주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여전히 다수의 현지 매체는 1차전에 등판한 류현진이 아닌, 2차전에 등판 예정인 커쇼가 4일 휴식 후 5차전에 등판할 수도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좀 더 깊게 들여다보면 기실 이번 커쇼의 2차전 등판은 다저스가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부터는 커쇼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겠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을 확률이 높다.
 
 
 
하지만 이러한 복잡한 내부 사정을 떠나서, 올 시즌 류현진이 인상적인 투구 내용을 보이지 않았더라면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 등판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그만큼 올해 류현진의 활약은 인상적이었다. 2018시즌 류현진은 하체 부상으로 3개월 넘게 경기에 나서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15경기에 등판해 7승 3패 82.1이닝 평균자책점 1.97을 기록했다. 
 
특히 팀의 지구 우승 여부가 걸린 마지막 3경기에선 19.0이닝 1실점으로 틀어막으며 3승을 거뒀다. 이에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의 등판 후 인터뷰마다 "그는 빅 게임 피처(big game pitcher, 큰 경기에 강한 투수)"라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 이를 고려했을 때 류현진의 디비전시리즈 1차전 등판은 실력으로 따낸 자리이자, 그 자체로 축하할만한 일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렇다면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 등판할 류현진이 애틀랜타 타선을 효과적으로 상대하기 위해선 어떤 투구 전략을 가져가야 할까? 애틀랜타 타자들의 특징과 최근 달라진 류현진의 투구 패턴을 중심으로 류현진이 가져가야 할 투구 전략을 살펴보자.
 
애틀랜타 타선을 효과적으로 상대하기 위한 전반적인 전략은?
 
[이현우의 MLB+] 류현진, NLDS 1차전 등판 프리뷰

 
류현진이 상대할 애틀랜타는 주전 야수 8명의 평균 연령이 만 26.5세에 불과한 '젊은 팀'. 포수 커트 스즈키(34)와 우익수 닉 마케이키스(34)를 제외한 전원이 20대로 구성됐다. 어린 선수들이 대부분인 만큼 전반적으로 1. 적극적으로 배트를 내는 편(스윙비율 49.3%, 전체 2위)이며, 2. 패스트볼을 상대로 강점(포심 타율 .277, 전체 4위)을 보인다.
 
이런 유형의 타선을 상대할 땐 초구로 패스트볼을 던져 스트라이크를 잡으려고 하다간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다(애틀랜타 초구 패스트볼 상대 타율 .385). 한편, 초구는 모든 카운트를 통틀어 류현진이 가장 많은 피홈런(13개)을 허용한 구간이기도 하다(통산 초구 피OPS .979). 여기에는 초구 패스트볼 스트라이크 비율이 높았던 것이 한몫했다.
 
그런데 지난달 24일 샌디에이고전에서부터 류현진에겐 흥미로운 변화가 관찰되기 시작했다. 이날 류현진은 평소와는 달리 초구로 패스트볼을 던지는 비율이 36.4%로 낮아졌다. 그 대신 체인지업(13.7%)이나 느린 커브(45.5%)을 초구로 던지고, 그다음에서야 패스트볼을 던졌다. 이는 샌디에이고의 젊은 타자들이 패스트볼에 강하다는 점을 역이용한 볼배합이다.
 
또한, 이런 식의 투구 패턴은 부수적으로 구속 가감 효과를 통한 패스트볼 체감 구속 상승을 불러일으켰다. 이러한 전략 수정이 가능했던 이유는 기본적으론 수술 이전 류현진의 주무기였던 체인지업이 예전 모습을 되찾았기 때문이다.
 
[이현우의 MLB+] 류현진, NLDS 1차전 등판 프리뷰

 
올 시즌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피안타율 .169 피장타율 .271이라는 무시무시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이를 직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100구당 구종가치(Pitch Value, 해당 구종을 던져 얻은 득실)다.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100구당 구종가치에서 3.04점으로 2018년 70이닝 이상을 소화한 선발 투수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 중이다. 
 
이런 체인지업을 통한 완급조절이야말로 메이저리그 투수치곤 빠르지 않은 구속에도 류현진의 포심 패스트볼(평균 90.1마일, 145.0km/h) 피안타율이 .206에 불과할 수 있었던 이유다. 이번 애틀랜타와의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서도 류현진은 초구 패스트볼 비율을 줄이고, 체인지업과 느린 커브를 통한 완급 조절에 신경 쓸 필요가 있다.
 
