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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우의 MLB+] '선발 or 불펜' 류현진의 복귀 후 보직은?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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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27 (금) 21:22

                           
[이현우의 MLB+] '선발 or 불펜' 류현진의 복귀 후 보직은?

 
[엠스플뉴스] 
 
왼쪽 사타구니 부상으로 약 3달간 빅리그 마운드를 떠나있었던 류현진이 복귀를 앞두고 있다.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은 27일(이하 한국시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류현진의 재활 소식을 전했다. 로버츠에 따르면 "류현진은 전날 시뮬레이션 게임을 2이닝(38구)가량 소화했으며, 오는 29일엔 3이닝 시뮬레이션 게임을 소화할 예정"이다.
 
앞선 25일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은 (빅리그 복귀까지 시뮬레이션 게임 포함) 적어도 네 차례는 등판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전한 바 있었다. 이대로 재활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류현진은 다음 달 13일 무렵엔 빅리그에 복귀하게 될 것으로 여겨진다. 이에 맞춰 류현진의 복귀 후 보직에 대한 메이저리그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다저스의 25인 로스터에는 6명의 선발 투수가 등재되어 있다. 클레이튼 커쇼, 리치 힐, 알렉스 우드, 마에다 켄타, 로스 스트리플링, 워커 뷸러가 그 주인공들이다. 어느 한 명 선발 로테이션에서 빼기 아까울 정도로 출중한 실력을 갖춘 선수들이다.
 
 
 
이에 다저스는 지난 21일부터 시작되는 17연전에 맞춰 6인 선발 로테이션을 가동 중이다. 선발 투수들의 체력 소모를 줄이기 위한 조치다. 하지만 다음 달 13일경 류현진이 복귀하게 되면 선발 로테이션 조정이 불가피해진다. 이에 따라 여러 국내외 메이저리그 팬들은 류현진의 복귀 후 다저스가 어떤 식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정리할지를 놓고 설왕설래를 벌이고 있다.
 
과연 류현진은 복귀 후 선발과 불펜 가운데 어떤 보직을 맡게 될까?
 
다저스의 선발 투수진, 누가 살아남을까?
 
[이현우의 MLB+] '선발 or 불펜' 류현진의 복귀 후 보직은?

 
현재 다저스의 선발 투수진 가운데 커쇼(에이스), 힐(연봉 1600만 달러), 우드(올해 최다 선발 등판 및 지난 시즌 호투)는 불펜으로 전환될 확률이 매우 낮다. 결국 류현진과 선발 로테이션 두 자리를 두고 경쟁을 벌일 선수로는 마에다와 스트리플링, 뷸러가 유력하다. 이 중에서 가장 선발 로테이션 탈락 가능성이 높은 선수는 뷸러다.
 
올해 포함 최소 세 시즌 이상 빅리그에서 활약한 나머지 세 투수와는 달리, 지난해 데뷔했지만 올해도 신인 자격을 유지하고 있는 '초짜' 투수이기 때문이다. 나이 역시 아직 만 23세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부상 복귀 최근 3경기에서 10.2이닝 평균자책점 10.13으로 극심한 부진에 빠져있기에 남은 시즌 동안 마이너리그로 내려서 관리에 들어갈 가능성이 농후하다. 
 
문제는 5인 로테이션을 기준으로 했을 때 뷸러가 마이너리그로 내려가더라도 나머지 3명 가운데 1명은 불펜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 경우 다저스에겐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바로 '선발 투수로서 남은 시즌 더 뛰어난 활약을 펼칠 선수를 선택하는 방법'과 '전력 극대화 측면에서 접근하는 방법'이다. 이는 다저스가 지난해 가을에 했던 고민과도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
 
관련 기사: [이현우의 MLB+] 가을야구 앞둔 LA 다저스의 마지막 고민
 
지난해 다저스는 포스트시즌 4인 선발 로테이션을 두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당시 다저스의 1~3선발은 커쇼와 다르빗슈, 힐로 일찌감치 확정됐고 마에다는 불펜으로 보직을 옮겼다. 그런데 나머지 한 자리를 두고 류현진과 우드 가운데 누구를 쓸 진 정규시즌 종료 직전까지 정하지 못했다. 당시 다저스의 복잡한 심경은 감독 데이브 로버츠의 인터뷰로도 확인할 수 있다. 
 
