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강현지 기자] “최종 목표는 훌륭한 지도자가 되는 겁니다. 공부로 따지면 수학만 잘하는 것이 아닌 과학, 영어 등을 다 배워서 나중에는 명장이 되는 것이 꿈입니다.” 코치, 해설위원, 3x3 프로선수 등으로 활동하며 은퇴 후 더 바쁜 삶을 사는 고려대 주희정 코치의 말이다.
주희정 코치는 31일 서울 은평구에 있는 하나고등학교에서 열린 2018 하나 愛 SAY멘토링 강연에 초청 특강을 나섰다. 120여명의 학생들이 참석한 자리에서 주 코치는 할머니에게 효도하기 위해 농구선수가 되기로 한 이야기부터 어떻게 프로농구에 대기록들을 남기게 됐으며 결과만큼이나 과정이 중요함을 강조하며 학생들 앞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강연 시작 전 “챔피언결정전에 뛰는 것 보다 더 떨린다”고 연신 심호흡을 하던 주 코치는 마이크를 잡자 주제로 정한 인성, 창의, 열정에 대해 두 시간가량 명강의를 펼쳤다. 2016-2017시즌 프로선수로 은퇴 후 고려대 코치로 부임해 3x3 프로선수, 아시안게임 해설위원에 특강까지. 농구와 관련된 일이라면 두 손을 걷어붙이고 그의 역할을 다해내고 있다.
“15년 전 삼성에서 선수로 뛸 때 용인대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한번 한 적이 있는데 그땐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고, 학생들에게 내 이야기를 전달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명문 학생들이 모인 하나고등학교라 긴장도 했고, 또 그렇기 때문에 값진 추억이 된 것 같다. 강의를 준비하고, 학생들 앞에 서면서 나 자신을 한번 돌이켜보게 됐는데, 자리를 만들어주신 하나고등학교 측에 감사하다.” 특강을 마치고 내려온 주희정 코치의 말이다.
그러면서 운동을 하던 학생들이 아닌 일반 학생들을 위한 강의를 하다 보니 어려움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다. “일반 학생들이다 보니 거기에서 오는 슬럼프나 스트레스에 대해 질문을 할 때는 답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농구도 결과가 중요한 종목이지만, 이기면 또 다음 경기에서는 그 전 경기에서 아쉬움을 지우려고 준비한다. 그 부분에서 공부와 농구의 공통점을 찾아 설명하려 했지만, 쉽지 않았던 것 같다”라고 말한 주 코치였지만, 막상 학생의 질문에는 눈높이에 맞춰 조목조목 이야기를 전달했다.
수학 과목 성적에 고민을 드러낸 학생에게는 “나도 선수시절 득점, 어시스트, 스틸 등 기록에서 다 잘 나왔으면 하기도 했다. 하지만 다 잘하는 건 어쩌다 한 번이다. 지나간 것에 크게 연연해하기보다 그 부분에 대한 문제점이 있을 것이다. 공부 방법이 잘못됐다든지, 아니면 집중이 잘 되는 시기를 모르고 있는지 등 원인을 찾아 바꿔보는 것은 어떨까 한다”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본인의 트리플더블에 대한 기록에 얽힌 일화도 곁들였다. “LG 현주엽 감독님과 트리플더블에 대한 기록이 7개로 같은 시기가 있었다. ‘어떻게 하면 내가 더 앞서갈 수 있을까’라고 욕심을 부렸더니 더 안됐다. 그러다가 (기록 달성에 대한)마음을 비웠는데, 어느 날 갑자기 경기를 뛰는데 내가 8번째 트리플더블을 했다는 장내 아나운서의 말이 들려왔다. 경기 중에 티는 낼 수 없었지만, 온몸에 닭살이 돋았다. 형용할 수 없을 만큼 성취감이 어마어마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주 코치는 “이번 강연을 통해서 나도 내가 걸어온 길을 되돌아본 것 같다. 힘들었던 학창시절, 고려대학교를 갔다가 중퇴하고, 프로에 입문한 것이 영화 필름처럼 지나갔다. 오히려 또 다른 하나의 계기가 생긴 기분이었다. 내가 강연을 했지만, 뭔가 학생들에게 더 배우고 돌아가는 느낌이다”며 마이크를 내려놓는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지금 하는 3x3선수, 해설위원, 강연 등 바쁘게 살기 위해, 그리고 농구를 위한 일이라면 어떤 것이든 경험해보고, 훌륭한 지도자가 되고 싶다. 내 경험을 토대로 선수들에게 조언하고,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게끔 하고 싶다. 나중에 은퇴 후에도 나같은 지도자의 삶을 살고 싶다하는 멘토가 되는 것이 꿈이다”라며 자신의 목표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하면서 강의를 모두 마쳤다.
# 사진_ 하나고등학교 제공
2018-11-01 강현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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