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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쓰는이력서] (19) 성균관대 박준형, 성실함으로 빛 발할 그의 인생경기는 지금부터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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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04 (목) 16:22

                           

[내가쓰는이력서] (19) 성균관대 박준형, 성실함으로 빛 발할 그의 인생경기는 지금부터



[점프볼=강현지 기자] 2018년 신인 드래프트에 도전하는 ‘예비 프로’가 쓰는 취업이력서. 19편의 주인공은 성균관대 주장 박준형(22, 179cm)이다. 그간 자신을 괴롭히던 부상에서 벗어나 존재감을 보이기 시작한 박준형은 후반기 들어 팀 승리에 감초 같은 존재가 되고 있다. 필요할 때 공수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해주며 리더로서 팀을 빛나게 해준다. 그런 빛을 이제 프로무대에서 발휘할 차례. 예비 프로인 그가 신인드래프트를 앞두고 출사표를 전해왔다.

[내가쓰는이력서] (19) 성균관대 박준형, 성실함으로 빛 발할 그의 인생경기는 지금부터

울산이 고향인 박준형은 어릴적 모비스의 경기를 보러 갔다가 농구에 관심이 생겨 길거리농구로 코트에 들어섰다. 제2의 우지원이 되기를 꿈꾸며 시작한 농구, 한양대 김윤환과 실력점검을 위해 화봉중으로 테스트를 보러 갔다가 본격적인 농구부 생활에 입문했다. 부모님의 반대에 부딪히는 난관도 있었지만, 누나의 믿음은 무엇보다 든든했다. 

당시 모비스에서 유소년농구를 하면서도 개인상을 받으며 제법 실력을 인정 받았다고 하지만 프로를 꿈꾸는 엘리트 스포츠의 세계는 녹록치 못했다. “그땐 농구가 이렇게 어려운 건 줄 몰랐죠. 선수들이 너무 많아서, 벤치에서 있다 보니 농구 시작한 걸 후회하기도 했었어요. 그때 팀 선수가 20명정도 됐거든요.” 박준형이 되돌아본 어린시절이다.

화봉중은 2011년 춘계대회 우승, 종별선수권까지 우승을 거머쥐었지만, 벤치 신세였던 그는 진정한 기쁨을 맛보지 못했다. 이후 박준형은 일생일대의(?) 중요한 결정을 내린다. 고등학교 진학을 앞둔 중학교 3학년 후반기때 대전중으로 전학을 결심한 것. 

“종별선수권 우승하고 추계대회를 앞두고 대전중으로 전학을 갔어요. 대전중이랑 연습 경기를 할 때 서순택 코치님이 절 좋게 보셨다고 하시더라고요. 수비가 좋고, 발이 빠르다고 해서 스카우트하신 것 같았어요(웃음).” 이유는 딱 하나, 경기에 더 많이 뛰기 위해서였다. 박준형이 계속 말을 이었다.

“대전고로 가서 우승을 하진 못했지만, 경기에 뛰다보니 ‘이게 농구구나’싶었죠. 뛸 수 있는 만큼 경기에 다 뛰었고, 3학년 땐 주장까지 했어요. 가장 성적을 좋게 거뒀던 게 8강이었는데, 그래도 그 때 농구를 정말 재밌게 했던 것 같아요.”

[내가쓰는이력서] (19) 성균관대 박준형, 성실함으로 빛 발할 그의 인생경기는 지금부터

그의 장점을 높이 산 김상준 감독은 그를 성균관대로 불러들였다. 수비가 좋았던 그로서는 풀코트 프레스를 내세웠던 김 감독의 스타일에 딱 맞는 카드인가 했지만, 이헌, 김민성 등 형들의 그늘에 가렸고, 또 정규리그 16전 전패라는 최악의 성적을 받아들며 신입생 시즌을 마쳤다. 