 
 
로버츠 감독은 9월 27일 "우드는 확실히 잘 던졌다. 그러나 우리는 최대한 승리할 수 있는 방법을 계속 찾고 있다. 아직 결정을 내릴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말한 후 다음날 "류현진을 30일 콜로라도전에 선발로 기용할 예정"이라 밝혔다. 정규 시즌 성적만 놓고 보면 이런 다저스의 고민은 일견 이해가 안 될지도 모른다. 
 
당시 우드는 16승 3패 152.1이닝 평균자책 2.72을, 류현진은 5승 8패 124.2이닝 평균자책 3.47을 기록 중이었기 때문이다. 누가 보더라도 우드의 성적이 더 좋았다. 하지만 당시 고민의 핵심은 단순히 두 선수 가운데 누가 더 뛰어난 선발 투수인지가 아니었다. 진짜 핵심은 로버츠의 말대로 '최대한 승리할 수 있는 방법'. 즉, 전력 극대화 측면에 있었다.
 
핵심은 팀 전력의 극대화!
 
 
 
당시 다저스는 이미 류현진을 포스트시즌에 불펜으로 쓰지 않겠다고 밝힌 상황이었다. 다저스의 주치의 닐 엘라트레체 박사와 허니컷 투수 코치의 소견이 받아들여진 결과다. 따라서 우드를 4선발로 기용하면 류현진은 포스트시즌 로스터에서 제외될 예정이었다. 즉, 3점대 평균자책을 기록 중인 선발 투수가 전력에서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다.
 
반면, 류현진을 4선발로 쓰면 우드를 불펜으로 기용할 수 있었다. 2점대 선발 투수는 사라지지만, 대신 3점대 선발 투수와 함께 핵심 셋업맨을 맡길 수 있는 선수가 생긴다. 당시 다저스에 있어 이런 두 선수의 '불펜 기용 가능 유무'는 매우 중요했다. 왜냐하면, 후반기 들어 다저스의 불펜이 심각한 난조에 빠져있었기 때문이다.
 
현재 다저스도 이와 유사한 상황에 놓여있다. 핵심 계투요원인 조시 필즈와 토니 싱그라니가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다저스는 불펜 전력이 크게 약화된 상태다. 올해 초 불펜 투수로서 준수한 활약을 펼친 마에다나, 스트리플링이 합류하게 된다면 불펜진에 큰 힘이 될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잘 알려졌듯이 류현진은 건강과 적성면에서 불펜 투수로서 적합하지 못하다.
 
지난해 같은 상황에서 다저스는 우드를 네 번째 선발 투수로 확정 지었지만, 다저스가 그런 선택을 내린 배경에는 류현진이 마지막 두 경기에서 2패 4.1이닝 6실점에 그치며 건강에 대한 불안감을 심어준 탓이 더 컸다. 류현진이 마지막 경기에서만 호투를 펼쳤어도 결과는 달라질 수 있었다. 이런 상황은 올해도 크게 다르지 않다.
 
류현진/마에다/스트리플링의 통산 불펜 성적(PS 포함)
 
[류현진] '1경기' 4.0이닝 2피안타 1볼넷 2탈삼진 ERA 0.00
[마에다] 15경기 20.0이닝 14피안타 3볼넷 23탈삼진 ERA 1.35
[스트리플링] 76경기 116.1이닝 108피안타 32볼넷 109탈삼진 ERA 3.24
 
오는 29일에 3이닝 시뮬레이션 게임과 두 번의 마이너리그 등판이 예정되어 있는 데서 알 수 있듯이 다저스는 3개월 만에 부상에서 복귀하는 류현진을 선발 투수로서 준비시키고 있다. 이 말은 곧 전반기 눈부신 활약을 펼친 마에다와 스트리플링이 버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단은' 류현진에게도 선발 등판 기회를 주겠다는 뜻이다. 
 
류현진은 시즌 초 부상을 입기 전까진 3승 0패 29.2이닝 평균자책점 2.12로 빅리그 데뷔 후 최고의 성적을 거두고 있었다. 만약 성공적인 복귀전을 치를 수만 있다면 다저스가 '전력의 극대화'를 위해 마에다 또는 스트리플링을 불펜으로 돌릴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현재 류현진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복귀전에서의 호투다. 
 
과연 류현진은 지난해 포스트시즌 로스터 제외라는 굴욕을 씻어낼 수 있을까? 모든 것은 복귀 예정일까지 남은 20여 일간 얼마나 몸상태를 끌어올릴 수 있냐에 달렸다.
 
이현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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