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윤진만 기자= 레반테와도 비겼다. 스페인에서의 미래는 어둡다. 레알마드리드는 유럽에선 체면을 살릴 수 있을까.
1999-2000 시즌은 ‘그렇다’고 말한다.
플로렌티노 페레스 회장이 장기 집권하기 직전, 레알은 라리가에서 굴욕적인 리그 5위를 기록했다. 38경기에서 48골을 실점하고, 8번 패했다. 우승팀은 데포르티보라코루냐였고, 심지어 레알사라고사도 그들보다 순위가 높았다.
하지만 시즌 도중인 11월, 감독을 존 토샥에서 비센테 델 보스케로 교체하는 변화 속에서 유럽 무대에선 반전을 일궜다. 맨유, 바이에른뮌헨, 발렌시아를 차례로 물리치고 통산 8번째이자 2년 만에 ‘빅이어’를 들었다.
레알은 챔피언스리그 우승 덕에 이듬해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따냈다. 라울 곤잘레스, 페르난도 모리엔테스, 이케르 카시야스, 호베르투 카를루스, 페르난도 레돈도, 니콜라 아넬카, 페르난도 이에로, 스티브 맥마나만 등이 당시 멤버다.
2003-04 시즌에 따르면, ‘아닐 수도 있다’.
2000년부터 2003년까지 챔피언스리그와 라리가를 번갈아 가며 우승하던 레알은 지네딘 지단, 루이스 피구, 호나우두, 데이비드 베컴 등 ‘갈라티코’를 앞세우고도 5년 만에 무관의 굴욕을 맛봤다.
리그에서 두 자릿수 패배(10)를 기록하며, 발렌시아·바르셀로나·데포르티보라코루냐에 뒤진 4위에 머물렀다. 리그 막바지 내리 5연패를 하며 스스로 무너졌다. 당시 감독은 카를로스 케이로스(현 이란 대표팀).
조세 무리뉴(현 맨유)가 이끄는 포르투가 깜짝 우승한 챔피언스리그에선 준우승팀 AS모나코와의 8강전에서 홈 1차전 4-2 승리를 지켜내지 못하고 2차전에서 뒤집기 패배를 당했다. 코파델레이에서도 준우승에 그쳤다.
이 시즌부터 하락세를 타기 시작한 레알은 주요 선수들의 노쇠화 및 은퇴 등과 맞물려 2006-07시즌 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하기 전까지 3시즌 연속 어떠한 트로피를 따내지 못했다. 2003년 핵심 선수인 클로드 마케렐레를 첼시로 떠나보낸 페레스 회장의 결정은 두고두고 비난을 받았다.
현시점으로 돌아와, 레알은 지난시즌 전무후무한 챔피언스리그 2연패를 달성하고, 더블(리그 및 챔피언스리그)까지 차지하며 최전성기를 누렸다. 하지만 지금은 2000년의 레알과 2004년 레알의 갈림길에 서 있다.
21라운드 현재 선두 바르셀로나와 승점 18점차로 4위로 처져있어 라리가 우승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 코파델레이에선 이미 레가네스와의 8강에서 패하며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유일하게 희망을 걸 수 있는 챔피언스리그에선 16강부터 네이마르가 이끄는 까다로운 팀 파리생제르맹과 격돌한다. 최근의 수비 불안과 호날두, 벤제마의 동시 부진을 감안하면 쉽지 않은 2연전이 될 거로 보인다.
챔피언스리그에서 보란 듯 3연패를 차지할 수도 있지만, 지난달 중순 토니 크로스의 인터뷰 내용처럼 시즌 막바지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획득에 사활을 거는 레알답지 않은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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