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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영 "1위 원동력은 고강도 훈련"…"손톱 깨질 만큼 맹훈련"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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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09 (금) 05:27

                           


고진영 "1위 원동력은 고강도 훈련"…"손톱 깨질 만큼 맹훈련"





(제주=연합뉴스) 권훈 기자 = "정말 훈련을 많이 했어요. 다른 선수들이 '다들 쉴 땐데 넌 왜 그렇게 연습을 하느냐'고 묻더라고요"

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는 고진영(25)의 독무대다.

상금, 올해의 선수, 평균타수, 다승 등 개인 타이틀 전 부문에서 1위를 달리는 고진영은 5차례 메이저대회에서 2차례 우승과 3위 한 번으로 '메이저퀸'에 주는 안니카 메이저 어워드를 수상했다.

고진영 1위 원동력은 고강도 훈련…손톱 깨질 만큼 맹훈련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 출전하려 귀국한 고진영은 8일 제주 오라 컨트리클럽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작년보다 나아지기 위해 많은 훈련을 했다. 지금의 좋은 성적은 맹훈련의 결실"이라고 밝혔다.

2017년 LPGA투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우승을 발판 삼아 지난해 LPGA투어에 진출한 고진영은 정식 데뷔전인 호주여자오픈을 제패하고 신인왕에 올라 성공시대를 열었다.

그러나 고진영은 지난해 시즌 최종전 CME 투어챔피언십이 끝난 다음 날부터 사실상 다음 시즌을 대비한 동계훈련을 시작했다.

성공적인 루키 시즌을 보냈지만 "더 나아지고 싶다"는 욕심 때문에 일찌감치 '업그레이드'에 착수했다는 얘기다.

"대회 다음날 클럽 피팅을 받고 2주 동안 쇼트게임 훈련을 했다"는 고진영은 "다른 선수들이 '시즌이 끝났는데 웬 연습이냐'고 묻더라"며 웃었다.

미리 호흡을 맞추기로 계약한 쇼트게임 전문 코치에게 CME 투어 챔피언십 기간 플레이를 지켜봐달라고 부탁했던 고진영은 "사실 그 대회에서 성적이 신통치 않았다. 가장 나쁠 때 보여준 게 차라리 나았다"고 웃었다.

쇼트게임 특훈 이후 잠시 휴식을 취한 고진영이 시즌을 앞두고 한 달 동안 치른 동계훈련은 그야말로 혹독했다.

"얼마나 그립을 오래 잡고 있었던지 엄지손톱이 다 부러졌다. 연습 볼을 쌓아놓고 치는데 쳐도 쳐도 볼이 줄지를 않더라"고 고진영은 지난겨울 훈련을 떠올렸다.

하루에 1천개가량 연습 볼을 쳤다는 고진영은 강도 높은 웨이트 트레이닝을 병행했다.

이런 훈련의 결과로 고진영은 스윙의 빠르기와 정확도가 부쩍 높아졌다.

드라이버 헤드 스피드가 시속 92마일에서 97마일로 높아졌다. 볼 스피드는 시속 135마일에서 143마일로 빨라졌다.

스윙 스피드가 빨라지면서 비거리도 자연스럽게 늘어났다.

시즌 첫 번째 메이저대회 ANA 인스퍼레이션을 제패한 고진영은 그러나 두 번째와 세 번째 메이저대회 여자 US오픈과 KPMG 여자 PGA챔피언십에서 10위 이내에 들지 못했다.

"사실 큰 문제는 없었다. 될 듯 될 듯 안됐다. 운도 안 따랐다"는 고진영은 "나를 돌아본 계기가 됐다. 시즌 첫 번째 메이저대회를 우승하고 좀 안일했다는 생각도 했다"고 그때를 돌아봤다.

다시 스윙과 마음을 다잡아야겠다고 느낀 고진영이 선택한 건 또 한 번의 강도 높은 훈련이었다.

2개 대회를 쉬기로 하고 한국에 있는 이시우 코치에게 와달라고 요청했다.

미국 시카고에 임시 캠프를 차린 고진영은 "2주 동안 죽도록 연습했다"고 말했다.

