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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농구의 정점! 가드가 말하는 속공 ①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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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03 (일) 02:44

                           

[매거진] 농구의 정점! 가드가 말하는 속공 ①



 





[점프볼=편집부] 고양 오리온과 안양 KGC인삼공사, 서울 SK는 최근 3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팀들이다. 이 세 팀은 정규경기 속공 1위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빠른 농구는 정상에 오르기 위한 시대의 흐름이다. 3점슛과 더불어 농구의 꽃이라 불리는 속공을 잘 하는 팀이 강팀으로 대접받는다. 떨어지는 농구 인기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라도 속공은 더 많이 나와야 한다. 가드들의 입을 빌려 속공을 더 잘 하기 위한 방법을 살펴보자.





 





[매거진] 농구의 정점! 가드가 말하는 속공 ①





속공의 기준이 바뀌다





 





농구 경기가 끝나면 곧바로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한 장의 기록지가 나온다. 이 기록지에 담긴 모든 기록 판정은 스포터가 맡는다. KBL에서 스포터를 처음 도입한 1997-1998시즌부터 지금까지 21시즌 동안 활동 중인 최양임 스포터는 2012년 점프볼과 인터뷰에서 “속공은 일반적으로 백코트에서 공격이 시작되어 6초 내에 득점을 성공해야 한다. 대신 수비자가 더 많거나 프런트코트에서 상대 공을 뺏어서 득점을 하는 경우 속공으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속공을 정의했다. 다시 한 번 확인을 위해 최양임 스포터에게 속공의 기준을 물었다.





 





“2년 전부터 속공 기준이 완화되었다. FIBA도 그렇게 한다. 시간 기준(6초)이 없어지고 스포터가 봤을 때 빠른 공격이라고 생각하면 속공을 준다. 이제는 백코트로 넘어가기 전에 (프론트코트에서) 스틸해서 득점해도 속공으로 인정한다. 옛날에는 아웃 넘버가 아니라면 속공으로 기록하지 않았는데 (수비와 공격 선수 숫자와 상관없이) 빨리 득점하면 이때도 속공이다.”





 





2017-2018시즌 SK와 DB의 챔피언결정 4차전에서 속공으로 적용한 이유가 궁금한 두 가지 장면이 있었다. 첫 번째는 3쿼터 막판에 나왔다. 최준용이 스틸에 성공했다. 이 볼을 잡은 제임스 메이스가 드리블로 3점슛 라인 안까지 치고 들어간 뒤 안영준에서 패스를 건넸다. 5대1 속공이었는데 안영준의 레이업이 서민수에게 블록 당했다. 메이스가 공격 리바운드를 잡아 득점했다.





 





두 번째 사례의 주인공도 안영준이다. 4쿼터 중반 3대2 속공에서 김선형의 패스를 받은 안영준이 레이업 과정에서 서민수에게 파울을 얻었다. 안영준은 이 자유투를 하나도 성공하지 못했다.





 





완벽한 속공 상황이지만, 슛을 실패한 뒤 공격 리바운드를 잡아 득점한 것과 파울로 얻은 자유투를 하나도 성공하지 못했을 때도 속공으로 기록되었다. 최양임 스포터는 “속공 과정에서 슛을 실패한 뒤 동료가 공격 리바운드 후 바로 득점해도 속공이다. 또한 예전에는 자유투를 얻었을 때 하나라도 넣어야 속공으로 인정했지만, 이제는 (성공 여부와 상관없이) 자유투만 얻어도 속공으로 간주한다. 이건 바뀐 지 한참 지났다”고 앞서 예를 든 두 가지 사례 모두 정확한 기준을 반영한 결과라고 했다.





