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시즌 20홈런 이상 노리는 구자욱-전반기 각종 악재로 4홈런에 그쳤던 구자욱. 후반기에만 15홈런-김한수 감독의 원포인트 레슨과 장타가 살아난 구자욱-"매경기가 간절하다. 서로의 희생 통해 마지막까지 가을야구 진출 도전할 것"
[엠스플뉴스]‘전반기 4홈런 → 후반기 15홈런’키 189cm, 체중 75kg. 체격만 보면 모델처럼 호리호리한 몸이 떠오른다. 그러나 이 체격의 주인공은 삼성라이온즈 우익수 구자욱(25)이다. 적지 않은 야구팬이 구자욱의 홈런에 깜짝 놀라곤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2017년 구자욱은 시즌 144경기에 모두 뛰며 21홈런을 기록했다. 2017년이 야구팬들에게 '나도 20홈런을 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시즌이라면 올 시즌은 '20홈런 이상이 늘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시즌일지 모른다. 10월 2일 기준 구자욱은 19홈런을 기록 중이다.2017년과 2018년이 다른 게 있다면 전반기와 후반기 홈런수가 바뀌었다는 것이다. 2017년 구자욱은 전반기에만 15홈런을 기록하고, 후반기엔 6홈런에 그쳤다. 하지만, 2018년엔 10월 2일까지 전반기엔 4홈런만 치고, 후반기에 15홈런을 기록 중이다.뜨거웠던 여름, 구자욱에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홈런은 치고 싶을 때, 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걸 느꼈다”
구자욱의 홈런은 진화를 거듭했다. 2015시즌부터 2017시즌까지 ‘11개→14개→21개’로 홈런이 지속적으로 늘었다.올 시즌 삼성팬들이 구자욱에게 '큼지막한 한방'을 기대한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구자욱은 시즌 24경기 만(잠실 두산 베어스전)에 첫 홈런을 뽑아낸 뒤 전반기에 4홈런을 치는데 그쳤다.그렇다고 타격 자체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었다. 구자욱은 전반기에 타율 0.320/ OPS(출루율+장타율) 0.804/ 80안타/ 37타점/ 50득점을 기록하는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시즌 초 여러 문제가 있었다." 구자욱의 말이다. 실제로 올 시즌 구자욱은 허리와 옆구리 근육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하며 온전히 자기 스윙을 하지 못했다. 부상에서 벗어난 뒤에도 구자욱은 "전반기엔 팀을 위해 정확성 위주로 타격하려 했다"는 말에서 알 수 있듯 나보다 팀을 먼저 생각하느라 장타 욕심을 버려야 했다.“그래도 홈런이 안 나오니까 스트레스가 생기긴 생기더라.” 구자욱만 스트레스를 받은 게 아니었다. 삼성은 NC 다이노스와 함께 전반기 팀 최소 홈런(76홈런)을 기록했다.김한수 감독이 던진 짧은 조언, 그 짧은 조언을 내 것으로 만든 구자욱
구자욱은 7월부터 홈런포를 터트렸다. 3~6월까지 3홈런을 기록했던 구자욱은 7월에만 4홈런을 쏘아올렸다. 그리고 8, 9월 두 달간 10홈런을 기록했다. 여름이 되면서 구자욱의 배트가 뜨겁다 못해 불이 붙은 것이다.구자욱에게 홈런이 급증한 이유를 묻자 구자욱은 공을 삼성 김한수 감독에게로 돌렸다.“올 시즌은 지난 시즌과 타격 폼이 완전 달랐다. 바뀐 타격 폼 때문에 타석에 설 때마다도 중심이동이 잘 안 됐다. 감독님께서도 그걸 보셨는지 '중심이동이 안 되고 있다'고 지적하셨다. 감독님께서 '시선을 아래에 두고 (공을) 치면 앞으로 무게중심이 쏠리니, 차라리 시선을 위를 하고서 무게중심을 아래에 두는 게 어떻겠느냐'고 조언하셨다. 덕분에 그 다음부터 만족할 만한 타격을 할 수 있었다.”구자욱은 9월 18~20일 대구 KIA 타이거즈와 2연전부터 고척 넥센전까지 3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하며 뜨거운 타격감을 이어갔다. 이제 구자욱에게 남은 경기는 4경기, 20홈런에 단 1개만을 남겨두고 있다.“1경기=1승, 남은 경기에서 모두 승리하겠다.”
삼성의 가을야구는 '사실상 멀어졌다'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10월 1일 기준 6위 삼성은 5위 KIA 타이거즈와 2.5경기 차다. 하지만, 삼성이 4경기를 남긴 반면 KIA의 잔여경기는 11경기나 된다. 삼성과 1경기 차인 7위 롯데 자이언츠도 12경기가 남아 있다.구자욱은 9월 18부터 30일까지 12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했다. 이 기간 타율이 무려 0.392. 구자욱은 “1승이 간절하다. 대구구장에 가면 ‘1경기=1승’이라고 적혀있다. 경기마다 집중하다 보니 12경기 연속 안타까지 기록한 것 같다"며 "팀이 이기다보면 결국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란 말로 마지막까지 가을야구 진출에 도전할 생각임을 분명히 했다.“저뿐만 아니라 동료 모두 매 경기 승리가 간절합니다. 먼저 희생하겠다는 마음으로 서로를 돕다보면 거기서 자신감에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구자욱의 마지막 말이다.구자욱의 가을야구에 대한 간절함은 현실로 이뤄질 수 있을까. 13일 프로야구 정규시즌이 끝날 때까진 아무도 모른다.박찬웅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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