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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헌의 브러시백] '탈꼴찌' 롯데도, '초반 돌풍' KT도 평균을 믿어요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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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27 (금) 13:00

                           
| 시즌 초반 최하위에서 출발한 롯데 자이언츠. 그리고 3년 연속 꼴찌에서 벗어나 시즌 초반 선전을 펼치는 KT 위즈. 롯데는 평균을 되찾아야, KT는 평균을 끌어올려야 하는 입장이다.
 


 
[엠스플뉴스]
 
야구는 평균이 지배하는 스포츠다. 단기적으로는 운과 우연에 좌우될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평균으로 회귀한다. 지옥훈련을 해서, 감독이 신출귀몰한 작전을 내서, 무리수를 둬서 일시적인 효과를 거둘 순 있어도 144경기를 치르며 펼쳐지는 평균의 마법을 거스르는 덴 한계가 있다.
 
롯데 자이언츠는 시즌 초반 최악의 출발을 했다. 개막전부터 내리 7연패를 당했다. 이대호, 민병헌, 채태인 등 믿었던 타자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헛방망이질을 거듭했다. 리그 최하위 추락. 개막 전까지 더그아웃을 맴돌던 ‘우승 냄새’가 씻어낸 듯 사라진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롯데는 지난 시즌 리그 3위를 차지한 팀이다. 라인업에는 커리어 있는 타자들이 즐비하고, 작년 팀 평균자책 3위에 빛나는 탄탄한 마운드가 있다. ‘꼴찌’는 롯데란 팀이 지닌 평균과 거리가 멀다. 롯데가 한창 부진할 때도 다른 구단에서는 ‘계속 꼴찌에 머물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 이유다.
 
이대호, 민병헌, 레일리... 평균은 믿음을 낳는다
 


 
평균은 믿음을 낳는다. 지금은 생각대로 결과가 나지 않고 부진해도,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제 모습을 찾을 거란 믿음. 이대호는 시즌 초반 9경기에서 타율 0.206에 1홈런 3타점에 그쳤다. 악플이 쏟아졌고, 몰상식한 팬에게 ‘치킨 테러’까지 당했다. 
 
이대호가 한창 부진할 때 조원우 감독은 “이제 시즌 초반”이라고 강조했다. “스스로 경기에서 해결할 것이다. 멀티히트도 치고 홈런도 나오면서 좋아질 것이다. 결과가 나오면 반등할 것”이라며 한결같은 믿음을 보였다. 그리고 4월 27일 현재 이대호의 성적은 타율 0.388에 8홈런 26타점. 최근 17경기에서 7홈런 23타점을 몰아쳤다.
 
이대호 뿐만이 아니다. 롯데 다른 타자들도 빠른 속도로 평균을 되찾아 가고 있다. 시즌 초 연패 기간 “팀 타격에도 사이클이 있다. 주축 타자들의 컨디션이 떨어져 있지만, 2~3명만 살아나서 중심을 잡아주면 타격도 동반 상승할 것”이라던 조 감독의 기대 그대로다. 
 
시즌 초 부진했던 민병헌은 현재 타율 0.333에 장타율 0.500, 채태인은 0.290에 출루율이 0.410이다. 3월 한달간 리그 최하위였던 롯데 타선이 4월 들어선 팀 타율 0.309(1위)에 116득점(3위)로 폭발하는 중이다. 
 
롯데가 시즌 초반 난조를 보인 브룩스 레일리를 믿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다. 레일리는 첫 5경기에서 무승 3패 평균자책 5.53으로 출발이 좋지 않다. 
 
김원형 수석 코치는 “작년 초반 부진할 때보다 걱정이 덜 된다”며 “우천취소로 날짜가 꼬이면서 컨디션이 안 좋았다. 구위가 떨어진 게 아니니까 반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지난해 13승 7패 평균자책 3.80을 기록한 에이스가 평균을 되찾을 거란 믿음이다. 
 