 





자유투를 모두 실패해도 패스를 건넨 선수에게 어시스트를 인정하는 건 똑같다. 안영준이 자유투를 넣지 못했지만, 패스를 준 김선형은 어시스트를 하나 추가했다. 최양임 스포터는 “선수들 입장에서 최대한 많이 생각을 하려고 한다”며 “예전에 리바운드 경합 과정에서 헬드볼이 선언되면 팀 리바운드로 판정했다. 그렇지만, 선수들이 그 공격권을 갖기 위해 애를 그만큼 썼기에 선수의 리바운드로 주는 게 낫다고 의견을 모아 요즘은 공격권을 가진 선수에게 리바운드를 준다”고 자유투 실패에도 속공을 주는 이유를 추가 설명했다.





 





최양임 스포터는 “드리블 치고 가다가 공격이 여의치 않아 한 바퀴 돌아서 나와 슛을 던진 게 들어가면 속공으로 보기 애매할 때가 있다. 6초 개념이 사라져서 그런데, 애매하면 속공으로 주는 확률이 더 높다”며 “스포터마다 관점이 다를 수 있지만, 거의 동일한 기준을 가지고 판정한다. 한 명의 스포터가 속공으로 판단하면 다른 스포터 역시 마찬가지로 판단한다”고 모든 스포터가 동일한 기준으로 판정을 내린다고 자신했다.





 





시즌별 속공의 변화





[매거진] 농구의 정점! 가드가 말하는 속공 ①

KBL는 1997-1998시즌부터 속공을 공식 기록으로 반영했다. 1997-1998시즌부터 2017-2018시즌까지 21시즌 동안 시즌 평균 속공을 살펴보면 프로농구 초창기부터 점점 증가하며 2003-2004시즌 평균 6.75개로 정점을 찍은 뒤 2010-2011시즌까지 계속 줄었다. 2010-2011시즌에는 역대 최소인 2.52개를 기록한 뒤 이번 시즌 5.70개로 회복했다.





2010-2011시즌 최다 팀 속공을 기록한 팀은 3.35개의 동부(현 DB)다. 이번 시즌 최저 속공을 기록한 팀은 5.04개의 KGC인삼공사다. KGC인삼공사가 7년 전 동부보다 속공에선 약 1.5배  가량 더 많다. 그만큼 2010-2011시즌에 속공이 적었다.





시즌간 편차가 가장 큰 시기는 1999-2000시즌 4.32개에서 2000-2001시즌 6.18개로 1.86개나 늘어났을 때와 2015-2016시즌 3.84개에서 2016-2017시즌 5.56개로 1.72개가 증가했을 때다. 전자의 경우 LG가 수비농구의 이충희 감독 대신 공격농구의 김태환 감독을 영입해 리그 전체에 공격 농구 선풍을 이끌었기 때문이다. 당시 10개 구단 체재에선 가장 높은 평균 92.5점을 올렸다. 후자의 경우 최양임 스포터가 언급했듯이 속공의 기준이 완화되며 좀 더 많은 속공을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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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즌 기준 가장 많은 속공을 성공한 팀은 2000-2001시즌 평균 8.07개 속공으로 득점한 SBS(현 KGC인삼공사)이며 그 뒤를 이어 2003-2004시즌 평균 8.00개를 기록한 KCC가 자리 잡았다. SBS와 KCC는 상위 다섯 자리를 번갈아 가며 차지하고 있으며, 상위 10팀 중 나란히 세 차례나 자신들의 이름을 새겼다.





 





이에 반해 속공을 가장 적게 기록한 팀은 2013-2014시즌 1.94개에 머문 KT다. 유일하게 2.0개 미만 속공을 기록했다. 전자랜드는 2009-2010시즌부터 2011-2012시즌까지 3시즌 연속 역대 최하 속공 성공 기록팀에 이름을 올렸다. 전자랜드는 KGC인삼공사, KCC와 반대의 경우다. 앞서 2003-2004시즌에 속공이 많이 나오고, 2011-2012시즌에 속공이 적다는 걸 확인했다. 속공을 가장 많이 기록한 10팀 중 6팀이 2000-2001시즌과 2003-2004시즌에서 나왔다. 속공이 가장 적은 10팀 중 5팀이 2010-2011시즌에 집중되어 있다.





