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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V2] 헤인즈 공백 지워낸 문경은 감독의 리더십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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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18 (수) 21:22

                           



[점프볼=잠실학생/민준구 기자] ‘문애런.’ 문경은 감독도 알고 있는 이 별명은 썩 좋은 뜻으로 사용되고 있지는 않았다. 그러나 문경은 감독은 애런 헤인즈 없이 당당하게 정상에 올라섰다. 그 중심에는 그만이 가지고 있는 ‘형님 리더십’이 있었다.

 

서울 SK는 18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원주 DB와의 챔피언결정전 6차전에서 80-77로 승리했다. 1999-2000시즌 이후 18년만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이자, 서울로 연고지를 옮긴 뒤 처음 맛보는 우승이다(1999-2000시즌은 청주 SK). 더불어 문경은 감독의 첫 지도자 커리어 챔피언결정전 우승이기도 하다.

 

사실 SK의 우승을 점치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3월 13일 전주 KCC와의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팀 전력의 핵심 헤인즈가 왼쪽 무릎 십자인대 파열을 당하며 플레이오프 출전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 SK가 상위권 경쟁에서 밀리지 않았던 것도 헤인즈의 역할이 컸다. 오죽하면 팬들 사이에선 문경은 감독을 ‘문애런’이라고 불렀을까. 헤인즈의 부재 속에 SK가 밀릴 거란 이야기가 현장을 지배했다.

 

그러나 문경은 감독은 더 이상 초짜 감독이 아니었다. 헤인즈의 빈자리를 제임스 메이스로 재빨리 채워 넣었고 그를 활용하기 위한 전술을 만들어냈다. KCC와의 4강 플레이오프는 모두가 백중지세를 예견했지만, 3-1 SK의 완승으로 끝났다. 헤인즈 없이도 자신만의 농구를 완성시켰던 문경은 감독의 승리였다.

 

하나 챔피언결정전은 달랐다. 5년 전, 울산 모비스(현 현대모비스)에 0-4 스윕패를 당했던 문경은 감독은 이번 챔피언결정전에서도 1·2차전을 내리 패하며 6연패에 빠졌다. 메이스는 아직 팀에 녹아들지 못했고 부상에서 복귀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김선형도 제 컨디션을 찾지 못했다.

 

 

서울로 돌아온 문경은 감독은 “1승하기가 정말 힘들다”라고 말하며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그의 표정은 패배감에 젖어있지 않았다. 오히려 “애들(선수) 분위기는 괜찮다. 질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평소 문경은 감독은 선수들에게 친한 형처럼 다가간다. 0-2로 밀린 채, 3차전 대비 훈련을 할 때도 선수들을 다독이며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선수단 분위기 역시 예상보다는 나쁘지 않은 상황, 결국 SK는 내리 3연승을 거두며 순식간에 전세를 역전시켰다.

 

그동안 문제였던 메이스는 문경은 감독의 ‘그린라이트’로 마음껏 3점슛을 꽂았고 ‘버튼 전담수비수’ 최원혁은 알짜 활약을 해냈다. 정규리그부터 챔피언결정전까지 문경은 감독의 신뢰를 받은 안영준과 이현석은 팀이 필요로 할 때마다 나타나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플레이오프에 들어와 내내 부진을 겪던 김민수는 문경은 감독의 배려에 힘입어 5차전 수훈선수로 올라서기도 했다.

 

문경은 감독은 선수들을 절대 무리시키지 않겠다는 철학으로 지금까지 왔다. 선수들의 체력, 부상, 개인적인 문제까지 함께 아파하고 이겨내며 끝내 프로농구 최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허재 감독과 김승기 감독을 이어 역대 3번째 선수-감독으로 모두 우승을 차지한 주인공도 차지했다. 5년 전, 허무하게 자리를 떠난 그는 없었다. 스스로 채찍질하며 배우고 또 배운 문경은 감독은 길었던 기다림 끝에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의 중심에 섰다.

 

# 사진_문복주,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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