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서호민 기자] 울산 현대모비스의 상승세가 거침없다.
불과 2주 전까지 해도 홈 5연패 수렁에 빠지는 등 분위기가 침체됐던 현대모비스였지만 10일 고양 오리온전 승리를 시작으로 이후 5경기서 모두 이기며 언제 부진에 빠졌냐는 듯 과거의 뛰어난 경기력을 회복했다. 특히 연승 기간 동안 원주 DB, 서울 SK와 전주 KCC 등 상위권 팀들을 상대로 모두 승리를 거두었기 때문에 그 의미는 더욱 컸다.
현대모비스가 이렇게 잘 나가고 있는 밑바탕에는 국가대표 센터 이종현(23, 203cm)의 역할이 크다. 시즌 초반 공수 모두에서 소극적인 플레이를 보였던 이종현이었다. 외국 선수와의 힘 싸움과 위치선정에서 밀리며 외곽으로 겉돌기 일쑤였고, 장기인 블록슛도 좀처럼 보기 힘들었다.
이종현이 부진을 거듭하자 각종 언론 매체에서는 “성장세가 완전히 멈추었다” “게으른 천재”라는 말로 그를 강하게 질타했다. 그러나 이종현의 슬럼프는 오래가지 않았다. 이종현은 6연승 기간 동안 평균 15.3득점 8.5리바운드 2블록을 기록하며 원래 모습을 되찾았다. 23일 KCC전에서는 하승진과 찰스 로드가 버티는 트윈타워를 상대로 26득점 11리바운드 2블록으로 압도하며 팀의 6연승을 이끌었다.
무엇보다 최근 이종현의 플레이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그간 볼 수 없었던 ‘훅슛’을 시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에는 골밑에서 받아먹기식 득점에 의존했다면 이제는 훅슛이라는 공격옵션을 장착해 공격의 다양성을 더하고 있다.
아직 연습 초기 단계라 완전히 장착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이종현은 경기 도중 간간이 훅슛을 시도하며 자신의 공격옵션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종현은 KCC전에서도 비록 결과는 실패했지만 자신보다 신장이 20cm 가까이 큰 하승진을 상대로 훅슛을 시도하기도 했다.
이종현이 최근 훅슛을 연마하자 현대모비스 구단도 그를 위해 훅슛 연습 전용 골대를 직접 설치하는 등 이종현 공 들이기에 직접 두손 걷고 나서고 있다. 이종현은 훅슛과 관련해 “아직 연습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로 감이 올라왔다고 할 수 없다”며 “보통 한 번 연습할 때 150개씩 연습을 하고 있다. 더 노력해서 내 것으로 만드는 게 목표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이종현은 최근 골밑에서 적극성을 가지며 자유투 역시 많이 얻어내고 있다. 시즌 초반만 해도 소극적인 골밑 플레이로 자유투를 단 한 개도 못 얻어내는 경기도 많았었다. 그러나 이종현은 최근 4경기에서 무려 평균 7.2개의 자유투를 얻어내고 있다. 자유투 성공률도 70.2%로 나쁘지 않다. 특히 올 시즌 그가 자유투를 던질 때 주목할 점은 보통 선수들과는 달리 자유투 라인에서 한 발 물러선 거리에서 슛을 쏜다는 점이다.
이종현은 이에 대해 “원래 슛 강도가 센 편이다”라며 “그래서 일부러 자유투 라인 뒤에서 던지려고 한다. 코치님과도 평소에 자유투에 대한 많은 얘기를 나누는 편인데 슛터치를 가볍게 해서 던지는게 어떻겠냐라고 조언해주시기도 한다. 일단 지금은 계속 뒤에서 던져볼 생각이다”라고 덧붙였다.
시즌 초반 일시적인 슬럼프를 딛고 변화를 통해 점차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는 이종현의 성장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앞으로 계속 기대해보자.
#사진_점프볼DB(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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