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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한의 골든크로스] ‘과부하’ KIA 마운드, 미래지향적 관리 필요하다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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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04 (화) 07:22

                           
올 시즌 34경기가 남은 가운데 8위라는 KIA 타이거즈의 성적은 분명히 실망스러운 숫자다. 그래도 시즌 막판까지 최선을 다해 5위 자리를 노려야 한다. 다만, 미래지향적인 마운드 운영이 꼭 필요하다. 시즌 내내 과부하가 걸린 투수진을 세심하게 관리해야 한다.
 
[김근한의 골든크로스] ‘과부하’ KIA 마운드, 미래지향적 관리 필요하다

 
[엠스플뉴스]
 
‘디펜딩 챔피언’의 위엄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다. KIA 타이거즈는 상위권 다툼이 아닌 5위 자리를 두고 간당간당한 가을야구 생존 경쟁을 펼치는 상황이다. 올 시즌 내내 투·타에서 불안정한 전력을 노출한 KIA는 남은 시즌 구상을 두고 골머리를 앓게 됐다.
 
가장 표면적으로 드러난 KIA의 문제점은 바로 마운드다. KIA의 올 시즌 팀 평균자책은 리그 9위(5.36)다. 지난해 팀 평균자책 성적(4.79·5위)과 비교해 확연히 하락한 기록이다. 특히 팀 선발진 평균자책은 5.64로 리그 최하위에 그친 KIA 마운드다.
 
양현종(24G 11승 9패 평균자책 3.78)과 헥터 노에시(22G 9승 8패 평균자책 4.63)가 그나마 버텨줬지만, 나머지 선발진이 무너졌다. 팻딘(19G 2승 6패 평균자책 6.30)은 극심한 부진 끝에 불펜과 선발을 오가는 신세가 됐다. 임기영(14G 5승 8패 평균자책 6.00)과 한승혁(15G 5승 3패 평균자책 6.68)도 불안정한 흐름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계속 안정적으로 소화하지 못했다.
 
선발진뿐만 아니라 불펜진도 불안정했다. 기존 마무리였던 김세현이 시즌 초반 흔들리면서 집단 마무리 체제도 구축했다. 그러다가 후반기부턴 윤석민이 마무리로 나섰다. 한 KIA 선수는 “솔직히 시즌 내내 어수선한 상태가 이어진 건 사실이다. 지난해와 같이 좋은 더그아웃 분위기가 좀처럼 나오지 않는다. 또 선수단이 약간 방심한 면도 있는 것 같아서 아쉽다”며 짧은 한숨을 내쉬었다.
 
‘5선발’ 임창용, 더는 유지할 이유가 없다
 
[김근한의 골든크로스] ‘과부하’ KIA 마운드, 미래지향적 관리 필요하다

 
다행히 KIA는 아시아경기대회 휴식기로 마운드 재정비의 시간을 보냈다. 남은 34경기에선 투수들에게 명확한 역할이 맡겨질 필요가 있다. 또 아시아경기대회를 다녀온 양현종·임기영의 복귀 등판 시점을 세심하게 잡아야 한다.
 
무엇보다 지난해와 비슷한 불명확한 보직 경계선이 있으면 안 된다. KIA는 지난해 시즌 막판 심동섭·김진우·임기준 등이 선발 등판 며칠 전 불펜 등판을 소화하는 마운드 운영을 보여줬다. 하지만, 그 결과는 좋지 않았다. 실제로 투수들도 단기간 안에 불펜과 선발을 오가는 상황으로 어려움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관련 기사: 금이 간 KIA 선발진, 불펜 알바는 ‘독’이었나 http://www.mbcsportsplus.com/news/?mode=view&cate=1&b_idx=99927538.000#07D0)
 
베테랑 투수 임창용의 선발 로테이션 소화 역시 재고해야 할 문제다. 임창용은 7월 20일 KT WIZ전부터 선발진에 합류해 5경기 등판 1승 3패 평균자책 11.25로 부진했다. 가장 큰 문제는 이닝 소화력이다. 일정 투구 수가 넘어가면 구위가 떨어지는 흐름이 나온 임창용은 5차례 선발 등판 동안 경기당 평균 4이닝을 소화했다.
 
자연스럽게 임창용이 선발로서 메우지 못한 이닝은 불펜진의 부담이 됐다. 무엇보다 43살 베테랑 투수의 시즌 도중 선발 전환이 구단의 미래를 봤을 때 옳은 일인지 의문이다. 설사 선수가 선발 전환을 원했더라도 이를 냉철하게 판단할 몫은 감독에게 있다. 당시엔 과감한 결단이었지만, 지금까지 결과는 실패에 가깝다. 차라리 팀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9월부터라도 젊은 투수들에게 5선발 자리를 맡기는 게 옳은 길이다.
 
불펜진엔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김근한의 골든크로스] ‘과부하’ KIA 마운드, 미래지향적 관리 필요하다

 
올 시즌 불펜진에선 김윤동(59.1이닝)과 임기준(37.1이닝)에 쏠리는 과부하가 문제다. 특히 김윤동은 지난해 80.1이닝을 소화한 뒤 올 시즌에도 77.2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흐름이다. 김윤동이 올 시즌 소화한 59.1이닝은 리그 불펜진 이닝 소화 5위의 기록이다. 
 
김윤동은 올 시즌 등판 경기 수(46경기)와 비교해 이닝 소화 숫자가 비교적 많은 편이다. 올 시즌 김윤동은 9차례 연투(3연투 한차례 포함)를 펼쳤다. 또 김윤동의 경기당 1.1이닝 이상 등판 횟수는 올 시즌 전체 등판 숫자인 46경기 가운데 22번에 달한다. 주로 근소하게 앞선 상황에서 등판하는 필승조 특성상 잦은 멀티 이닝 소화는 더욱더 큰 신체적·정신적 부담감을 투수에게 안겨줄 수 있다.
 
[김근한의 골든크로스] ‘과부하’ KIA 마운드, 미래지향적 관리 필요하다

 
지난해 시즌 막판 광배근 부상을 당했던 좌완 필승조 임기준에게도 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임기준은 7월 26일부터 8월 5일까지 5차례 구원 등판해 총 9이닝 164구를 던졌다. 그리고 이틀을 쉰 뒤 8월 8일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1.1이닝 23구를 다시 던졌다. 다소 무리해 보일 수 있는 투구 흐름이다.
 
긴 팔꿈치 재활에서 회복해 올 시즌 초반부터 좋은 구위를 보여준 유승철의 활용 방법도 아쉽단 시각이 있다. 애매한 상황에서 멀티 이닝을 소화하는 역할보단 필승조 역할을 명확히 유승철에게 맡겼으면 김윤동의 부담감도 한층 덜어질 수 있었다. 8월 초부터 팔꿈치 통증으로 휴식을 취한 유승철은 9월 초 복귀가 가능한 상태다.
 
아직 5위의 희망이 남은 KIA에 9월은 막판 스퍼트를 할 승부처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무리한 마운드 운영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 세상은 점점 변화한다. 야구도 그렇다. 이제 눈앞의 1승만을 위한 무리한 운영을 펼치면 팬들이 비판의 목소리를 쏟는 분위기다. 한국야구 문화에서 철저히 ‘을’의 신세인 투수들은 입이 있지만, 입을 열 순 없다. 명확한 보직 경계선을 만들고, 미래지향적인 마운드 운영이 필요한 시기다.
 
김근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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