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이현우의 MLB+] 복귀한 강정호, 그의 앞에 놓인 두 가지 과제

일병 news1

조회 776

추천 0

2018.04.27 (금) 13:44

수정 1

수정일 2018.04.27 (금) 17:46

                           


 


[엠스플뉴스]


 


강정호(31)가 메이저리그에 복귀한다.


 


강정호의 소속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는 27일(한국시간) "강정호가 미국 비자를 발급받고 피츠버그로 돌아온다"고 공식 발표했다. 


 


물론 비자가 나왔다고 해서 강정호가 당장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것은 아니다. 강정호는 우선 미국에 입국하는 대로 사무국이 부과한 음주 상담 및 치료 프로그램을 이수해야 한다. 그런 다음 미국 플로리다주 브래든턴에 마련된 피츠버그 캠프에 합류할 예정이다. 빅리그에서 뛰는 것은 그곳에서 오랜 공백기로 인해 무뎌졌을 실전 감각을 되찾은 다음에야 가능하다.


 


그러나 그 과정 역시 녹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강정호는 지난겨울 피츠버그 구단의 주선으로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열리는 윈터리그에서 뛰었으나, 타율 .143 1홈런 31삼진에 그치며 24경기만에 방출된 바 있다. 낯선 외국의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이유였지만, 한 시즌을 통째로 쉬는 바람에 무뎌진 실전 감각도 한몫했다.


 


이런 전후 상황을 고려했을 때 현재로서는 시즌 후반 복귀조차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강정호는 그를 둘러싼 비관적인 전망에도 불구 메이저리그 데뷔 첫해 126경기 15홈런 58타점 타율 .287을 기록하며 NL 신인상 3위를 차지하고, 이듬해에는 103경기 21홈런 62타점 타율 .255으로 한 단계 더 나은 성적을 기록한 선수다. 


 


특히 2015-2016시즌 패스트볼을 상대로 타율 .379 장타율 .667을 기록했는데, 이는 같은 기간 200타수 이상을 소화한 타자 가운데 가장 높은 타율과 네 번째로 높은 장타율이었다. 재능만큼은 타고난 선수인 만큼 예상을 깨는 활약을 펼친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 피츠버그가 음주운전 사건으로 1년 넘게 비자가 거부되는 상황에서도 강정호와의 연락을 유지해왔던 이유다. 


 


그렇다면 강정호가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 복귀한다는 전제하에 그와 포지션 경쟁을 펼치게 될 선수로는 어떤 선수들이 있을까.


 


강정호가 포지션 경쟁을 펼치게 될 피츠버그 내야진


 




 


가장 먼저 언급해야 할 선수는 현재 피츠버그의 주전 3루수를 맡고 있는 콜린 모란이다. 지난겨울 강정호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휴스턴 애스트로스로부터 영입한 모란은 만 25세의 신인 내야수다. 모란은 2013년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6번째로 마이애미 말린스에 지명됐지만, 2016년까지는 별다른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코너 내야수로서 장타력이 부족하다는 것이 문제였다.


 


하지만 지난해 마이너에서 공을 띄우는 방식(Air Ball Revolution)으로 타격폼을 수정한 모란은 올 시즌을 앞두고 유력한 브레이크 아웃 후보로 꼽혔다. 실제로 모란은 2018시즌 현재까지 타율 .296 2홈런 12타점 OPS .805라는 준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3루수로서 수비력도 나쁘지 않고, 무엇보다도 에이스 게릿 콜의 대가로 영입한 선수이기 때문에 팀에서 밀어주는 자원이다.


 


한편, 지난 시즌 128경기 16홈런 47타점 타율 .272 WAR 2.6승을 기록한 주전 2루수 조시 해리슨을 밀어내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강정호가 올해 주전 경쟁을 노려볼만한 포지션은 조디 머서가 맡고 있는 유격수 자리와 데이빗 프리즈가 맡고 있는 우타 3루수 플래툰 자리다. 이는 빅리그 진출 첫해였던 2015년과 유사한 구도다.


 


피츠버그의 내야 뎁스차트


[1루] 조시 벨: 타율 .250 1홈런 15타점 WAR -0.2승


[2루] 조시 해리슨: 타율 .263 1홈런 5타점 WAR 0.4승


[3루] 콜린 모란: 타율 .296 2홈런 12타점 WAR 0.2승


[유격] 조디 머서: 타율 .247 0홈런 5타점 WAR 0.0승


[백업] 데이빗 프리즈: 타율 .250 2홈런 6타점 WAR 0.3승


 


강정호로서는 우선 프리즈가 맡고 있는 3루 플래툰 자리에서 가능성을 보여준 다음,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공격력을 통해 머서를 밀어내고 주전 유격수를 차지하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다(그 경우 프리즈는 올 시즌 혹독한 2년 차 징크스를 겪고 있는 조시 벨과 1루 플래툰을 맡게 될 것이다). 이는 머서가 올해를 끝으로 FA가 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현실성 없는 가정이 아니다.


 


진정한 사죄란 '야구로 보답하는 것'이 아니다


 








 


 


 


지난 2015년 피츠버그와 4년간 1100만 달러에 계약을 맺은 강정호는 올해로 계약이 만료된다(강정호는 지난 시즌 제한선수 명단에 오르면서 지난해 연봉 275만 달러를 받지 못했다). 그러나 강정호의 계약에는 2019년 팀 옵션 550만 달러가 포함되어 있다. 피츠버그는 강정호의 활약을 지켜본 다음 잘한다 싶으면 팀 옵션을 실행해 그를 1년 더 묶어놓을 수 있다.


 


이런 계약 조건과 2015-2016시즌 보였던 활약으로 인해 강정호는 피츠버그로부터 적극적인 지원을 받을 것으로 짐작된다. 실제로 프랭크 쿠넬리 사장은 강정호의 복귀 소식을 발표하면서 "오랜 절차를 거쳐 강정호가 다시 미국으로 입국할 수 있게 허락돼서 기쁘다. 그가 구단과 사회의 일원으로서 높은 기대치에 부응할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 이라 말했다.


 


한편, 팀 동료들의 신뢰도 여전히 굳건하다. 프란시스코 서벨리와 그레고리 폴랑코 등은 <디 애슬레틱>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1년간 강정호와 연락을 주고받았다고 밝혔다. 피츠버그 입단 이래 포지션 경쟁을 벌여왔던 머서조차도 "(강정호는) 함께 있으면 즐겁고, 클럽 하우스에서 동료들과 잘 어울리는 선수다. 내 생각엔 선수단 모두 그를 환영해줄 것 같다"고 말했다.


 


단, 현시점에서 강정호가 당면한 과제는 메이저리그 선수로서의 경력을 어떻게 이어갈 수 있을지만이 아니다. 그에 앞서서 진실성 있는 사죄를 통해 잃어버렸던 팬들의 신뢰를 되찾는 것이 먼저다. 그 사죄란 그동안 물의를 일으킨 선수들이 의례 하는 말처럼 '야구로 보답'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또한, 야구만 잘하면 단박에 해결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피츠버그 사장 쿠넬리는 27일 성명서를 통해 "강정호가 실수의 경험을 잊지 않고 앞으로 살아가면서 모든 삶의 결정을 바르게 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새롭게 출발할 기회를 얻은 강정호가 가슴 깊이 새겨들어야 할 조언이다.


 


이현우 기자 [email protected]


ⓒ <엠스플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0

신고를 접수하시겠습니까?

이전 10 페이지다음 10 페이지

이전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