[매거진] 농구의 정점! 가드가 말하는 속공 ① 





역대 가장 많은 속공을 허용한 팀은 2003-2004시즌 모비스(현 현대모비스)로 경기당 평균 8.93개의 속공을 내줬다. 눈에 띄는 건 LG다. LG는 2000-2001시즌부터 김태환 감독과 함께 하며 당시 KBL 최초로 4시즌 연속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두 번이나 정규경기 준우승도 차지했다. 그렇지만, 약점은 수비였다. 특히 4시즌 모두 속공을 7개 이상 허용했다.





역대 가장 적은 속공을 허용한 팀은 2010-2011시즌 동부로, 유일하게 2개 미만인 1.81개 속공으로 실점했다. 당연하다는 듯 2010-2011시즌 6팀이 가장 적은 속공 10팀 순위에 영향을 줬다. 다른 순위처럼 세 번 이상 이름을 올린 팀은 없지만, 감독은 있다. 1998-1999시즌 대우(현 전자랜드)와 2009-2010시즌과 2011-2012시즌 모비스 감독은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으로 동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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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공의 밑거름 수비 리바운드!





 





2017-2018시즌 평균 6.72개로 속공 1위로 이끈 SK 문경은 감독은 “모두 알다시피 수비 성공한 뒤 (수비)리바운드가 속공의 시작”이라고 했다. 역대 최다 속공을 기록했던 2000-2001시즌 SBS 소속 선수로 활약한 바 있는 연세대 은희석 감독은 “리바운드는 다음 문제다. 수비가 가장 중요하다”라며 “수비 리바운드는 수비의 최종 마무리다. 속공을 나가려면 스틸이 나와야 한다. 수비를 잘 해서 상대가 볼을 흘리게 만들어 우왕좌왕할 때 치고 나가야 한다”고 스틸을 좀 더 강조했다. 김선형은 “리바운드다. 리바운드를 해야 우리가 뛸 수 있다”고 했고, 지금은 은퇴한 주희정은 “스틸은 기본이다. 스틸 이후 속공 확률이 높다는 건 일반인도 아는 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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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공에서 수비 리바운드와 스틸이 중요하다는 건 농구를 오래 본 팬들이라면 누구나 아는 내용이다. 실제로 그러한지 시즌별 속공을 가장 많이 기록한 팀들(21시즌 중 공동 1위가 두 번 있어 총 23팀임)의 수비 리바운드와 스틸을 살펴봤다.





 





속공 1위 팀 중 수비 리바운드를 가장 많이 잡은 경우는 5번, 스틸을 가장 많이 한 경우는 4번 있었다. 범위를 조금 더 넓혀 수비 리바운드와 스틸 3위 이내로 찾아보면 15번과 11번이다. 확실히 수비 리바운드가 강하면 속공을 잘 하는 경향이 짙다.





 





반대로 시즌별 속공을 가장 많이 허용한 팀들은 수비 리바운드를 많이 내주거나 스틸을 많이 당하는 편이다. 속공 허용 1위 팀들은 수비 리바운드와 스틸 허용 중 적어도 하나가 3위 이내였다. 그렇지 않은 경우는 1999-2000시즌 골드뱅크(현 KT)와 2002-2003시즌과 2011-2012시즌 LG, 2015-2016시즌 KCC다.





 





골드뱅크는 실점 허용(92.1점) 최다 2위로 수비력 자체가 좋지 않았다. 2002-2003시즌 LG는 실책 전체 2위(13.6개)로 많았고, 2011-2012시즌 LG는 속공 허용의 또 다른 기반인 3점슛 실패가 10개 구단 중 최다였다. 2015-2016시즌 KCC는 느린 하승진 때문에 상대에게 속공을 많이 내줬다고 볼 수 있다.





 





 





#사진=점프볼 DB(문복주, 유용우, 이청하 기자)

#본 글은  「바스켓코리아」 이재범 기자의 기고로 점프볼 5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18-06-03   편집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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