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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한의 골든크로스] ‘외국인 덕’ 못 본 롯데, 1선발 듀브론트가 필요해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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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26 (목) 12:44

                           
롯데 자이언츠의 예기치 못한 시즌 초반 침체는 외국인 삼총사 전원 부진이라는 영향이 크다. 선발진에서 외국인 투수 두 명이 모두 에이스 역할을 소화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외국인 타자 앤디 번즈도 극심한 타격 부진 끝에 2군으로 내려갔다. 우선 1선발 역할을 기대했던 펠릭스 듀브론트의 반등이 절실한 시점이다.
 


 
[엠스플뉴스]
 
드디어 숫자가 뒤바뀌었다. 개막 뒤 한 달여 동안 지긋지긋했던 ‘꼴찌’라는 꼬리표를 드디어 뗐다. 가장 늦게 시즌 10승 고지에도 올랐다. 롯데 자이언츠의 얘기다. 
 
개막 7연패로 최악의 출발을 보인 롯데는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는 상황이다. 롯데는 4월 26일 수원 kt wiz전에서 5-4로 승리했다. 롯데는 시즌 처음으로 최하위 자리에서 탈출해 9위에 올랐다. 같은 날 NC 다이노스에 패한 삼성 라이온즈가 최하위로 추락했다. 그저 멀게만 느껴졌던 가을 야구의 마지노선이 5위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 차도 불과 2경기로 좁혀졌다.
 
시즌 초반 롯데의 행보가 가시밭길인 이유는 명확하다. ‘외국인 선수 덕’이 없는 까닭이다. 외국인 투수 펠릭스 듀브론트와 브룩스 레일리는 선발진에서 ‘에이스’다운 투구를 꾸준히 펼쳐주지 못한다. 외국인 타자 앤디 번즈는 더 심각하다. 극심한 타격 침체 끝에 1군에서 말소된 번즈는 퓨처스 리그에서도 부진에 빠져 있다. 
 
외국인 삼총사 동시 부진, 시즌 초반 롯데를 흔들다
 


 
먼저 번즈는 4월 18일 1군에서 말소된 상태다. 번즈는 올 시즌 18경기에 출전해 타율 0.232 2홈런 6타점 출루율 0.274 장타율 0.406로 최악의 부진을 겪었다. 17일 사직 삼성전에서 5타수 무안타 2삼진을 기록한 게 결정타였다. 득점권 기회에서도 번즈는 허무한 초구 공략 뒤 범타 아웃으로 비판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보통 외국인 선수를 2군으로 보내는 건 ‘기분 전환’의 의도가 크다. 특히 외국인 타자의 경우엔 짧은 기간 안에 타격 자세를 수정한단 게 불가능에 가깝다. 롯데 관계자는 “아무래도 번즈는 계속 쫓기는 마음으로 타석에 임했을 거다. 2군에서 마음을 추스르고 갔다 와서 편안하게 경기했으면 좋겠다. 조급하지 않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퓨처스 리그에서도 썩 만족스럽지 않은 결과가 나왔단 점이다. 번즈는 퓨처스 리그에서 5경기에 출전해 타율 0.176(17타수 3안타) 1홈런 2타점을 기록 중이다. 롯데 관계자는 “기분 전환을 위해 내려간 2군에서도 번즈의 방망이가 잘 안 맞는 게 걱정”이라며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KBO리그 4년 차 장수 외국인 투수 레일리의 시즌 초반 흐름도 좋은 편이 아니다. 레일리는 올 시즌 5경기에 선발 등판해 3패 평균자책 5.53 WHIP(이닝당 출루 허용률) 1.52를 기록 중이다. 최근 등판인 22일 사직 SK 와이번스전(3이닝 6실점)과 17일 사직 삼성전(5이닝 5실점)에서 안 좋은 내용으로 연이어 패전을 떠안은 레일리였다.
 
하지만, 롯데 김원형 수석코치는 레일리를 향해선 걱정하진 않는단 표정을 지었다. 김 코치는 “오히려 지난해 초반 부진 때보다 걱정이 덜 된다. 최근엔 비로 로테이션 날짜가 꼬이면서 컨디션이 안 좋았던 같다. 결정적일 때 공이 몰렸다. 내가 봤을 땐 구위가 떨어진 게 아니기에 곧바로 반등할 수 있고 생각한다”라며 고갤 끄덕였다.
 
