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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헌의 브러시백] '낙동강 라이벌' NC·롯데, 반등 가능할까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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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26 (목) 13:22

                           
| 시즌 초반 프로야구 순위표가 이상하다. 지난 시즌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한 ‘낙동강 라이벌’ NC와 롯데가 나란히 8, 9위로 하위권에 처져 있다. 부진에 빠진 원인도, 부진 탈출 해법도 비슷한 두 팀의 시즌 초반을 분석했다.
 


 
[엠스플뉴스]
 
4월 25일. 이날 대구 경기에서 NC 다이노스는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기나긴 ‘2차 빙하시대’에서 벗어났다. 9-2 NC의 승리. 한편 삼성의 패배로 이날 승리를 거둔 롯데 자이언츠는 시즌 개막 이후 처음 탈꼴찌에 성공했고, 삼성이 최하위로 추락했다.
 
NC 8위, 롯데 9위, 삼성 10위. 영남지역 연고 세 팀이 나란히 최하위권에 자리하는 진풍경을 보게 될 줄이야. 
 
이 가운데 삼성의 약세는 어느 정도 예상됐던 결과다. 그러나 NC와 롯데의 8, 9위는 낯선 장면이다. 지난 시즌만 해도 준플레이오프에서 치열한 승부를 펼쳤던 두 팀이다. 올 시즌에도 무난히 5강 이상, 우승 후보 예상까지 나왔던 두 팀의 하위권 추락은 의외의 결과다.
 
한편으론 재정비만 이뤄지면, 언제든 치고 올라올 수 있다는 얘기도 된다. 다른 구단 감독이나 단장들도 대부분 ‘NC와 롯데가 계속 하위권에 머물진 않을 것’이라며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NC와 롯데 타선 집단 슬럼프, 언젠가는 끝난다
 


 
롯데는 2018시즌을 개막 7연패로 기분 나쁘게 시작했다. 4월 1일 어렵게 개막 첫 승을 거뒀고, 상대는 ‘낙동강 라이벌’ NC였다. 롯데와 대조적으로 NC는 개막 첫 10경기를 8승 2패로 기분 좋게 시작했다. 그러나 두산전 2연패와 KT전 대역전패를 시작으로 9연패 늪에 빠졌고, 연패 탈출 뒤 다시 5연패 수렁에 빠졌다. 
 
두 팀의 침체 원인은 간단하다. 말 그대로 '못 치고, 못 막아서' 졌다. 롯데는 7연패 기간 경기당 평균 3득점에 그쳤다. 이대호(0.214), 앤디 번즈(0.208), 전준우(0.167), 민병헌(0.259), 손아섭(0.231), 채태인(0.143) 등 믿었던 주축 타자들이 동반 침묵했다. 타선이 좀처럼 점수를 내지 못하는 가운데, 경기 후반 마운드가 와르르 무너지면서 패하는 경기가 많았다. 
 
NC 역시 연패 기간 타선 침체가 심각했다. 9연패와 5연패를 겪은 최근 14경기에서 43득점, 경기당 평균 3.07득점이다. 같은 기간 마운드가 평균 5.36실점하긴 했지만, 타선이 리그 평균 수준의 점수만 뽑아줬어도 9연패까지는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 기간 NC 타선에선 리드오프 박민우가 타율 0.158에 츠겼고 재비어 스크럭스도 0.211, 모창민과 이종욱이 타율 0.250으로 침묵했다. 해당기간 타율 3할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나성범(0.406)이 유일했다. 
 
여기다 임창민, 김진성, 원종현 등 지난 4년간 뒷문을 책임진 불펜 승리조가 전부 2군으로 내려갔다. 원종현은 시즌 10경기 평균자책 12.15, 임창민은 8경기 6.43, 김진성은 9경기 5.87로 성적이 좋지 않다. 이들과 상대한 모 구단 타자는 “구속은 작년과 비슷한데 공의 힘이 예년같지 않았다”고 했다. 
 
