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발력 낮췄다더니…새 공인구 첫날 홈런 11개 폭발
작년 시범경기 첫날보다 오히려 1개 더 많아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반발력을 줄인 새 공인구가 첫 시험대에 오른 12일 전국 5개 구장에서는 홈런 11개가 쏟아졌다.
대구에서 열린 kt wiz와 삼성 라이온즈의 프로야구 시범경기 첫날에만 홈런 7개가 터졌다.
삼성 선발 윤성환이 피홈런 4개로 무너졌고, kt 장성우는 시범경기 첫 연타석 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두산 베어스와 한화 이글스가 맞붙은 대전경기에서만 홈런이 없었을 뿐 나머지 구장에서는 모두 큼지막한 포물선이 그려졌다.
키움 히어로즈의 거포 박병호는 이날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시범경기 첫 타석에서 대포를 신고했다.
2번 타자 1루수로 나선 박병호는 1회말 1사에서 LG 선발 윌슨의 2구째 144㎞ 직구를 끌어당겨 왼쪽 담장을 크게 넘어가는 솔로 아치를 그렸다.
비거리는 자그마치 135ｍ로 측정됐다.
올해 시범경기 첫날에 나온 홈런 수는 도합 11개다. 경기당 홈런 2.2개가 터진 셈이다.
역대 가장 많은 홈런이 쏟아진, 지난 시즌 정규리그 경기당 홈런 개수인 2.4개에 거의 근접한 수치다.
타자들의 타격감이 올라오지 않은 시범경기라는 점을 고려하면 더더욱 무시할 수 없는 기록이다.
게다가 올해 시범경기 첫날에 나온 홈런 11개는 지난해 시범경기 첫날에 나온 홈런 수(10개)보다 1개가 더 많다.
당시에도 박병호는 대전에서 3회초 한화 선발 김민우를 상대로 솔로 홈런을 터트리고 메이저리그 복귀 인사를 제대로 했다.
극심한 타고투저 현상이 이어지자 KBO는 올 시즌부터 지난해보다 '덜 날아가는' 공인구를 채택했다.
KBO는 공인구 반발계수를 0.4134~0.4374에서 0.4034~0.4234로 낮췄다.
SK 와이번스 데이터전력분석팀은 올 시즌엔 홈런 타구의 비거리가 3ｍ 정도 감소하고, 팀 홈런 역시 약 20%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경기 전에 만난 장정석 키움 감독도 "타자들이 타구가 좀 더 나갈 것 같은데 안 나간다고들 한다"고 공인구 효과에 대해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새 공인구가 첫선을 보인 시범경기 첫날에는 공인구의 변화로 타자가 불리해질 것이라는 예상이 보기 좋게 빗나갔다.
물론 표본이 단 한 경기뿐이라 단정하기에는 이르다.
경기 후에 만난 박병호는 "한 경기를 치르면 1∼2개 정도는 홈런이 될 타구가 잡히는 장면이 나올 것 같지만 아직은 피부로 확 느껴지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표본이 적어서 지금 상황에서 공인구의 반발력에 대해서 말하기는 어렵다"며 "올 시즌이 끝나봐야 차이가 분명해질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다만 박병호는 "결국에는 넘어갈 공은 넘어간다"고 했다.
그는 "공인구의 취지 자체가 분명히 빗맞은 공인데 어이없이 홈런이 되는 것을 막자는 것이지, 아예 홈런이 안 나오게 하겠다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email protected]
(끝)
<연합뉴스 긴급속보를 SMS로! SKT 사용자는 무료 체험!>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