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여자골프, 선수 안전 뒷짐에 공정성 논란

일병 news1

조회 1,668

추천 0

2019.09.08 (일) 15:06

                           


여자골프, 선수 안전 뒷짐에 공정성 논란





여자골프, 선수 안전 뒷짐에 공정성 논란



(용인=연합뉴스) 권훈 기자 = 8일 경기도 용인 써닝포인트 컨트리클럽(파72)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KG·이데일리 레이디스오픈이 파행 운영으로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전국이 태풍 링링의 영향권에 들어 강풍이 몰아친 7일 2라운드 경기를 강행, 선수 안전은 뒷전이었다는 비난과 최종 라운드 취소로 승부의 공정성을 무시했다는 지적을 함께 받았다.

태풍 링링이 수도권을 강타한 7일 2라운드 경기를 예정 시간보다 1시간 늦은 8시부터 시작했다.

초속 12m의 바람이 불었지만 경기하는 데 지장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대회조직위원회는 설명했다.

하지만 선수들의 말은 달랐다.

바람에 나뭇가지가 날아다녔다. 한 선수는 "샷을 할 때마다 (뭐가 날아올지 몰라서) 뒤통수가 서늘했다"고 말했다.

대회조직위원회는 "바람에 날릴만한 시설물은 모두 철거하고 안전 조치를 다 취했다"고 밝혔지만, 당국은 외출을 삼가라는 재난 문자를 전 국민에게 여러 차례 발송했고 실제로 강풍에 날린 물건에 다친 사람이 여럿 있었다.

자주 경기가 중단되면서 진행 속도도 뚝 떨어졌다. 앞바람이 강하게 분 4번 홀과 15번 홀에서는 서너팀이 밀렸다. 선수들은 샷을 미루기 일쑤였다.

오전 9시 40분에 티오프한 이다연(22)은 7시간 넘게 코스에 있었지만 겨우 16번 홀까지 마칠 수 있었다. 18홀을 다 마치려면 8시간이 넘게 걸렸다는 얘기다.

결국 대회조직위원회는 오후 5시께 경기를 중단시켰다. 바람이 더 강해져 몸을 가누기가 힘들어진 상황에 계속되자 뒤늦게 내린 조치였다.

63명의 선수가 경기를 마치지 못한 채 코스를 빠져나왔다.

문제는 경기 중단 이후 열린 대책 회의에서 내린 결론이었다.

애초 8일 오전에 2라운드 잔여 경기를 치르고 곧바로 최종 3라운드를 속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8일 하루에 잔여 경기와 최종 라운드를 치르기는 시간이 모자란다는 계산이 나왔다.

9일 하루를 더 써서라도 54홀로 치르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결론은 36홀로 축소해 우승자를 가리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결정은 곧바로 승부의 공정성 시비를 불렀다.

같은 2라운드지만 태풍이 분 7일과 태풍이 지나간 8일 경기 조건이 너무 큰 차이가 났기 때문이다. 남은 홀이 많은 선수일수록 유리한 게 뻔했다.

더구나 강풍에 대비해 핀 위치가 쉬운 곳에 꽂혔다.

한 선수는 "바람이 없다면 7, 8언더파도 칠 수 있는 핀 위치"라고 말했다.

2라운드를 7일에 모두 마친 선수는 "강풍 속에서 그 고생을 하면서 친 선수는 뭐가 되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김경자 전무는 "날씨가 나쁘면 공정성과 형평성을 완벽하게 보장하기 어려운 게 골프"라면서 "대회조직위원회는 주어진 일정 안에 대회를 마치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프로 골프 대회 운영에 밝은 전문가 한명은 "태풍 링링의 경로와 위력은 예고되어 있었던만큼 7일에 2라운드 경기를 강행한 게 무리였다"면서 "근본적인 문제는 예비일이 없는 대회 운영"이라고 지적했다.

[email protected]

(끝)





<연합뉴스 긴급속보를 SMS로! SKT 사용자는 무료 체험!>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댓글 0

신고를 접수하시겠습니까?

이전검색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