오히려 김 코치는 레일리보단 듀브론트를 더 걱정했다. ‘에이스’ 역할에 대한 부담감이 엿보인 까닭이다. 듀브론트는 올 시즌 6경기(28.2이닝)에 선발 등판해 4패 평균자책 7.53 23볼넷 WHIP 1.95로 부진했다. 특히 제구가 흔들리면서 볼넷이 많았다.
 
김 코치는 “메이저리그 경력이 있기에 (듀브론트가 느끼는) 잘해야 한단 부담감이 있을 거다. 너무 완벽하게 잘 던지려고 하니까 제구가 안 된다. 단순히 스트라이크를 던지는 데 집중할 필요가 있다”라고 바라봤다.
 
반등 노리는 듀브론트 “초반 부진은 이제 지나간 일”
 


 
다행히 듀브론트는 4월 25일 수원 KT전에서 반등의 여지를 남겼다. 이날 듀브론트는 KT 타선을 5이닝 4피안타 5탈삼진 3볼넷 2실점으로 막았다. 듀브론트의 시즌 첫 승이 드디어 보이는 듯했다. 듀브론트는 롯데가 4-2로 앞선 6회 말 수비 전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고 내려왔다. 하지만, 6회 말 불펜진이 4-4 동점을 허용하면서 듀브론트의 첫 승은 허망하게 날아갔다.
 
이날 경기 전 김원형 코치는 “시즌 초반 팀 성적이 부진하면서 선발진이 많은 부담감을 느낀 것 같다. 꼭 이겨야 한단 생각에 너무 신중해지면서 선발진의 투구 수와 볼넷이 늘었다. 최근 팀 타자들의 타격감이 좋아졌으니 선발진이 편안하게 공을 던졌으면 좋겠다. 듀브론트의 경우엔 첫 승만 거두면 반전의 실마리가 풀릴 거다”라고 자신했다.
 
김 코치의 바람과 달리 듀브론트의 첫 승은 이날에도 볼 수 없었다. 다행인 점은 이날 팀이 5-4로 승리하면서 탈꼴찌에 성공한 것이었다. 듀브론트도 팀 승리에 만족한단 표정을 지었다. 경기 뒤 듀브론트는 “최대한 공격적으로 스트라이크를 잡으려고 한 게 좋은 결과로 나왔다. 개막 때보단 확실히 자신감이 생겼다. 경기 내용이 만족스럽기에 첫 승을 놓친 건 상관없다. 팀이 이기는 게 먼저다. 상대 득점을 최소화하는 것에만 집중하면 된다”라고 전했다.
 
‘에이스’라는 부담감이 듀브론트를 감싸고 있던 건 아닐까. 듀브론트는 그렇지 않다고 고갤 내저었다. 듀브론트는 “‘에이스’ 역할에 대한 압박감을 느낀 건 아니다. 시즌 초반 안 좋은 경기 내용이 많았지만, 이젠 지나간 일이다. 과거보단 미래에 더 신경 쓰고 싶다. 그런 건 누구나 다 겪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레일리와도 상대 타자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리그 적응에 힘쓰고 있다. 앞으로 마운드에 올라가서 내 공을 던지는 게 더 중요하다”라고 힘줘 말했다.
 
올 시즌 초반 롯데의 가장 큰 문제는 선발진이다. 선발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가 -0.15로 리그 9위인 롯데는 경기당 선발 이닝 소화(4.76이닝)와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4차례) 부문에서 모두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다.
 
팔꿈치 통증에서 회복 중인 토종 에이스 박세웅의 복귀 시점은 아직 미궁 속이다. 롯데 입장에선 자연스럽게 연패를 끊어줄 ‘에이스’에 대한 갈증이 클 수밖에 없다. 당연히 듀브론트가 그런 1선발 역할을 맡길 바라는 구단 안팎의 기대가 컸다. 듀브론트도 그런 기대를 잘 알고 있었다.
 
“구단과 팬들이 어떤 점을 내게 기대하는지 잘 안다. 지난 경기는 이제 잊어버리고 앞으로 좋은 결과만 나오도록 노력하겠다. 개인 승·패에 신경 쓰기보단 팀 승리에 도움을 줘야 한다. 내가 잘 던져도 팀이 질 수 있고 못 던져도 팀이 이길 수 있는 게 야구다. 내 성적에 대한 압박감을 먼저 느끼기보단 팀이 이기는 과정에 힘을 보태겠다. 그렇게 되면 승리 투수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거로 믿는다.” 듀브론트는 특유의 진중한 말투로 반등을 자신했다.
 
김근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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