희망적인 건 롯데와 NC 타선의 면면을 살펴봤을 때, 시즌 초반의 침체가 내내 이어지진 않을 거란 점이다. 실제 롯데 타선은 4월 들어 눈에 띄게 살아나는 중이다. 4월 18경기 114득점으로 전체 3위. 그와 함께 팀 성적도 4월 18경기에서 10승 8패로 이기는 날이 지는 날보다 많아졌다.
 
NC 타선도 전문가들은 ‘시간 문제’라고 보는 의견이 많다. 박민우, 스크럭스, 모창민, 손시헌 등은 그간 리그에서 보여준 게 있는 타자들이다. 시즌 초반 팀 연패와 맞물려 슬럼프에 빠지긴 했지만, 때가 되면 반등할 거라는 기대 섞인 전망이다. 25일 삼성전에선 13안타 9득점으로 어느 정도 부진 탈출 가능성도 보여줬다. 
 
‘낙동강 라이벌’ 반등은 마운드에 달렸다
 


 
결국 관건은 마운드다. ‘타격은 사이클’이다. 때가 되면 올라올 타자는 올라온다. 지난 시즌 롯데와 NC의 강점이었던 마운드가 회복해야 본격적인 성적 향상을 노릴 수 있다.
 
롯데는 선발투수진이 문제다. 선발 평균자책 6.20에 선발투수 승패가 2승 10패에 그쳤다. 내국인 에이스 박세웅은 아직 1경기도 등판하지 못했다. 여기에 외국인 투수 브룩스 레일리가 승리없이 3패에 평균자책 5.53으로 부진하고, 펠릭스 듀브론트는 6경기 4패에 평균자책 7.85로 악몽 같은 시즌 초반을 보내는 중이다. 그러다 보니 신인 윤성빈이 사실상 에이스(5경기 ERA 4.32) 역할을 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다.
 
롯데 내부에선 레일리는 시즌이 진행되면서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문제는 듀브론트다. 영입 당시 기대한 패스트볼 구위가 좀처럼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6경기에서 패스트볼 평균 141.7km/h로 타자들이 치기 딱 좋은 공을 던지고 있다. 
 
9이닝당 볼넷이 탈삼진과 1:1 비율이다. 5회까지 100구를 던지고 일찍 물러나는 경기가 다반사다. 25일 KT전에서 5이닝 2실점하긴 했지만, 외국인 에이스에게 기대한 피칭 내용과는 거리가 멀다. 지난 시즌 KIA와 함께 리그 최강의 위력을 자랑한 선발 마운드를 되찾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
 
NC의 고민은 불펜이다. 4년 연속 리그 최강 불펜을 자랑했던 NC가 올 시즌엔 불펜 때문에 속을 썩히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작년까지 고민이던 선발진은 리그 3위의 평균자책(4.08)을 기록하며 선전하고 있다. 하지만 불펜이 평균자책 5.31에 최다 블론세이브(5개)로 무너지면서 승수 쌓기가 어렵다. 타선이 살아나면 팀 성적이 조금은 나아지겠지만, 상위권으로 올라서려면 그것만으론 부족하다.
 
김경문 감독은 이 참에 불펜 승리조를 재구성할 계획을 세웠다. 강속구 우완 이민호를 새 마무리로 기용하고, 신예 배재환도 조금씩 타이트한 상황에 기용하며 승리조 가능성을 테스트하고 있다. 
 
베테랑 불펜 투수들은 2군에서 휴식과 실전을 병행하며 재정비 기간을 갖는다. 장현식이 5월 선발진에 복귀하면, 선발진 중에 하나를 불펜으로 옮기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다만, 새로 구성한 불펜진이 지난 4년간 리그 최강을 지킨 승리조만큼의 활약을 해줄지는 미지수다.
 
결국 순위 싸움은 얼마나 장점을 잘 살리고 약점을 보완하느냐의 싸움이다. 지금 리그 상위권을 달리는 두산, SK,  LG 등은 하나같이 팀의 장점을 극대화하면서 약점을 지우는데 성공한 팀이다. ‘낙동강 라이벌’ NC와 롯데의 시즌 초반 예상 밖 부진은 장점인 마운드의 붕괴에 타선 침체가 겹치면서 시작됐다. 반등의 해법도 역시 장점인 마운드에 달려 있다. 
 
배지헌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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