"일주일 동안 아침 5시 반에 코치님 만나서 6시에 맥도널드에서 맥모닝을 먹고 훈련을 시작했다. 저녁 먹을 때까지 연습장에서 연습만 했다. 손바닥이 물집이 생겼는데 연습 끝나면 매일 물을 빼고, 이튿날 또 물이 차는 게 되풀이됐다"

시카고 지역은 당시 더위가 한국의 한여름 더위보다 더 심했지만, 고진영은 2주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강훈련을 계속했다.

에비앙챔피언십 우승 후 "구토가 나도록 훈련했다"던 말이 결코 과장이 아니었다고 그는 덧붙였다.

고진영은 "원래 연습량이 많은 편이다. 연습하는 게 재미있다"면서 "미국 무대로 진출해서는 아무래도 훈련 여건이 좋으니 연습량이 더 많아졌다. 아마 대회 때 라운드한 시간보다 연습장에서 보낸 시간이 훨씬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왜 이렇게 많은 연습을 하느냐는 질문에 고진영은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서 그런다"면서 "지금도 훈련에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작년보다 확실히 더 나아졌다. 스윙, 쇼트게임, 퍼트, 멘털 등 모든 면에서 향상됐다. 잘하는 샷과 퍼트가 점점 쌓이면서 덩달아 자신감도 커졌다"

고진영은 '근성'도 남다르다.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역전 우승 이후 "3라운드가 끝나고 내 기사가 하나도 없어 서운했다. 최종일에 그래서 더 열심히 쳤다"던 고진영은 "선수라면 다 승부 근성은 다 있다. 더불어 사는 동료 선수들이고 친한 사이라도 친한 건 친한 거고 승부는 승부"라고 말했다.

그러나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선두를 달리다 무너져 역전패를 당한 동갑 친구 김효주(25)에 대해서는 안타까움과 애틋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괜히 (김)효주한테 미안했다"는 고진영은 "효주의 트리플보기 상황은 잘 몰랐다. 나중에 영상을 돌려보고 알았다. 효주가 그런데도 우승 직후 달려와서 축하해줘서 정말 고마웠다"고 말했다.

아깝게 역전을 놓친 여자 브리티시오픈 최종 라운드는 "내가 우승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있었지만 우승하겠구나 하는 특유의 느낌은 없었다"면서 "버디가 나와야 할 때 나오지 않은 게 경기를 끝내 뒤집지 못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고진영은 로레나 오초아(멕시코)를 롤모델로 삼고 있다고 공개했다.

"(안니카) 소렌스탐도 따르고 싶지만 강한 스윙이나 근육질 체격 등은 좀 비현실적"이라고 고진영은 덧붙였다.

고진영은 이번 시즌을 "어떻게 마무리해도 불만을 가질 수 없을 만큼 대만족"이라고 자평했다.

상금왕, 올해의 선수 등 각종 개인 타이틀에 대해서도 "지금은 의식하지 않고 있다"면서 "최상의 경기력을 유지하고 향상시키는 게 내 관심사"라고 잘라 말했다.

그래도 욕심이 있다면 KLPGA투어에서 10승을 채우고 싶단다.

고진영은 지금까지 KLPGA투어에서 9승을 올렸다. 고진영은 이번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 이어 10월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 출전할 예정이다.

고진영은 "올해 이루면 좋고, 아니라면 내년이라도 좋다"고 말했다. 자신에게 부담을 지우지 않겠다는 뜻이다.

은퇴 시기도 딱히 못 박기 싫다고 밝혔다.

"선배들이 그러더라. 서른살쯤 되면 은퇴하겠다고 마음먹어도 서른 넘어서도 아마 골프를 하고 있을 게 틀림없다고. 그래서 아직 정한 건 없다.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다만 "명예의 전당, 그랜드슬램 등등 다 좋다. 최대한 커리어 쌓고 싶다"고 고진영은 말했다.

내년 올림픽에 출전하고 싶다는 의욕도 숨김이 없었다.

"올림픽에 나가려고 이렇게 열심히 하는 거 아니냐"는 고진영은 "다른 선수들 다 마찬가지다. 다들 나가서 금메달 따고 싶어한다. 나라고 다르지 않다"고 힘줘 말했다.

지난해 이맘때와는 달리 세계랭킹 1위의 신분으로 고국을 방문한 고진영은 "부담도 된다. 행동 하나하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진심을 담아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의젓하게 심정을 밝혔다. 그는 "세계랭킹 1위라도 나는 똑같은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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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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