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출전 번복' 오사카 "테니스계 BLM 첫걸음, 내가 떼고 싶었다"
BLM 티셔츠 입고 웨스턴&서던오픈 준결승 '완승'
조코비치, 바우티스타 제압…25연승 질주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인종차별 항의 첫걸음, 제가 떼고 싶었을 뿐입니다."
흑인 테니스 스타 오사카 나오미(10위·일본)는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웨스턴 앤드 서던 오픈(총상금195만79달러) 4강 불출전을 선언한 이유를 29일(한국시간) 이렇게 설명했다.
오사카는 이날 열린 엘리서 메르턴스(22위·벨기에)와의 대회 4강전에서 2-0(6-2 7-6<7-5>)으로 완승, 결승에 진출했다.
이틀 전 그가 불출전을 선언했던 경기다.
최근 미국 위스콘신주 커노샤에서 흑인 남성 제이컵 블레이크가 비무장 상태에서 백인 경찰들에게 총격을 받은 사건에 대해 항의하는 차원에서 한 불출전 선언은, 큰 반향을 일으켰다.
지지를 보낸 팬이 많았으나, 고향인 일본에서는 '프로선수가 무책임한 게 아니냐'는 비난 여론도 적지 않았다.
'스타 대접'을 받은 지 2년 정도 된 오사카가 테니스 밖 이슈로 이렇게 많은 주목을 받은 건 처음이다.
영국 방송 BBC에 따르면 오사카는 4강전 뒤 인터뷰에서 "불출전 선언이 이렇게 큰일이 될 줄은 몰랐다"며 얼떨떨한 반응을 보였다.
이어 "테니스에서도 누군가 목소리를 낼 때가 됐다고 생각했다. 심사숙고한 결과 내가 첫발을 내디뎌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을 뿐이다"라고 소신을 밝혔다.
그러면서 "내가 보기엔, 꽤 잘 해낸 것 같다"고 자평했다.
오사카가 불출전 선언을 하자 WTA 투어와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미국테니스협회(USTA)는 28일 하루 경기를 모두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오사카는 "대회 하루 연기가 차별에 항의하는 더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불출전 선언을 번복했다.
그리고 '흑인의 삶도 중요하다'는 문구가 쓰인 검은 티셔츠를 입고 4강전 코트에 등장, 완승을 했다.
오사카의 결승전 상대는 요해나 콘타(15위·영국)를 2-1(4-6 6-4 6-1)로 꺾고 올라온 빅토리야 아자란카(59위·벨라루스)다.
한편, ATP 투어 웨스턴 앤드 서던오픈(총상금 422만2천190달러) 준결승에서는 노바크 조코비치(1위·세르비아)가 로베르토 바우티스타 아굿(12위·스페인)을 2-1(4-6 6-4 7-6<7-0>)로 제압, 결승에 진출했다.
조코비치는 올해 치른 경기에서 22전 전승, 지난해 마지막으로 치른 데이비스컵 3연승까지 더하면 25연승을 달려 31일 같은 장소에서 개막하는 메이저 대회 US오픈 전망을 밝혔다.
조코비치의 결승 상대는 준결승에서 스테파노스 치치파스(6위·그리스)를 2-0(7-6<7-5> 6-3)으로 꺾은 밀로시 라오니치(30위·캐나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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