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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톡톡] 해병 손흥민에게 말하면 안 되는 것들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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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12 (일) 07:32

                           


[사진톡톡] 해병 손흥민에게 말하면 안 되는 것들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필승!"

손흥민이 빡빡머리로 해병대 훈련을 받습니다.

20일 제주도 해병대 9여단에서 3주 과정 기초군사훈련을 시작합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 병역특례입니다.



[사진톡톡] 해병 손흥민에게 말하면 안 되는 것들



"몇 기야?"

해병대는 기수문화가 있습니다. 제대한 사람들도 사회에서 누가 기수를 물어보면 잔뜩 긴장합니다. 비슷한 나이면 모른 척하거나 "몇 기세요?". 딱 봐도 어리면 "몇 기야?"입니다.

일반 입영자들은 포항 교육훈련단에서 6주 교육을 받습니다. 2주에 한 기수입니다. 손흥민이 훈련을 시작하는 20일에 포항 교육훈련단에 입소하는 신병들은 1257기입니다.

손흥민의 기수는?

'20-1차'입니다. 9여단 훈련소는 예술·체육, 사회복무, 산업기능 요원 등의 대체 복무자를 위한 곳입니다. 1년에 3차례 합니다. 손흥민은 2020년 1차입니다.

손흥민에게 "몇 기세요?" 묻지 마세요.



"빨간 명찰의 의미를 알아?"

해병대 훈련병들은 노란 명찰을 답니다. 조교들은 매번 빨간 명찰을 달 자격이 없다고 불호령입니다. 6주 중 가장 힘든 극기주 훈련 후 해병대 상징인 빨간 명찰을 달 수 있습니다. 9여단 훈련소도 수료식에서 해병대 상징인 빨간 명찰을 상징적인 의미로 줍니다. 빨간 명찰은 피와 정열을 의미합니다.

9여단 훈련소는 기간은 짧지만, 타군과 같은 기본적인 군사훈련을 소화합니다. 손흥민이 훈련에 최적인 것은 설명이 필요 없습니다. 어릴 때부터 '지옥훈련'을 했습니다. 피와 정열이 누구 못지않습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매일 리프팅으로 운동장 세바퀴를 돌고 프로 시즌 후 매일 슈팅 1천개씩 한 손흥민은 이렇게 말합니다.

"드리블, 슈팅, 컨디션 유지, 부상 방지 등은 전부 죽어라 노력해서 얻은 결과물이라고 믿어요."

손흥민에게 '빨간 명찰'의 의미를 묻지 마세요.



"들뜨지 마라!"

손흥민의 아버지가 아들의 유럽 프로축구 첫 골에도, 첫 국가대표 발탁에도, 올림픽 금메달에도 항상 한 말입니다.

손흥민의 '20-1차' 동기들은 160명 정도입니다. 그중 같은 내무반을 쓰는 사람은 10명이 채 안 됩니다. 코로나19로 최대 내무반 인원은 10명입니다. 들뜨지 마세요.

손흥민의 국가대표 첫 룸메이트는 박지성이었습니다. 그때를 회상하며 손흥민이 한 말.

"슈퍼스타의 중요한 휴식을 방해하면 큰일이다!"

하지만 손흥민 내무반의 훈련 성적이 좋으면 흥민이 형이 자가격리 중인 축구 스타들에게 유행하는 '두루마리 휴지' 리프팅을 보여줄 것만 같습니다. 와우.

손흥민에게 "들뜨지 마라" 하지 마세요.



[사진톡톡] 해병 손흥민에게 말하면 안 되는 것들



"한 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

군대 이야기. 한번 한 건데 고생한 건 영원하게 이야기합니다. 힘든 군대에 가려는 사람은 별로 없는데 다녀온 사람들은 전부 생고생을 했다고 자랑(?)을 합니다.

6주 훈련을 마친 훈련병들은 각자 부대로 흩어집니다. 헤어지는 동기들은 눈물을 흘립니다. 한번이 영원해지는 순간입니다. 옛날에는 그랬는데 지금은 잘 모르겠습니다. 9여단 훈련소 수료식에서는 눈물은 없다고 합니다. '잘 가'하고 인사하는 정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널 기다릴 거야" 독일 첫 프로 1군 프리시즌에서 다친 손흥민에게 동료가 건넨 말입니다. 이 말에 손흥민은 눈물을 왈칵했습니다.

수료식에서 흥민이 형에게 외쳐보세요.

"내가 뛰는 경기장에서 팬들이 흔드는 태극기만큼 예뻐 보이는 것도 없는 것 같다"

태극기를 흔드는 외국인 팬과 유니폼을 맞바꾼 적도 있는 손흥민입니다. 손흥민의 유니폼이 필요한 팬이라면 경기장에서 해병대 빨간 명찰을 하고 해병대 박수로 응원을 해볼 일입니다.

손흥민에게 너무 많이 '영원한 해병'을 외치지는 마세요.



[사진톡톡] 해병 손흥민에게 말하면 안 되는 것들



"라떼는 말이야"

요즘 라떼가 인기입니다. 좀 유행에 민감한 아저씨들은 스스로 "라떼는…." 하며 혀를 굴려줍니다. '라떼든', '나 때든'. 한번 시작한 말은 끊어지지 않습니다. 손흥민은 큰일 났습니다. 남자들이 여자 앞에서 하면 안 되는 이야기가 군대. 그리고 군대에서 한 축구 이야기인데 말입니다. 해병대와 축구. 끝장입니다. 다행히 9여단에서는 평소 주말에도 부상 방지를 이유로 축구 등을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간단한 운동, 신변 정리 등을 합니다. 그래도 라떼 하기에 부족할 것은 없습니다. 군대 이야기 중 반 이상은 뭐….

외신들도 손흥민 입대에 관심이 높습니다. 화생방, 사격, 행군 등을 한다는 것이 신기합니다. 우리나라 같은 병역제도가 없기 때문입니다. 토트넘이 손흥민 복귀 후 경기 중에 훌리건 등 문제가 생기면 군필자 손흥민을 찾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예비역 손흥민. 외국 친구들이 군대에 관해 묻거든 어깨에 잔뜩 힘을 주고 특유의 억양으로 이렇게 말해도 좋습니다.



"Latte is horse..."



[사진톡톡] 해병 손흥민에게 말하면 안 되는 것들



※ 손흥민 선수의 에세이 '축구를 하며 생각한 것들'을 참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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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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