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구단 출신 상무 선수, 여성 두 명에게 ‘성폭행 혐의’로 피소-입대 전 일로 피소, 애꿎은 상무야구단이 뒷수습 중-같은 혐의 박동원, 조상우는 참가활동정지 처분. A 선수는 2군 활약 중-KBO “사실관계 명확하지 않고, 출전 여부는 상무가 결정할 일”-야구계 “A 선수가 명문구단 유망주 출신이 아니라 힘없는 구단 출신 선수였어도 KBO가 미온적으로 나왔을지 의문”
[엠스플뉴스]넥센 히어로즈 박동원, 조상우에 이어 또 다른 야구선수가 ‘성폭행 혐의’로 조사받고 있다.엠스플뉴스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상무야구단에서 활약 중인 모 구단 출신 A 선수가 ‘성폭행 혐의’로 군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그러나 A 선수는 ‘성폭력 혐의’로 즉시 참가활동정지 처분을 받은 넥센 히어로즈 박동원, 조상우와 달리 프로야구 퓨처스리그에서 별다른 제약 없이 계속 활약 중이다.프로구단 출신 상무 A 선수 ‘성폭행 혐의’로 군 검찰 조사받으면서도 퓨처스리그 경기에 계속 출전
프로야구 모 구단 소속의 A 선수는 지난해 상무야구단에 입단했다. 현역 군인 신분인 A 선수가 군 검찰의 조사를 받은 건 5월 중순이었다.여성 두 명이 경찰에 “A 선수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며 고소한 게 발단이었다. 엠스플뉴스 취재 결과 A 선수의 '성폭력 혐의' 사건이 벌어진 건 모 구단에서 뛰던 때다. 피소된 것도 상무야구단 소속이 아닌 1월 훈련소에 있을 때로 확인됐다.군 검찰 조사에서 A 선수는 자신을 고소한 여성 두 명에 대해 “사귀던 여자친구들이었다. 성폭행 사실이 전혀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주목할 점은 박동원, 조상우처럼 A 선수도 성폭행 혐의로 사법기관의 조사를 받았지만, 즉시 참가활동정지 처분을 받은 두 선수와 달리 A 선수는 지금도 퓨처스리그에 정상 출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KBO는 박동원, 조상우에게 참가활동 정지 처분을 내리면서 그 배경으로 “피해 여성들에 대한 2차 피해를 우려했다”고 밝힌 바 있다. 덧붙여 “사실관계가 명확히 소명될 때까지 두 선수는 일체의 구단 활동(훈련, 경기)에 참가할 수 없다”며 “향후 사법기관의 처리 결과에 따라 참가활동 허용 또는 참가활동정지 기간 연장 및 제재에 대해 심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었다.그렇다면 어째서 KBO는 박동원, 조상우와 달리 A 선수에겐 참가활동정지 처분을 내리지 않은 것일까.한 구단 관계자는 “박동원, 조상우의 경우 사실관계가 명확히 소명되지 않은 상태다. 경찰 조사도 진행 중이다. 그런데도 KBO는 두 선수에게 참가활동정치 처분이란 ‘중징계’를 내렸다. A 선수도 두 선수처럼 아직 사실관계가 명확히 밝혀진 게 없고, 군 검찰의 조사를 받는 중이다. 하지만, 참가활동정지 처분은 고사하고, 퓨처스리그에서 아무 일 없다는 듯 뛰고 있다”며 “박동원, 조상우는 뛰면 안 되고, A 선수는 뛰어도 되는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고갤 갸웃했다.혐의는 동일, 처분은 제각각. 야구계 "'사건이 언론 보도를 통해 외부로 알려졌느냐, 안 알려졌느냐'가 KBO 징계 기준"
‘성폭행 혐의’로 군 검찰의 조사를 받는 A 선수에게 참가활동정지 처분을 내리지 않은 이유에 대해 KBO 박근찬 운영팀장은 “조사가 어떻게 됐는지, 혐의가 확정이 된 건지 우리(운영팀) 쪽에선 알지 못한다.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서 조사하고 관리하는 부분”이라며 말을 아꼈다.
1, 2군 선수 등록과 말소를 담당하는 운영팀이 해당 사안에 대해 모른다는 건 KBO 내부에서도 정보 공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었다. A 선수가 군 검찰 조사를 받은 건 이미 한달 전 일이기 때문이다.실제로 KBO 클린베이스볼센터 책임자인 정금조 사무차장보는 이 사안을 잘 아는 듯 보였다. 정 차장보는 "우리도 알고 있는 내용이다. A 선수가 모 구단에서 뛸 때의 일로 군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하지만, A 선수가 계속 퓨처스리그에 출전하는 것에 대해선 "A 선수가 군에 있어 '구단 소속 선수'로 보기 어렵다. 군 보류 선수다. 출전 여부에 대해선 상무에 물어봐야할 거 같다. 상무 같은 곳이 이런 사안에 대해 더 엄격하지 않나. 군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출전 여부와 제재는) 상무에서 판단할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KBO는 아직 사실파악이 100%가 된 게 아니라 대기하고 있었다”고 밝혔다.정 차장보의 설명을 종합하면 'A 선수가 성폭행 혐의로 군 검찰 조사를 받는 건 맞지만, 지금은 프로구단 소속이 아닌 상무야구단 소속이라, 출전 여부는 상무가 결정할 일이고, 사실파악이 100% 이뤄지면 그때 제재를 검토하겠다'는 것이다.이와 관련해 상무야구단 관계자는 “우리가 피소 사실을 안 건 A 선수가 상무야구단에 오고서다. 이전까진 누구도 우리에게 이 사실을 알려주지 않았다”며 “퓨처스리그 운영자가 KBO다. 퓨처스리그 선수의 제재를 결정하는 것도 KBO고, 지금까지 KBO 처분을 따랐는데 지금 와서 '상무 책임' 운운한다니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발끈했다.
덧붙여 이 관계자는 "KBO가 우리에게 책임을 돌리기 전에 구단 소속일 때 문제를 일으킨 선수들을 아무 사전 설명없이 상무야구단으로 보내 상무야구단이 뒷감당하도록 만든 것에 대해 되레 사과하는 게 우선 아니냐"며 "매번 사고는 구단에 있을 때 치고, 뒷감당은 상무가 맡아야 하는 지금같은 현실은 개선돼야 한다"고 목소릴 높였다.마지막으로 이 관계자는 “만약 KBO가 A 선수와 관련해 출전정지 처분을 내렸다면 그 결정을 당연히 따랐을 것”이라며 “하지만, KBO로부터 아무 얘기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모 구단 관계자는 “KBO의 징계 기준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명확하지 않다. ‘사건이 언론 보도로 세상에 알려졌느냐, 보도가 안 돼 아무도 모르고 있느냐’가 KBO의 실질적인 징계 기준 아니냐”고 반문하며 “A 선수가 명문 구단 유망주 출신이 아니라 힘없는 구단 출신 선수였어도 KBO가 과연 ‘상무 책임론’을 거론했을지 의문”이라고 일갈했다.
‘이 기사는 인권보도준칙 성폭력 범죄보도 세부기준을 준수하고 있습니다’김근한, 배지헌 기자 [email protected]
ⓒ <엠스플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