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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하위권에서 다크호스로’ 종별선수권 2연패 거머쥔 성균관대 이야기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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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03 (월) 17:00

                           

[매거진] ‘하위권에서 다크호스로’ 종별선수권 2연패 거머쥔 성균관대 이야기



[점프볼=김용호 기자] ‘꼴찌 후보’. 2010년 대학농구리그 출범 이후 성균관대에게서 좀처럼 떨어지지 않던 꼬리표였다. 최근 5년간 전패로 최하위만 두 차례, 2013년부터 4년 연속 플레이오프 무대도 오르지 못했다. 그랬던 성균관대가 완전히 달라졌다. 지난해 정규리그 단독 5위와 7년 만의 종별선수권 우승, 그리고 플레이오프 진출. 이제는 ‘약체’ 대신 ‘다크호스’라는 수식어가 붙게 됐다. 성균관대는 이것이 ‘어쩌다 반짝’이 아님을 입증했다. 

지난 8월 2일, 영광에서 열린 제73회 전국종별농구선수권대회에서 또 한 번 정상에 선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무엇이 성균관대의 상승세를 이끈 것일까. 어떤 변화가 있었기에 수식어가 바뀌게 된 것일까?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매거진] ‘하위권에서 다크호스로’ 종별선수권 2연패 거머쥔 성균관대 이야기

▲ MBC배 아쉬움 털어낸 종별선수권

지난해 언더독의 반란을 일으켰지만, 그에 비해 올해 1학기는 순탄치 않았다. 1학기 정규리그를 공동 4위(6승 4패)로 마쳤지만 분명 아쉬움이 있었다. 경희대가 단 한 경기차로 3위에 올라있는 것을 감안하면, 경희대와의 두 경기에서 모두 석패를 당했던 게 더욱 뼈아팠다. 그리고 그 아쉬움은 MBC배에서도 털어내지 못했다. 호기롭게 조별 예선을 거쳐 결선에 올랐지만, 준결승에서 연세대에게 패하며 더 높은 곳에 올라설 기회를 놓쳤던 것이다.

그런 면에서 종별선수권은 분위기를 끌어올릴 절호의 기회였다. 단국대라는 강적이 있었지만 고비를 잘 넘겼다. 조별 예선에서도, 결승에서도 단국대를 만나 어려운 경기를 펼쳤지만, 승부처에서 집중력을 되찾았고, 결국 챔피언 자리를 지켰다.

김상준 감독은 “우승한 건 정말 기분 좋은 일이다. 선수들이 정말 무더웠던 한여름 날씨에 부상도 없이 잘 마무리해줘서 더 기쁘다”라며 우승 소감을 전했다. 대회 최우수선수상을 수상한 이윤수(204cm, C)도 “여름에 고생하며 운동한 걸 보상받는 것 같아 기분 좋다. 처음에는 제 기량이 다 안 나오는 것 같아 걱정이었는데, 마무리를 잘 했다. 최우수선수상은 기분 좋은 일이지만 팀원들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 같다”며 수상의 공을 팀원들에게 돌렸다.

[매거진] ‘하위권에서 다크호스로’ 종별선수권 2연패 거머쥔 성균관대 이야기

다만 주장 박준형(179cm, G)은 아쉬움도 남는 듯 했다. 팀은 우승했지만 주장으로서 큰 역할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었다. 1학기 막판 발목 부상을 당했던 그는 MBC배에 결장했고, 종별선수권에서 복귀했지만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데에 시간이 부족했다. “일단 2연패를 달성한 건 정말 좋다. 팀원 모두가 열심히 해서 얻은 성적이기 때문에 뜻깊다. 다만 개인적으로 부상 복귀 후 몸을 만들 시간이 짧아 좋은 활약을 펼치지 못한 게 아쉽다.” 

그런가하면 야전사령관으로 거듭난 양준우(187cm, G)는 “작년부터 리그 순위도 많이 올라가고 종별선수권도 우승해서 너무 좋다. 이제는 연세대, 고려대도 이겨서 우승을 해봤으면 좋겠다”며 큰 포부를 밝혔다.

▲ 어떻게 2연패가 가능했을까

냉정히 말하면 최근의 종별선수권대회는 대학무대 최강자를 가리는 무대로 보기에는 다소 무게감이 떨어지는 편이다. MBC배 대회와 일정이 맞물리면서 선수들의 휴식 및 여름 전지훈련을 위해 고려대와 연세대를 비롯해 몇몇 팀들은 참가를 꺼려한다. 이번 대회에는 1부 대학에서 성균관대, 단국대, 동국대, 건국대, 명지대 그리고 2부에서 목포대까지 총 6개 팀이 남자대학부에 참가했다. 

종별선수권 디펜딩챔피언인 성균관대의 최대 난적은 단국대였다. 1학기 정규리그에서도 두 차례 모두 마지막까지 단국대의 매서운 추격을 받은 끝에 진땀승을 거뒀던 기억이 있기 때문. “더운 날씨에 선수들이 쉽게 지쳤고, 이로 인해 실수가 많이 나왔다”고 문제점부터 지적한 김상준 감독은 그럼에도 위기를 넘긴 요인으로는 선수들의 ‘경험’을 꼽았다.

김 감독의 말대로 현재 성균관대의 주축을 맡고 있는 선수들은 대학 입학과 동시에 1학년 때부터 충분한 출전 시간으로 경험을 쌓아왔다. 이윤수와 박준은(194cm, F), 양준우, 이재우(186cm, G), 이윤기(188cm, F)는 매년 최소 20분 이상의 시간을 소화하며 대학무대에 적응했다. 처음에야 쉽게 맞아 떨어지지 않았지만, 각자 1~2년의 시간을 보낸 지금은 서로에 대한 끈끈한 믿음이 생길 정도로 하나의 팀이 됐다.

