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훈의 골프확대경] 얻기도, 지키기도 힘든 PGA투어 카드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오는 13일(한국시간) 2019-2020년 시즌을 시작하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는 골프 선수에게 꿈의 무대다. 선수라면 누구나 PGA투어에서 뛰길 바란다.
하지만 PGA투어는 진입 장벽이 높다.
PGA투어에서 뛰려면 2부투어를 먼저 거쳐야 한다. 웹닷컴투어라는 이름이었다가 지금은 콘페리투어로 불리는 2부투어에서 상위 25위 이내에 들어야 PGA투어 카드를 손에 쥘 수 있다.
2012년 퀄리파잉스쿨을 폐지한 PGA투어는 해마다 50명을 2부투어를 통해 신규 회원을 충당한다.
2부투어 정규시즌 상위 25명과 파이널시리즈에서 25명을 뽑는다.
파이널시리즈는 PGA투어 정규시즌에서 페덱스컵 랭킹 125위 밖으로 밀려나 투어카드를 상실한 '재수생'들의 부활 무대 역할이다.
2부투어 정규시즌 25명과 파이널시리즈 25명을 합친 50명이 이른바 '신규 회원'인 셈이다.
PGA투어는 진입도 어렵지만 살아남는 것도 만만치 않다.
골프월드가 지난 6시즌 동안 2부투어를 통해 PGA투어에 진출한 선수 300명을 조사한 결과 42%만 페덱스컵 랭킹 125위 이내에 들었다.
50명 가운데 21명만 다음 시즌을 뛸 수 있는 자격을 지켰다는 뜻이다.
2018-2019년 시즌에 살아남은 신규 회원은 평균보다 적은 20명이다.
50명 가운데 19명만 125위 이내에 들었다.
125위 이내에는 들지 못했지만 푸에르토리코 오픈 우승으로 투어카드를 지킨 마틴 트레이너(미국)를 포함해 20명을 뺀 30명은 다시 2부투어 파이널 시리즈나 2부투어로 돌아가야 했다.
신규 회원이 투어챔피언까지 살아남은 30명에 끼는 건 더 어렵다.
지난 6년 동안 300명 가운데 9명만 투어챔피언십까지 진출했다. 3%에 불과하다.
올해 투어챔피언십 출전 선수 30명 가운데 신규 회원은 임성재와 루카스 글로버 단 둘 뿐이었다.
퀄리파잉스쿨이 사라진 이후 신규 회원이 투어 챔피언십에 출전한 건 엄청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최소한 40만달러의 보너스와 마스터스, US오픈 출전권을 손에 넣는다.
역대 신인 가운데 최고 성적을 올린 선수는 2016-2017년 시즌 신인 잰더 쇼플리(미국)다.
그는 투어챔피언십 우승으로 페덱스컵 3위에 올랐다.
쇼플리 같은 '슈퍼루키'는 아니더라도 2부투어에서 막 올라와서 대뜸 우승을 차지한 신인은 적지 않다.
지난 6년 동안 평균 6명꼴로 2부투어 출신 신인 우승자가 탄생했다.
2016년에는 신인들이 무려 10승을 합작했다. 쇼플리가 2승을 거둬 신인 챔피언은 9명이었다.
지난 시즌에도 캐머런 챔프, 맥스 호마, 딜런 프리텔리, 애덤 롱, 마틴 트레이너 등 5명의 2부투어 출신 신인이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신인이긴 해도 콜린 모리카와, 매슈 울프는 2부투어를 거치지 않았다.
사실 2부투어 출신 '신규 회원'이라는 용어도 정확한 게 아니다.
해마다 2부투어에서 PGA투어로 올라오는 선수의 60%는 전에 이미 PGA투어에서 뛴 경력이 있다. 진짜 신인보다는 잃었던 투어카드를 되찾은 선수가 더 많다는 뜻이다.
올해도 변함없이 50명의 새로운 피가 PGA투어에 수혈됐다.
50명 가운데 누가 남고, 누가 또 다른 도전에 직면할 지는 1년 뒤에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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