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 후 첫 홈런' 남태혁 "장타 압박 있지만, 정확도부터"
"나는 아직 주전 아냐…내 위치, 역할에 맞게 준비"
(인천=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남태혁(29·SK 와이번스)은 돌고 돌아 야구를 시작한 곳 '인천'으로 왔다.
그리고 SK 이적 후 첫 홈런을 작렬했다.
남태혁은 6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2020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 홈경기, 0-0으로 맞선 2회 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우중간 담을 살짝 넘어가는 솔로 아치를 그렸다.
남태혁은 삼성 좌완 선발 최채흥의 시속 127㎞짜리 체인지업을 받아쳤고, 비거리 115m의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남태혁이 1군 무대에서 홈런을 친 건, kt wiz 소속이던 2017년 10월 1일 KIA 타이거즈전 이후 979일 만이다.
이날 SK는 삼성을 6-4로 꺾었다. 남태혁은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경기 뒤 만난 남태혁은 "결승 홈런을 쳤으니 당연히 기분이 좋다"고 말하면서도 들뜨지는 않았다.
SK는 2018년 12월 우완 투수 전유수를 내주고 우타 거포 자원 남태혁을 영입했다. 남태혁은 지난해 1군 12경기에만 출전했고, 홈런은 치지 못했다.
올해는 출전 기회가 늘어났고, 자신이 치른 15번째 경기에서 시즌 1호 아치를 그렸다.
사실 이날 남태혁은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될 뻔했다. 그러나 주전 3루수 최정이 훈련 중 허벅지 통증을 느껴 라인업에 빠지면서 윤석민이 지명타자가 아닌 3루수로 선발 출전하고, 남태혁이 지명타자로 나섰다.
남태혁은 "선발 라인업에 빠졌다고 들었을 때에도 '삼성에 좋은 좌투수가 많으니, 대타 준비를 하자'고 마음먹었다"며 "경기 전, 식사할 때 선발 출전한다는 걸 알았다. 다시 선발 출전 준비를 했고, 첫 타석에서 운 좋게도 홈런을 쳤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염경엽 감독은 올 시즌 '상대가 좌완 투수를 선발로 내세울 때' 남태혁을 활용한다.
출전 기회가 늘긴 했지만, 아직 주전이라고 볼 수는 없다.
남태혁은 "아직 내가 SK에서 완전하게 자리 잡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 위치와 역할에 맞게 준비하고 있다"며 "욕심을 낸다고 해서 결과가 나오지는 않더라. 차분하게 준비하는 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상이다"라고 했다.
서울에서 태어난 남태혁은 초등학교 1학년 때 인천으로 이사했고, 입학한 서화초교에 야구부가 있어서 야구에 입문했다.
인천 제물포고를 졸업하던 해, 그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다. 미국에서 자리 잡지 못한 남태혁은 2016년 신인 드래프트에 참여했고, kt에 지명됐다. 그리고 2018년 12월에 인천을 연고로 한 SK로 왔다.
그를 품은 구단은 늘 '장타'를 기대했다. 남태혁은 "야구하면서 늘 장타에 대한 압박감을 느꼈다"고 했다.
SK도 남태혁의 힘에 주목한다. 그러나 그 힘을 발휘하려면 정확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남태혁은 "염 감독님께서 '정확하게 쳐야, 장타도 나온다'라고 강조하신다. 훈련할 때부터 정확하게 치려고 노력 중이다. 다행히 올해는 정확하게 맞는 타구가 늘었다"고 했다.
올 시즌 남태혁은 15경기에서 타율 0.314(35타수 11안타), 9타점을 올리며 존재감을 뽐냈다. 여기에 '홈런'까지 신고했다.
남태혁은 "그래도 1천일을 넘기지 않고 979일 만에 홈런이 나와서 다행"이라고 웃었다. 그는 "아직 자리 잡으려면 멀었다"라고 했지만, 이제는 인터뷰하며 웃을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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