[매거진] ‘하위권에서 다크호스로’ 종별선수권 2연패 거머쥔 성균관대 이야기

선수들도 이 부분에 공감했다. 이윤수와 함께 주득점원으로 자리 잡은 박준은은 “팀이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대처하는 요령이 좋아졌다. 덕분에 팀 분위기도 점점 좋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1학년 시절 리그 공동 10위(최하위)의 아픔을 겪었던 이윤수도 “고등학교 때에 비해 지는 경기가 많다보니, 뒤처지고 있을 때 어떻게 게임을 풀어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방법을 많이 배운 것 같다”고 거들었다. 

양준우도 마찬가지. 그는 “작년에는 초반에 상대한테 끌려갈 때 바쁘게 플레이를 하다 보니 잔실수가 많았다. 지금은 여유롭게 리딩을 시작하면서 길을 볼 수 있는 시야가 생긴 것 같다. 전체적인 패스워크도 좋아졌다”고 비결을 공개했다.

[매거진] ‘하위권에서 다크호스로’ 종별선수권 2연패 거머쥔 성균관대 이야기

▲ 성균관대, 올라가는 일만 남았다!

이처럼 성균관대는 차근차근 한 계단씩 올라가고 있었다. 그 계단 끝에는 분명 정상이 있을 것이고, 김상준 감독과 성균관대 선수들은 그 곳을 바라보고 있다. 김상준 감독은 성균관대 부임 이후 자신의 계획대로 팀이 잘 만들어지고 있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생각했던 대로 잘 가고 있다. 팀이 한 번 바뀌려면 일단 패배의식이 없어야한다. 선수들도 잠재된 재능을 잘 발전시켜서 좋은 선수들로 성장하고 있다. 학교의 지원도 좋다. 이제는 밖에서 성균관대를 꼴찌팀이 아닌 재밌게 농구하는 팀이고 보기 시작해서 뿌듯하다.”

올해 프로에 조기진출 하는 선수가 나오지 않는 이상 성균관대의 주전 라인업은 앞으로 더 탄탄해진다. 아직 잠재력이 풍부한 신입생들은 제대로 전열에 합류하지도 않은 상황. 김상준 감독도 김수환(189cm, G), 조은후(188cm, G), 최주영(205cm, C) 등 신입생들이 하루 빨리 팀에 녹아들길 기대하고 있다. 그는 “1학년 선수들이 시즌 초부터 부상이 있었기 때문에 몸을 끌어올리는 데에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최)주영이도 고등학교 때 백업역할만 많이 해서 팀에 적응하고 녹아들어야 한다. 시간이 해결해 줄 부분이다. 신입생들에게 ‘편안하게 하려고 하면 안 된다’라는 많이 한다. 하루 빨리 성숙한 마인드를 갖길 바란다”며 1학년들의 성장을 기대했다.

[매거진] ‘하위권에서 다크호스로’ 종별선수권 2연패 거머쥔 성균관대 이야기

9월 3일 2018 KUSF 대학농구 U-리그 2학기 일정이 재개되는 가운데 성균관대는 연세대, 동국대, 상명대, 중앙대, 명지대와 남은 5경기를 치른다. 연세대를 제외하면 성균관대보다 순위가 높은 팀은 없다. 여름의 기세를 이어간다면 한 단계라도 더 순위 반등의 가능성도 남아있다. 

지난해 리그 단독 5위로 파란을 일으켰지만 8강 플레이오프에서 곧바로 패배하며 다소 씁쓸하게 시즌을 마감했던 기억도 있다. 이에 김상준 감독은 “여기서 주춤하고 싶지 않다”며 도약을 예고했다. “최하위에서 중위권, 그리고 이제는 상위권에 점점 다가가고 있다. 정상이라는 곳을 한 번 가봐야 한다. 물론 고려대, 연세대 등 탄탄한 팀들이 있기 때문에 쉽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누구나 목표는 확실히 가져야한다. 나도 그렇고, 선수들도 그래야한다.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더 높은 수준으로 팀을 끌어올리고 싶다. 그리고 지금 그 과정에 있다”며 시선의 끝을 멀리 뒀다.

김상준 감독의 1차적인 목표는 4강권 수성. 중상위권 경쟁팀인 동국대, 상명대와의 경기도 예정되어 있어 이들의 2학기 레이스는 더욱 흥미로울 예정이다. “4강권만 지킨다면 플레이오프에서도 재밌는 경기를 계속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야심찬 출사표를 던진 김상준 감독과 성균관대. 잠깐의 휴식 뒤 프로팀과의 연습경기를 통해 쉴 틈 없이 담금질 중인 그들이 바람대로 다가올 가을에 ‘성균관대표 재밌는 농구’를 펼칠 수 있을지 더욱 주목된다.

▲ 제73회 종별선수권 성균관대 주요선수 기록(4G 평균)

이윤수 21.0득점 14.8리바운드 2.3어시스트 1.8스틸 3.3블록

박준은 13.5득점 6.0리바운드 0.8어시스트 1.0스틸 1.0블록

이윤기 9.5득점 5.3리바운드 1.5어시스트 1.3스틸 1.3블록

이재우 7.0득점 1.5리바운드 1.3어시스트 1.3스틸

양준우 6.0득점 2.3리바운드 2.5어시스트 0.5스틸

박준형 4.3득점 3.0리바운드 1.3어시스트

# 본 기사는 점프볼 2018년 9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 사진_점프볼 DB(한필상 기자)



  2018-09-03   김용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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