물론 롯데 마운드엔 박세웅, 박진형, 김원중 등 아직 커리어가 길지 않은 투수들도 있다. 롯데는 지난해 이들의 대활약에 힘입어 강력한 마운드를 구축할 수 있었다. 박세웅은 팔꿈치 통증으로 이탈한 상태고, 박진형과 김원중도 아직 지난해만큼의 성적을 내진 못하고 있다. 이들에겐 올해도 2년 연속 좋은 활약으로 ‘평균’을 끌어 올리는 게 과제다. 그래야 롯데가 지난 시즌만큼 강한 투수진을 갖출 수 있다.
 
‘탈꼴찌’ KT의 과제, 팀 전체의 평균 향상
 


 
KT 위즈는 롯데와 형편이 다르다. 롯데에게 꼴찌가 평균과 거리가 먼 성적이라면, KT에겐 꼴찌는 익숙한 원래 자리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꼴찌. 시즌 초 KT가 리그 상위권을 달리자 일각에선 ‘조만간 성적이 떨어질 것’이라며 냉소적인 전망을 내놨다. 
 
3년 연속 KT의 ‘평균’은 리그 최하위였다. 평균에 머물러서는 곤란하다. KT는 평균을 끌어올려야 하는 입장이다.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평균이 지배하는 야구에서 꼴찌 팀이 단숨에 상위권으로 도약하는 경우는 좀처럼 보기 드물다. 어쩌다 평균을 뛰어넘는 기적이 등장하더라도, 오래 지속되지 않을 때가 많다. 
 
3년 연속 최하위팀이 하위권을 탈출하려면, 선수단 전체의 평균을 끌어 올려야 한다. 그래서 KT는 ‘에버리지’ 있는 선수들을 영입했다. 지난 시즌을 앞두곤 유한준이 FA(자유계약선수)로 이적했고, 시즌 중엔 준수한 타자 윤석민을 넥센에서 데려왔다. 올 겨울엔 황재균, 더스틴 니퍼트를 영입해 투타 전력을 업그레이드했다. 
 
유한준, 윤석민, 황재균, 니퍼트는 오랜 기간 KBO리그에서 활약하며 보여준 게 있는 선수들이다. 어느 정도 성적을 낼지 계산이 선다. 잠시 주춤해도 시간이 지나면 어느새 제 모습을 찾을 거란 믿음이 가는 선수들이다.
 
올 시즌 현재 유한준은 타율 0.418로 리그 1위. 6홈런 25타점으로 중심타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스프링캠프 기간 타격 타이밍이 맞지 않아 고민하던 윤석민은 시즌 첫 27경기에서 타율 0.291에 5홈런을 때렸다. 
 
황재균도 타율 0.315에 2홈런 7도루로 서서히 시동을 거는 중이다. 뒤늦게 시즌을 시작한 니퍼트는 22일 삼성전 6이닝 2실점(1자책) 호투로 이름값에 걸맞은 투구를 했다.
 
좋은 선수들의 합류는 KT 팀 전체의 평균을 끌어올렸다. KT 타선은 팀 OPS 0.836으로 SK에 이은 2위, 팀 홈런도 42개로 SK 다음가는 2위다. 팀 성적도 13승 15패 리그 6위로 계속해서 중상위권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시즌 초반 KT 돌풍이 상당부분 운에 좌우됐다면, 올해는 다를 것으로 기대할 수 있는 이유다. 
 
‘올라갈 팀은 올라간다’ ‘내려갈 팀은 내려간다’는 야구팬 사이에 일종의 밈처럼 사용된다. 하지만 이 어록만큼 평균이 지배하는 스포츠 야구의 특징을 잘 드러내는 말도 없다. 시즌 초반 최악의 출발을 한 롯데는 지난해 3위 팀의 평균을 되찾아야 한다. 이제는 하위권에서 벗어나야 할 KT는 팀의 평균을 위로 끌어올려야 한다. 결국, 야구는 평균 싸움이다.
 
배지헌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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