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2천900만원 키움 전병우, 인생 첫 끝내기 안타 친 날
"연봉 많이 받는 스타 선수 될 것…누나에 승용차 선물해 주고 싶어"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의 내야수 전병우(28)는 무명선수다.
바늘구멍을 뚫고 2015년 신인드래프트 2차 3라운드로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했지만, 오랜 기간 빛을 보지 못했다.
지난해엔 허리 부상 등 악재가 겹치며 타율 0.098의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올해 4월엔 트레이드를 통해 키움으로 이적했다.
전병우의 연봉은 2천900만원이다. 평범한 회사원보다 봉급이 적다.
트레이드 발표 후 서울로 상경한 뒤엔 높은 집값을 감당하지 못해 3살 위 누나 집에 짐을 풀었다.
전병우는 그렇게 올 시즌을 시작했다.
키움에서도 주로 대타, 대수비로 출전했던 전병우는 지난달 31일 올 시즌 두 번째로 선발 출전 기회를 얻은 kt wiz와 경기에서 깜짝 활약을 펼쳤다.
5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 안타와 타점, 득점 모두 올 시즌 첫 기록이었다.
전병우는 "내 야구 실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하진 않았다"며 "자신감은 항상 있었다"고 말했다.
2일 한화 이글스와 경기에선 무려 5타수 4안타를 터뜨리며 최고의 활약을 펼쳤고, 이후에도 끊임없이 안타를 생산하며 키움 타선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전병우는 조금씩 자기 이름을 팬들에게 알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홈 경기 4-4로 맞선 9회 말 2사 1, 2루 기회에서 타격 기회를 얻었다.
뒤엔 리그 최고의 교타자 이정후가 버티고 있었다.
전병우는 "LG 투수 이상규가 이정후 대신 나와 정면 승부를 펼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변화구는 버리고 직구를 노리는 전략을 썼다"고 말했다.
1구 스트라이크를 흘려버린 전병우는 2구 볼을 골라낸 뒤 연거푸 2개의 파울을 쳤다.
그리고 5구째 직구를 공략했다. 공은 포물선을 그리며 오른쪽 담장 쪽으로 뻗어갔다.
타구는 상대 팀 우익수 홍창기의 오른쪽에 떨어졌고, 2루 주자 허정협은 홈을 밟는 데 성공했다.
짜릿한 9회 말 2사 끝내기 적시타를 치는 순간이었다.
동료 선수들의 축하 물세례에 흠뻑 젖은 채 인터뷰실로 들어온 전병우는 "학생 때를 포함해 끝내기 안타를 친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기분이 날아갈 듯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장에 올 때마다 누나가 커피를 타주며 힘내라고 하는데, 나중에 연봉을 많이 받는 스타 선수가 되면 꼭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생각해 둔 선물이 있나'라는 말에 "승용차를 사주고 싶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끝)
<연합뉴스 긴급속보를 SMS로! SKT 사용자는 무료 체험!>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