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원주/민준구 기자] “최고가 되고 싶은 마음은 항상 있다. 정희재라는 선수가 적어도 수비에 있어선 최고였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
전주 KCC는 수비보다 공격적인 팀 칼라를 갖춘 팀이다. 전태풍, 김민구, 이정현, 송교창 등 공격적인 선수들이 즐비해 공격에 비해 수비적인 요소는 눈에 덜 띄고 있다. 그러나 그들의 화려한 플레이는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제 역할을 한 정희재가 있기에 가능하다.
정희재는 이번 시즌 19경기 출전 평균 4.2득점 2.4리바운드 0.9스틸을 기록하고 있다. 눈에 보이는 기록은 뛰어나지 않다. 그러나 그의 진가는 기록으로 평가할 수 없다.
정희재는 195cm, 94kg의 탄탄한 체격으로 마당쇠 역할을 해내고 있다. 적극적인 리바운드 참여, 끈질기고 터프한 수비, 그리고 장신 외국선수 수비까지 도맡으며 알토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스테이시 오그먼 감독은 “정희재가 있기에 우리 플레이를 100% 펼칠 수 있다”며 극찬하기도 했다.
어느새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성장한 정희재는 “농구가 화려한 스포츠지만, 모두가 그럴 순 없다. 내가 팀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 있고, (스테이시)오그먼 감독님 역시 궂은일에 대한 부분을 많이 맡겨주신다. 경기당 20분 정도 출전할 수 있는 건 내가 가진 장점이 그만큼 활용 가치가 있다는 것 아닐까.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은 선수라면 다 갖고 있다. 그래도 수비를 기본으로 한 플레이는 지켜나갈 생각이다”라고 이야기했다.
놀라운 건 정희재가 현재 부상을 안고 있다는 것. 종아리 통증이 있지만, 출전 의지가 강해 매 경기 나서고 있다. 정희재는 “정말 심각한 부상이 아니라면 쉬고 싶지 않다. (하)승진이 형의 부상으로 높이가 낮아진 상황에서 나까지 쉬면 안 된다.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지금 정도의 부상은 아무 문제가 아니다”라고 책임감을 보였다.
흔히 정희재는 수비 전문 선수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 적극적인 속공 참여와 과감한 3점슛 시도로 KCC 공격에 힘을 보태고 있다. 정희재는 “예전부터 상대 외국선수를 맡다 보니 속공 참여하는 게 쉽지 않더라. 또 체력적인 걱정도 있었다. 하지만 상무 제대 후, 생각이 바뀌었다. 어차피 경기가 끝나면 힘들지 않나. 속공 참여를 한다고 해도 조금 더 힘들 뿐이다. 대신 팀은 승리로 한 단계 더 갈 수 있으니 이득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인지 속공 상황이 되면 무조건 달려나간다”며 “3점슛은 예전부터 기회가 오면 던지려고 했다. (전)태풍이 형이나 (이)정현이 형이 패스를 잘 주는 만큼, 부지런히 움직이기만 한다면 언제든 기회가 온다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스포츠 선수라면 누구나 최고가 되려 한다. 모두가 가능한 일은 아니지만, 꿈은 같다. 정희재 역시 “선수라면 누구나 정상에 오르고 싶을 것이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당장은 힘든 일이겠지만, 지금보다 더 열심히 뛰면 좋은 평가를 받지 않겠나. 적어도 정희재라는 이름을 들으면 ‘아 수비는 끝내줬던 선수’라고 평가받고 싶다. 내가 흘린 땀이 언젠가 좋은 결과물로 돌아올 거라고 믿는다”며 포부를 밝혔다.
# 사진_점프볼 DB(홍기웅 기자)
2018-12-17 민준구([email protected])저작권자 ⓒ 점프볼.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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