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IA '그간 외국인 투수는 기막히게 뽑았는데…'
타자는 샌더스·필·버나디나 등 손에 꼽을 정도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프로야구 시범경기 초반 KIA 타이거즈 외국인 기상도는 확연하게 갈린다.
선발 로테이션을 책임질 두 투수는 합격점을 받은 데 반해 타자는 아직 신통치 않다.
KIA는 헥터 노에시·팻딘(이상 투수), 로저 버나디나(외야수) 등 2017년 한국시리즈 우승 주역이자 2018년도 함께 한 세 외국인 선수와 모두 결별했다.
대신 제이컵 터너·조 윌랜드(이상 투수), 제러미 해즐베이커(외야수)로 이방인 진용을 새로 짰다.
터너와 윌랜드는 KBO리그 시범경기 등판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터너는 12일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을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윌랜드도 13일 SK를 상대로 5⅓이닝 무실점 쇼를 펼쳤다.
터너는 일본 오키나와현에서 치른 평가전에서 평균자책점 7.20으로 부진했으나 실전에 돌입하자마자 돌변했다.
최고시속 151㎞의 빠른 볼과 커브, 슬라이더, 투심 패스트볼, 포크볼을 잘 배합해 SK 타선을 꽁꽁 묶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와 일본프로야구를 모두 경험한 베테랑 윌랜드는 SK 타선에 단 1안타만 내주고 삼진 5개를 솎아내 기대에 부응했다.
토종 에이스 양현종과 더불어 KIA는 선발투수 트리오를 제대로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두 투수와 달리 해즐베이커의 침묵은 이틀째 이어졌다.
3연타석 삼진을 포함해 4타수 무안타로 첫 경기를 마친 해즐베이커는 13일 경기에서도 3연타석 삼진으로 돌아섰다. 6타석 연속 헛바람만 갈랐다.
역시 초반 KBO리그 투수와 스트라이크 존 적응에 고전하다가 나중에 정확한 타격과 장타로 성공한 버나디나의 전례에 비춰 KIA는 해즐베이커의 반등을 기다릴 테지만, 초반 모습은 썩 좋지 않다.
해즐베이커는 스프링캠프 평가전에서도 큰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지난 1998년 프로야구 외국인 선수 제도가 도입된 이래 KIA는 전신인 해태 타이거즈 시절을 포함해 외국인 투수로 큰 덕을 봤다.
게리 레스(타이거즈에서 통산 7승 9패), 다니엘 리오스(타이거즈에서 47승), 마크 키퍼(2002년 타이거즈에서 19승), 세스 그레이싱어(타이거즈에서 20승), 아퀼리노 로페즈(타이거즈에서 29승), 릭 구톰슨(타이거즈에서 13승), 헨리 소사(타이거즈에서 18승), 헥터(타이거즈에서 46승) 등 명투수들이 호랑이 마운드를 지켰다.
이들의 맹활약을 지켜본 다른 구단 관계자들은 "이런 좋은 투수들을 어떻게 뽑아온거냐"며 부러움을 나타내곤 했다.
레스, 리오스, 키퍼는 나중에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었고, 로페즈는 SK, 소사는 히어로즈와 LG 트윈스로 각각 이적하기도 했다.
리오스와 그레이싱어는 일본 무대도 밟았고, 금지 약물을 복용한 리오스는 퇴출당했다.
투수와 달리 기억에 남는 타이거즈 외국인 타자는 손에 꼽을 정도다.
타이론 우즈(전 두산), 펠릭스 호세·카림 가르시아(이상 전 롯데 자이언츠)와 같은 확실한 거포가 드물었다.
1999년 홈런 40개와 타점 97개를 수확한 트레이시 샌더스, 2014∼2016년 3년간 통산 타율 0.317에 홈런 61개, 타점 253개를 남겨 역대 타이거즈 최고 외국인 타자 평가를 받는 브렛 필, 그리고 지난 2년간 통산 타율 0.315, 홈런 47개, 도루 64개, 타점 181개를 올린 버나디나가 기억에 남는 KIA의 외국인 타자다.
KIA는 올해 35세에 접어든 버나디나가 계속해서 좋은 성적을 올리기엔 어렵다고 판단해 그보다 3살 젊은 중장거리포 해즐베이커를 데려와 도약을 준비한다.
해즐베이커가 버나디나 몫을 해줘야 KIA 타선이 올해에도 강력한 조합을 이룰 수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타율 0.258과 홈런 14개, 마이너리그 통산 타율 0.260, 홈런 99개를 올린 해즐베이커가 실력을 발휘할 때까지 KIA는 인내할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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