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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준구의 타임머신] 전자랜드의 지긋지긋했던 원주 징크스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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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28 (금) 15:00

                           

[민준구의 타임머신] 전자랜드의 지긋지긋했던 원주 징크스



[점프볼=민준구 기자] 2007-2008시즌이 막바지에 다다른 2월 15일, 인천 전자랜드는 4년여 만에 5연승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길목을 막고 있던 팀은 역대급 전력을 자랑했던 원주 동부. 유독 동부에 약했던 전자랜드는 5연승을 위해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게 된다.

2007-2008시즌은 중위권 싸움이 치열했던 때로 유명하다. 시즌 종료 후, 5위 SK와 7위 전자랜드까지 29승 25패로 동률을 이룰 정도. 전자랜드는 상대 전적에 밀려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다. 그러나 5라운드가 진행 중이던 2월에는 한때 6위까지 치고 올라가기도 했다. 전자랜드는 시즌 2번째 4연승을 기록하며 순항하고 있었다.

5연승 길목에서 만난 팀은 동부. 김주성, 표명일, 이광재, 레지 오코사 등 탄탄한 전력을 갖추며 단독 1위에 당당히 올라선 최강팀이었다. 특히 전자랜드는 동부만 만나면 약한 모습을 보였다. 2005-2006시즌부터 2006-2007시즌까지 11연패를 당했고 원정 14연패라는 치욕을 맛보기도 했다. 좋은 흐름을 유지하다가도 동부만 만나면 무너지는 이른바 ‘원주 징크스’에 빠진 것이다.

전자랜드는 2007년 12월에 첫 4연승 행진을 달렸지만, 역시 원주치악체육관에서 동부에 막힌 바 있다. 또 한 번 막다른 곳에서 동부를 만난 만큼, 전자랜드의 필승 의지는 강했다.

전자랜드 프런트는 원주치악체육관으로 이동할 때 무려 5대의 차량으로 이동했다. 구단 승합차에 이익수 단장, 양원준 전 사무국장, 김성헌 운영팀장(현 사무국장), 김종덕 전 마케팅 팀장의 승용차까지 총동원한 것이다. 5대의 차량을 동원한 건 5연승을 위한 의지였다.

김성헌 사무국장은 “우리가 유독 동부만 만나면 힘들어했다. 최희암 감독님이 오시면서 팀 성적이 올라가고 있을 때 역시 동부에 맥없이 무너질 때가 많았다. 10년 전 일인 만큼 자세하진 기억나지 않지만, 5연승을 위해 5대의 차량을 가져간 것은 생각난다. 그만큼 동부를 이기고 싶었다(웃음)”고 회상했다.

[민준구의 타임머신] 전자랜드의 지긋지긋했던 원주 징크스

두 팀의 승부는 예상대로 치열하게 흘렀다. 전자랜드는 리온 트리밍햄과 김성철을 앞세워 1쿼터를 32-24로 앞섰다. 2쿼터 9득점에 그치며 주도권을 빼앗겼지만, 후반 황성인과 트리밍햄의 투맨쇼에 힘입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4쿼터 종료 6초 전, 트리밍햄은 83-86으로 뒤진 상황에서 자유투 1구만 성공한 뒤, 2구를 고의로 실패하고 공격 리바운드 후 골밑 득점을 성공시켰다. 동부가 마지막 공격을 실패하면서 승부는 연장으로 흘러갔다.

연장 접전까지 간 이날 승부는 결국 전자랜드의 92-95 패배로 마무리된다. 표명일에게 쐐기포를 얻어맞으며 다 이긴 경기를 내주고 만 것이다. 트리밍햄과 섀넌이 55득점 18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합작했지만, 표명일에게 29득점 4리바운드 6어시스트 3스틸을 헌납하며 다시 5연승 문턱에서 무너지고 말았다.

김성헌 국장은 “정말 아쉬웠던 승부로 기억한다. 천적을 넘을 수 있는 기회였는데 아직도 그날만 생각하면서 아쉬움이 몰려온다(웃음)”며 웃어넘겼다. 

전자랜드의 단일 시즌 5연승은 1년 10개월이 지난 2009년 12월 19일에 이뤄졌다. 물론 이때도 원주치악체육관에서의 동부 전은 1승 2패로 여전히 열세였다. 2010-2011시즌에 이르러 겨우 상대 전적 및 원주치악체육관 상대 전적에서 우위를 보일 수 있었다.

# 사진_KBL 제공



  2018-09-28   민준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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