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손보 '케이타 파트너' 김정호 "공격 비중 작아 더 책임 있게"
"봄배구하려면 지금부터 전쟁…트리플크라운 한번 해보고 싶어"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남자 프로배구 KB손해보험의 레프트 김정호(24)는 발가락 상태가 좋지 않다.
발가락에 염증이 생겨 지난 8일 한국전력전은 결장했다. 아파서 신발을 못 신을 정도였다.
하지만 김정호는 다음 경기인 15일 대한항공전부터 다시 코트에 나서고 있다.
KB손보가 현대캐피탈에 세트 스코어 3-1 승리를 거둔 지난 27일 경기에서도 김정호는 아픈 발가락으로 날아오르며 17점을 터트렸다.
경기 뒤에 만난 김정호는 "참을 만해서 참으며 하고 있다"면서도 "계속 아플 것 같다"고 했다.
부상 투혼을 발휘할 정도로 김정호에게는 '봄 배구'가 간절하다.
KB손보는 V리그 남자부에서 가장 오랜 기간 '봄 배구'를 경험하지 못한 팀이다. 마지막 포스트시즌이 2010-2011시즌으로 무려 10년 전이다.
포스트시즌 '잔혹사'는 올해 막을 내릴 수 있다.
KB손보(승점 45)는 현재 2위를 달린다. 선두 대한항공(승점 47)과는 불과 승점 2 차이로 1위 자리도 노려볼만하다.
다만 문제는 추격자들과도 간격이 촘촘하다는 사실이다.
1위 대한항공과 5위 한국전력(승점 38)의 격차는 승점 9점에 불과하다. 그사이에 낀 KB손보는 한 경기 한 경기가 살얼음판이다.
김정호는 '전쟁'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순위표를 보면 잠깐 방심하면 5위까지 떨어질 수 있다. 지금부터는 전쟁이라고 생각한다"며 "매 경기 집중하고, 온 힘을 다해야 플레이오프에 갈 수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2017-2018시즌 삼성화재를 통해 V리그에 데뷔한 김정호는 이듬해 KB손보로 이적했다.
첫 풀타임으로 출전한 지난 시즌만 해도 기복이 있었으나 올 시즌에는 편차가 확 줄었다.
김정호는 "예전에는 매번 불안했다"며 "그런데 지난 시즌 풀타임을 소화하다 보니 이번 시즌에는 불안감이 크지 않다. 경험의 차이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KB손보에는 '말리 특급' 노우모리 케이타라는 걸출한 외국인 공격수가 있지만 그를 지원할 국내 선수의 화력이 떨어졌다면 파괴력은 반감됐을 것이다.
실제로 김정호는 꾸준히 왼쪽 한자리를 든든하게 지키며 케이타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김정호는 "케이타가 50∼60%의 공격 점유율을 찍는데 반대쪽에서 20% 정도밖에 못 때려 미안하다"며 "20%밖에 안 때리니 더욱 책임감을 느끼고 때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1차 목표가 플레이오프라는 김정호는 개인적인 바람도 하나 공개했다.
그는 "배구 인생이 끝나기 전까지 트리플크라운(한 경기 서브·블로킹·백어택 각 3점 이상)을 한번 해보고 싶다"고 웃으면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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