2학년과 3학년 시절, 그리고 주장을 맡은 올해 정규리그 초반만 해도 미비한 존재감에 그쳤던 박준형은 흔히들 말하는 ‘인생 경기’를 맞이했다. 지난 9월 11일, 상명대와의 홈 경기에서 15점(3리바운드 3어시스트)을 터뜨리며 팀 승리에 보탬이 된 것. 게다가 득점 기록은 대학 입학 이후 최고 기록이다.

“그동안은 제 공격을 못했던 것 같아요”라고 아쉬움 섞인 이야기를 꺼낸 그는 “공을 잡으면 골대를 봐야 하는데, 그전까지는 팀원들에게 패스부터 하려고 했었어요. 수비에서는 악착같이 했는데, 프런트코트를 넘어가서 공격할 때면 소심해졌어요. 실책하면 교체되겠지라고 걱정부터 했었어요”라며 지나온 시간을 되돌아봤다. 

“배짱이 없었던 것 같아요. 이 실수로 벤치로 다시 불리지 않을까 걱정했고, 또 지면 어떡하나라는 생각을 했어요. (김상준)감독님은 실수하는 것보다 자신감 없이 할 때 더 야단을 치시거든요. 드라이브인을 할 때도 제 공격을 안 하고, 패스한다며 혼나기도 많이 혼났죠.”

그가 기지개를 켠 것은 지난 7월 영광에서 펼쳐졌던 종별선수권대회. 대회평균 4.3득점 3리바운드 1.3어시스트, 정규리그 1학기 기록과 비슷했지만, 무엇보다 그의 마인드가 바뀐 것이 호재였다. “후반기를 시작하면서 달력을 보니까 드래프트까지 얼마 남지 않았더라고요. 후회 없이 해보자고 마음먹었던 것이 절 달라지게 한 것 같아요.” 박준형의 말이다.

“결국 마인드 차이더라고요. 상명대 전에서도 1초를 남기고 슛을 성공시켰는데, 느낌이 좋았어요. 3쿼터에도 코치님이 슛 타이밍이 빠른 것 같다고 하셨는데, 그것까지 들어가더라고요. 그때부터 자신감이 붙었어요. 골대를 보고 하면 상대의 움직임이 보이니까 잘 풀어나갈 수 있는데, 옆만 보니 제 찬스인지도 몰랐던거죠.”

박준형은 김상준 감독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감독님이 항상 자신감을 가지고 하라고 하세요. 기술들도 많이 알려주시고요. 연습 경기를 할 때 안 되는 부분이 있으면 타임을 불러서 세세하게 짚어주세요. 이상열 코치님도 슈팅 부분에서 많이 도와주시고요. 연습할 때 볼도 잡아주시기도 하시고…. 잘 돼서 감독, 코치님께 도와주신 거에 보답하고 싶어요.”

2018년 KBL 국내 신인선수 드래프트는 11월 26일, 최종면접까지 53일 남은 가운데 그는 올 시즌 팀 목표인 ‘대학리그 최고 성적’을 거두는데 성공했다. 지난 2일 연세대를 꺾으면서 정규리그 3위를 확정 지은 것. 이제는 개인적인 목표에 시선의 끝을 뒀다. 

부상으로 실력 발휘를 하지 못해 ‘건강하게 마무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프로 관계자들에게 그의 이름을 널리 알리는 것도 중요할 터. 박준형은 “평소에 양동근 선수의 플레이 영상을 많이 봐요. 힘이 있으시고, 슛도 있으시잖아요. 강약조절은 물론이고요. 그만큼 최고의 선수까지는 어렵겠지만, 성실하고, 악착같이 하는 선수다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라고 드래프트 참가를 앞둔 각오를 전했다. 

정규리그 3위를 확정지은 성균관대는 8일 중앙대와 홈 경기를 치른 뒤 13일 전라북도 전주에서 시작되는 전국체전 일정을 소화한다. 첫 상대부터 프로데뷔를 하게 되면 맞붙을 형들과의 맞대결이다. 15일 오후 12시 40분, 전북대표로 나서는 상무 국군체육부대와 일반부 단체전을 시작한다. 

# 사진_ 점프볼 DB(홍기웅, 유용우 기자)



  2018-10-04   강현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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