한편, 류현진에겐 애틀랜타 타자들을 상대하기 위한 효과적인 무기가 하나 더 있다. 바로 최근에 개발한 슬라이더성 컷패스트볼(커터)이다(관련 기사: [이현우의 MLB+] 류현진의 '신형 커터'를 주목하라).
 
아쿠냐를 상대론 신형 커터, 프리먼을 상대론 체인지업
 
[이현우의 MLB+] 류현진, NLDS 1차전 등판 프리뷰

 
[이현우의 MLB+] 류현진, NLDS 1차전 등판 프리뷰


 
 
류현진은 지난달 18일 경기에서 기존과는 달리, "빠른 슬라이더를 던질 때처럼 각도 변화를 줘서" 커터를 던졌다. <브룩스베이스볼>에서 제공하는 로-데이터(Raw-Data, 원자료)를 추출한 결과 이날 류현진이 던진 신형 커터는 기존 커터에 비해 상하로 6.6cm, 좌우로 5.8cm만큼 더 큰 무브먼트를 보였다. 이는 2014시즌 던졌던 고속 슬라이더와 거의 같은 무브먼트다.
 
이 구종이 중요한 이유는 애틀랜타 타자들이 가장 약한 구종이 슬라이더(슬라이더 상대 팀 타율 .216)이기 때문이다. 류현진은 지난해 부상 복귀 이후 슬라이더 구사를 자제해왔다(구사율 2.9%). 따라서 애틀랜타 타선의 약점을 공략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그러나 최근 개발한 (고속 슬라이더와 유사한 움직임을 보이는) 신형 커터를 사용하면 이 문제는 쉽게 해결된다.
 
신형 커터는 특히 애틀랜타의 신성 로날드 아쿠냐(2018시즌 111경기 26홈런 64타점 타율 .293 OPS .917)를 상대할 때 효과적일 수 있다. 아쿠냐는 류현진이 던지는 구종인 패스트볼(상대타율 .324), 체인지업(상대타율 .406), 커브볼(상대타율 .321)을 상대로 모두 강점을 보인다. 이런 아쿠냐의 유일한 약점이 슬라이더(상대타율 .220)와 커터(상대타율 .250)이다.
 
그러나 간판타자인 프레디 프리먼(2018시즌 162경기 23홈런 98타점 타율 .309 OPS .892)을 상대로는 오히려 체인지업이 더 효과적일 수도 있다. 물론 좌타자인 프리먼에게 좌투수인 류현진이 체인지업을 던지는 것은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효과적이지 못하다.
 
[이현우의 MLB+] 류현진, NLDS 1차전 등판 프리뷰

 
문제는, 프리먼이 체인지업을 제외한 전 구종을 상대로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다(특히 커터를 상대론 .412를, 슬라이더를 상대론 .323를 기록 중이다). 이런 상황에선 일반론과는 반대로 체인지업을 던지는게 나을 수 있다(실제로 올 시즌 류현진은 좌타자를 상대로 체인지업을 40구 던져 피안타율 .200 피장타율 .200를 기록 중이기도 하다).
 
물론 류현진의 성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다. 부상 복귀 후 류현진은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90마일 이상인 경기에서 155.2이닝 평균자책 2.48을, 90마일 이하인 경기에서 53.1이닝 평균자책 4.73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패스트볼 구속은 선수의 당일 컨디션에 달린만큼, 분석가로서 선수에게 빠른 구속을 요구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
 
한 가지 다행스러운 점이 있다면 내일 경기가 열리는 LA의 기온이 경기가 열리는 오후 5시 30분경은 22도로 10월 기준으론 높은 축에 속해서 빠른 구속을 내기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또한, 컨디션 조절에 용이한 홈구장에서 디비전시리즈 1차전이 치러진다는 점도 류현진에게 긍정적인 요소다(2018시즌 홈 평균자책점 1.15).
 
이런 요소들은 최근 한 단계 더 진화한 투구 전략과 함께 내일 경기 류현진의 호투가 기대되는 이유다.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프리뷰
 
 
 
이현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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